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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질문과 답변으로 이해하는 학생부종합 전형
교사 연수에서 묻고 답한 내용을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교육과정 운영, 학점제, 전형별 특징, 평가요소 등 다양한 분야의 질문과 그 답변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 실린 내용은 분야별로 정리하지는 않았으나 일반고와 자공고에 근무하는 선생님들이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내용을 가감 없이 담아 보았습니다.
<질문1>
서울대가 발간한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 웹진 아로리, 입학 안내 동영상을 보면, 결국 고교의 교육 과정 운영이 제대로 운영되고 학생 중심의 수업, 학생의 창의성과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때 서울대학교에 진학할 만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현재의 많은 학교의 현실은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이런 학교의 여건 때문에 학생이 서울대에 진학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기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고교 현장에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답변1>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 학습자 중심의 수업과 교육활동 등 말씀해 주신 학교 교육의 모습은 중등교육의 실질적인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 목표가 공허한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실제 고등학교 교육이 내실 있게 운영돼야 한다는 것도 누구나 공감하는 바일 것입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현실적인 어려움 역시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므로 이로 인한 선생님들의 고민 역시 가볍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류평가는 학생 한 명이 지닌 교육적 성장의 배경, 과정, 결과를 모두 종합하여 그 우수성을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단지 드러난 수치적 결과나 학습활동의 표면만으로 학생의 학업능력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학교가 무엇을 제공하느냐의 문제보다 학생이 무엇을 성취하였는가를 평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서울대학교가 원하는 인재는 자신이 처한 교육적 환경과 여건을 잘 이해하고 이를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활용하거나 또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함양한 학생입니다. 이미 정해진 고교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현황이나 교육 활동의 규모나 시행 여건이 학생의 우수성을 가늠하게 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서울대학교가 집중하는 것은 학교가 지닌 절대적인 환경 요인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학생이 성장하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학생에게 주어진 여건은 ‘차별’의 조건이 아니라 단지 ‘차이’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부탁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바로 ‘수업’을 중심으로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수업은 학교 교육활동의 핵심이며 학생의 배움이 출발하는 곳이자 목적지이기도 합니다. 학생의 학업적인 역량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바로 수업입니다. 내실 있는 수업 속에서 일어나는 학생의 배움, 그 배움의 깊이가 충만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합니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을 가장 곡해하는 내용의 대다수는 학교 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장면인 수업과 이를 통한 학생의 교육적 성장이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적인 평가 요소임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내 수상의 양적인 접근, 봉사활동 시간의 양, 체험 활동의 횟수,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 활동 등이 마치 학생부종합전형의 주요한 평가 요소로 둔갑한 상황입니다. 이런 파편적인 접근으로 인해 종합평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현장에 전해드린 설명과 큰 괴리가 있으 며 공식적인 안내 책자와 웹진 아로리를 통해 일관되게 말씀드렸던 평가 내용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들입니다.
서류평가의 본질은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의 학업능력을 정밀하게 검토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선발이란 대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학생을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서울대학교가 제시하는 인재상 중 가장 먼저 말씀드리는 내용이 학업능력의 우수성입니다. 우수성은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대표적인 교육 활동인 수업을 통해 가장 잘 드러나며 고등학교에서 이수하는 과목을 통해 학생이 배우고 익힌 바는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하는 사항입니다.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의과대학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이 병원에서 청소 봉사를 했다는 사실과 캠프에 참가한 사실은 학생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내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학생이 대학에서 수행할 공부를 위해 자신이 배우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어떤 과목을 어떻게 공부하여 역량을 쌓기 위해 노력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질문2>
제가 아이들과 지내는 곳은 중소도시에 소재한 학교로 매년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적어진 수강인원 규모로 실제 학업 역량은 우수하나 내신 등급이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나옵니다. 그런 까닭에 교과전형은 지원조차 못하는 현실입니다. 우수한 학생이 지원할 만한 대학과 전형이 내신 수치로 인해 제한적인 부분이 많아서 학생의 진학지도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고교 학점제 시행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적용에 따라 학생들에게 이전보다 폭넓은 수업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각 과목마다 수강인원 규모는 더욱 축소되어 내신 수치가 아이들의 실력보다 저조하게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금 여러 고등학교가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답변2>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이전보다 폭넓은 과목 선택권을 부여하였습니다. 학생이 선택하는 교과와 과목을 통해 교육 적으로 성장하는 모습도 이전과는 달라지는 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시행 초기인 만큼 학교 현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류평가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서울대학교의 평가 체계와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대학교 입학본부의 연구보고서가 웹진 아로리에 탑재되어 있으니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대입 전형의 방향성을 이해하는 자료로 활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연수를 통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의 교과성취도를 평가할 때는 내신 등급만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충분히 다루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수강인원 규모에 따라 실제 학생의 우수한 역량이 왜곡되지 않도록 이수한 과목의 수강인원 규모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원점수, 표준편차, 석차등급을 분석하여 학생 이 거둔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며 3년 동안 이수한 각 과목의 내용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드러난 교과 담임 선생님의 평가 견해도 면밀하게 검토합니다. 따라서 지금 말씀하신 석차등급에 대한 걱정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 과정에서는 기우에 불과한 것입니다.
