|
출처: 고대국어 갑골문자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아비
旦 아침 단
달아오르다, 닳다, 지새다, 세다
旦의 갑골문
旦의 금문 旦의 전문
日의 갑골문
旦은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해의 모양에서 이른 아침의 뜻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日의 갑골문 자형과 비교해 보았을 때 旦의 갑골문 자형 중 (1)번만 日이 사용되었을 뿐, 나머지 자형들은 사각형을 아래위로 겹쳐 놓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각형을 ‘지평선’으로 나타냈을 가능성은 없습니다.
금문 자형은 日의 아래에 겹쳐지게 속이 채워진 둥근 반점을 놓고 있으며, 전문 자형은 日의 아래에 一이 놓여 있습니다. 갑골문의 사각형[囗(큰입 구/에워쌀 위)]이 금문에서는 속이 채워진 원형으로, 다시 전문에서는 一로 변형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며, 따라서 금문 및 전문은 갑골문의 (1)번 자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旦의 갑골문 자형 중 (1)번은 日과 囗의 합이며, 여기서의 囗는 朝(아침 조), 早(이를 조)과 구별을 위한 구분자입니다.
朝는 ‘해가 달리다’로 ‘아침’의 뜻이며, 早는 ‘해가 갓 나오다’로 ‘이르다’의 뜻이며, 晨은 辰이 벽면의 내부에 진흙을 바르는 행위로 ‘새벽(/누런 빛깔의 차지고 고운 흙)’의 소릿값을 가차한 글자입니다.
旦의 경우는 직접 ‘아침’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비유적인 표현으로 ‘(아침 해가)달아오르다’를 의미합니다.
量의 갑골문
量의 금문 量의 전문
또 旦의 갑골문 자형 중 (1)번을 제외한 나머지 자형들은 量(헤아릴 량)의 축약입니다. 量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윗부분이 旦이며, 갑골문에서는 囗[①]로 되어 있습니다. 이 사각형은 저울의 추를 의미하여, 무게 따위를 ‘달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갑골문자는 상형성의 표음문자이기에 旦의 갑골문 (1)은 ‘달아오르다’의 뜻을 나타내며, 나머지 자형들은 ‘달다’로 각기 다른 뜻이지만, 거의 유사한 소릿값을 나타내기에 통용된 것입니다.
元旦(원단 ; 설날 아침), 正旦(정단 ; 설날 아침), 旦夕(단석 ; 아침과 저녁을 아울러 이르는 말), 昧旦(매단 ; 먼동이 틀 무렵), 今旦(금단 ; 오늘 아침) 등에서 旦이 ‘달아오르다’의 뜻입니다.
予美亡此 誰與獨息 …, 予美亡此 誰與獨旦 …. 『詩經』
내 아름다운이 이곳에 없으나, 누구와 함께 하겠는가. 홀로 탄식한다네, …, 내 아름다운이 이곳에 없으니, 누구와 함께 하겠는가. 홀로 새운다네.
상기 시경 구절의 旦은 ‘아침’의 뜻이 아니라, ‘새다(/날이 밝아 오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달다(/타지 않는 단단한 물체가 열로 몹시 뜨거워지다)’와 ‘달다(/저울로 무게를 헤아리다)’는 배달말에서 동음이의어이며, ‘새다’는 ‘세다(/사물의 수효를 헤아리거나 꼽다)’는 유사음의 관계입니다.
數百年之孼芽, 一旦蕩除; 千萬里之腥膻, 由玆灑滌. 『太宗實錄 10年 7月 11日』
수백년의 얼과 움이 한 번의 단에 탕탕히 떨어지고, 천만리의 비리고 지림이 이로 말미암아 깨끗이 씻겼다.
상기 문장의 ‘一旦’은 ‘한 번의 단’의 뜻입니다. 현재 국어사전상 一旦은 ‘우선 먼저, 우선 잠깐, 만일에 한 번’과 같은 뜻으로 정의되고 있는데, 이는 [단]이 가지는 배달말 고유의 어감에 의한 것입니다. ‘단으로 묶다’, ‘옷단’의 예에서처럼 ‘단’에는 ‘한 번에 휘잡을 수 있는 정도나 모양’의 어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국역본에서는 ‘하루아침’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但 다만 단
토 달다, 단다(/단지, 다만)
但의 갑골문 但의 전문
但의 갑골문 및 전문 자형은 人과 旦의 합자이며, ‘단지, 다만’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 경우의 人은 구분자로서 사람과 관련된 정태의 상(相)을 나타냅니다.
단[但] (1) 뒤 내용이 앞 내용의 예외나 조건이 될 때 쓰여 앞뒤 문장을 이어 주는 말.
(2) 문장의 앞에 쓰여 조건이나 예외를 나타내는 말.
旦의 ‘달다’는 ‘쇠목에 방울 단다.’의 관용구에서처럼 ‘달’이 ‘단’으로도 발음되는데, 사람의 정태의 상(相)을 나타내는 人과 더하여, ‘단지(但只), 다만’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단지’에서 ‘단’을 但으로 표기하여, 중국어의 차음자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다만’의 포합음(抱合音)으로 배달말 본연의 소릿값이 가지는 어기에 따른 것입니다.
但書(단서; 법률 조문이나 문서 따위에서, 본문 다음에 그에 대한 어떤 조건이나 예외 따위를 나타내는 글)는 ‘달아 놓은 글’, 즉 토를 달아 놓은 조건이나 내용을 의미합니다. 但只(단지 ; 다만), 非但(비단 ; 부정하는 말 앞에서 다만, 오직의 뜻으로 쓰이는 말) 등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自天順五年十二月初一日昧爽以前, 除謀反、大逆ㆍ謀叛、子孫謀殺敺罵祖父母ㆍ父母、妻妾謀殺夫、奴婢謀殺主、蠱毒ㆍ魘魅、謀故殺人、但犯死罪及强竊盜外, 已發覺、未發覺, 已結正、未結正, 咸宥除之. 『世祖實錄 7年 12月 1日』
천순(天順) 5년 12월 초1일 이전에 모반·대역·모반, 자손으로서 조부모나 부모를 때리고 욕한 것이나, 처첩으로써 남편을 모살한 것, 고독(蠱毒)·염매(魘魅)한 것, 고의로 살인을 꾀한 것과 다만 사죄(死罪) 및 강도·절도를 범한 자를 제외하고 이미 발각되었거나 발각되지 않았거나, 이미 결정하였거나 결정하지 않았거나 모두 용서하여 면제한다.
상기 문장의 但이 ‘다만’의 뜻입니다. ‘다만’과 같은 부사어나, 관형어나 지시사는 물론이고, 중국어에는 없는 개념인 상조사(相助辭)까지도 갑골문에서부터 출현하는데, 이는 현대 언어에 버금가는 발전을 이룬 상태입니다.
疸 황달 달
달아오르는 병, 달병(疸病)
疸의 전문
疸의 전문 자형은 질병을 의미하는 疒과 旦의 합자이며, 旦의 ‘달다’에서 ‘달아오른 듯한 증세의 병’에서 ‘달병’의 뜻을 나타냅니다.
黃疸(황달), 氣疸(기달), 疸症(달증) 등에서 疸이 ‘달병’의 뜻입니다.
怛 슬플 달
달아오르다, 달뜨다, 애달프다
怛의 전문 怛의 별체
怛의 전문 자형은 心과 旦의 합자이며, 별체는 心이 아래에 놓여 있습니다. 旦의 ‘달다’에서 ‘달아오른 마음’으로 ‘달뜨다, 달아오르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心이 발에 위치하고 있는 별체는 ‘애달프다’의 뜻을 나타내다가 후대에 들어서 혼용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惡(미워할 오/나쁠 악), 思(생각 사), 忌(꺼릴 기) 등의 예처럼 心이 발의 위치에 놓인 경우는 보다 구체적인 ‘마음의 상태’를 나타내는 반면, 性(성품 성), 懦(나약할 나) 등의 경우처럼 心이 변에 위치한 경우에는 주로 ‘성격이나 심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하지만 더 많은 경우에서 혼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시황제(始皇帝)의 전문 배포 이후에 발생한 오용으로 추정합니다.
怛傷(달상 ; 슬퍼하고 가슴 아파하다), 怛然(달연 ; 깜짝 놀라는 모습), 惻怛(측달 ; 불쌍히 여겨 슬퍼함) 등에서 怛이 ‘달뜨다, 애달프다’의 뜻입니다.
顧瞻周道 中心怛兮 …, 顧瞻周道 中心弔兮 … 『詩經』
주나라로 가는 길 돌아다보니 마음 속 달아오른다네. …, 주나라로 가는 길 돌아다보니 마음 속 슬퍼진다네. ….
俄而子來有病 喘喘然將死, 其妻子環而泣之. 子犁往問之 曰 叱避 無怛化. …, …, 佚我以老 息我以死. 『莊子·內篇』
갑자기 자래(子來)가 병이 나서 헐떡거리며 죽으려 함에 그 처자(妻子)가 둘러앉아 울었던 것이다. 자리(子犁)가 문병(問病)가서 “쉿! 비키시오. 달뜰 것 없다.”라고 말하였다. …, …, 늙음으로써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죽음으로써 나를 쉬게 해준다.
기존의 일반적인 풀이에서 첫 번째 시경의 怛은 ‘슬프다’로 새기고, 장자의 怛 ‘놀라다’ 등으로 새기기도 합니다. 시경의 ‘슬프다’는 대구를 이루는 구절에 쓰인 弔(조상할 조)에 견준 풀이에 지나지 않으며, 실제로는 감정이 고조되는 상태로 ‘달아오르다’의 뜻을 나타내며, 장자에서의 ‘놀라다’는 중병에 걸린 환자 앞에서 울고 있는 가족에게 병문안 간 사람이 ‘놀라지 말라’라고 말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으며, 실제로는 중병에 걸려 곧 죽을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격앙된 마음, 즉 ‘달뜨다, 달아오르다’를 나타냅니다. 그래야 죽음을 음양조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노장의 의미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笪 뜸 단/칠 달
달아놓은 대바구니, 뜸 ; 대오리로 달달, 달구치다
笪의 전문
笪의 전문 자형은 竹과 旦의 합자이며, 旦의 ‘달다(/물건을 일정한 곳에 걸거나 매어 놓다, 어떤 기기를 설치하다)’에서 ‘달아놓은 대바구니’에서 ‘뜸(/물에 띄워서 그물, 낚시 따위의 어구를 위쪽으로 지탱하는 데에 쓰는 물건)’의 뜻을 나타내며, 또 旦이 ‘달달(/물건을 마구 들쑤시며 뒤지는 모양, 남을 몹시 못살게 구는 모양)’으로 쓰여, ‘대오리로 달달 거린다’는 것에서 ‘달구치다(/무엇을 알아내거나 어떤 일을 재촉하려고 꼼짝 못하게 몰아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袒 웃통벗을 단
옷을 달다
袒의 전문
袒의 전문 자형은 衣와 旦의 합자이며, 旦이 ‘달아’로 쓰여, 옷을 (/매)달아 두었다는 것에서 ‘웃통 벗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袒肩(단견)은 ‘한쪽 소매를 벗어 어깨를 드러냄’을 의미합니다. 즉 옷을 온전히 벗는 것이 아니라 노동 따위를 할 때 옷이 걸리적거리는 것을 없애기 위하여 한 쪽 어깨를 드러내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동작에 대한 별도의 낱말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炟 불일 달
불길이 달아오르다, 훨훨
炟의 전문
炟의 전문 자형은 火와 旦의 합자이며, 旦이 ‘달다(/타지 않는 단단한 물체가 열로 몹시 뜨거워지다)’로 쓰여, ‘불길이 달아오르다’에서 ‘훨훨(/불길이 세차고 매우 시원스럽게 타오르는 모양)’의 뜻을 나타냅니다.
䋎 터질 탄
실밥이 닳다, 터지다
䋎의 전문
䋎의 전문 자형은 糸와 旦의 합자이며, 旦이 ‘달다’에서 ‘닳다(/갈리거나 오래 쓰여서 어떤 물건이 낡아지거나, 그 물건의 길이, 두께, 크기 따위가 줄어들다)’로 쓰여, 실밥이 닳다, 즉 ‘터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현재는 전문자형에 없는 綻(솔기터질 탄)[전문자형 없음]이 주로 쓰입니다. 綻露(탄로), 破綻(파탄) 등의 綻은 䋎이 원자이며, ‘터지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坦 평평할 탄
돋은 것이 닳다, 펀펀하다
坦의 전문
坦의 전문 자형은 ‘돋다’의 소릿값을 나타내는 土와, 旦의 합자이며, 旦이 ‘달다’에서 ‘닳다’로 쓰여, 돋아난 것이 닳았다는 것에서 ‘펀펀하다(/물건의 표면이 높낮이가 없이 매우 평평하고 너르다/[북한어]싹 쓸어버린 듯이 아무것도 없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平坦(평탄), 順坦(순탄), 坦坦大路(탄탄대로), 虛心坦懷(허심탄회) 등에서 坦이 ‘펀펀하다’의 뜻입니다.
妲 여자이름 달
닳은 여자, 달기
妲의 전문
妲의 전문 자형은 女와 旦의 합자이며, ‘妲己(달기 ; 은나라 주왕의 비(妃)로 왕의 총애를 믿어 음탕하고 포악하게 행동하였는데, 뒤에 주나라 무왕에게 살해되었다. 망국의 악녀로 불린다)’의 이름자입니다. 전문 자형에 인명자는 전설이나 역사적 인물에 한하여 나타나며, 개인적인 인명자는 한나라 이후에 등장합니다.
여기서의 旦은 ‘달기’의 ‘달’ 소릿값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닳고 닳은 여자’로 ‘달기’의 음탕함을 나타낸 것입니다.
靼 다룸가죽 단
닳은 가죽, 타타르
靼의 전문
靼의 전문 자형은 革과 旦의 합자이며, 旦이 ‘달다’가 ‘닳다’로 쓰여, ‘닳은 가죽’의 뜻을 나타냅니다. ‘닳은 가죽’과 같은 구(句)를 글자로 만들지는 않으며, ‘닳은 가죽’에 대한 별도의 낱말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설문(說文)에서는 ‘柔革也[부드러운 가죽이다]’라고 자원을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된 용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韃靼(달단)은 ‘타타르 족’의 음역자입니다. ‘타리’는 ‘갈기’의 평북 방언인데, [닳]이 상고대 소릿값에 따른 것입니다.
䵣 회색빛 달
달은 검댕, 잿빛
䵣의 전문
䵣의 전문 자형은 검댕을 뜻하는 黑과, 旦의 합자이며, 旦이 ‘달다’로 쓰여, ‘(불에) 달아오르고 난 뒤의 검댕’이라는 것에서 ‘잿빛’의 뜻을 나타냅니다.
鴠 산박쥐 단
잿빛 새, 박쥐
鴠의 전문
鴠의 전문 자형은 旦과 鳥의 합자이며, 旦이 䵣의 축약으로 ‘잿빛’의 뜻을 나타내어, 잿빛 새로 ‘박쥐’의 특징을 나타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