오히려 학생이 희망하는 학문 분야와 관련한 기본기를 튼튼히 다질 수 있는 과목을 적극적으로 이수하며 학업능력을 함양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대학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처음 접하는 고교생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어떤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추후 대학 수학에 도움이 되는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하지 못할 경우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등을 안내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교생활 가이드북’을 발간하였습니다. 이 책자가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고교 현장에서도 학생들이 공부하고 싶은 과목을 충분히 이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서울대학교는 고교 현장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도시에 비해 교육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학교와 도서·벽지 학교를 꾸준히 방문하며 현장의 여건을 바르게 알고자 함은 물론 현장과 소통 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즉 학생이 처한 교육적 여건을 바르게 이해해야 학생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는 관점이 학생부종합전형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임을 말씀드립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개정이나 대입 정책 세미나, 고교 학점제 포럼 등 우리 교육의 현안과 관련된 논의의 자리에도 적극 참여하며 고교 현장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금 참여하고 있는 연수 프로그램 외에도 개별 고교 차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사 상담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현장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면이라는 한계는 있으나 ‘학교소개자료(공통 고교정보)’를 통해 서류평가시 학생의 교육환경을 면밀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으므로 선생님들께서는 이를 통해 학교의 여건을 잘 보여주시는 것도 좋을 것이 라 생각합니다.
<질문3>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교소개자료 외에 평가 시 활용되는 자료나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지원자 학교의 홈페이지 상태를 살펴본다든가 다른 학교 교사들을 통해 지원자 학교의 상황을 살펴본다든가 지원자를 직접 방문하여 실사를 진행한다는 등 여러 가지 소문들이 무성합니다. 면접으로 평가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학생이 대학에 제출하는 서류 외에 평가에 반영되는 지표는 무엇이 있습니까?
<답변3>
모집요강이라 불리는 서울대학교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안내 책자 외에도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 입학전형 안내 동영상,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동영상 등 저희가 다양한 방법으로 폭넓게 입학전형을 안내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공식적이지 않은 잘못된 정보로 학생들이 피해를 받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며 별도의 교사 연수와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도 학생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선생님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로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들이 서울대학교 입학전형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하실 수 있는 일은 매년 3월 중 발간하는 서울 대학교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안내 책자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매년 5월 초 즈음 발간하는 서울대학교 대학 신입학생 수시모집 안내 책자를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면 됩니다. 이 두 책이 흔히 말하는 모집요강입니다. 가장 공식적인 안내서이므로 이 두 책을 중심으로 활용하시기 바라며 내용의 이해가 더 필요한 부분은 서울대 학교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나 동영상 안내 자료를 활용하면 됩니다. 아울러 웹진 아로리를 통해 입학설명회 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입학본부가 발간한 안내 책자를 열람할 수 있으며, 수시모집 일반전형 기출 제시문, 합격생의 서류, 신입생 인터뷰, 모집단위 정보 등 서울대학교가 제공하는 모든 입학정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중 전화로 상시 안내 및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서류평가는 학생이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만 반영합니다. 필수 제출 서류는 아니지만 종전에 학교에서 제출하던 학교소개자료는 2019학년도부터 ‘공통 고교정보’라고 하여 대교협에서 일괄적으로 수합한 후 각 대학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서류 외에 평가에 반영하는 서류는 없습니다. 별도로 사용하는 지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서울대학교가 발간한 공식적인 안내 자료에 나타난 평가 요소와 방법, 기준으로만 학생을 평가합니다.
서울대학교는 면접도 이미 블라인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복 착용도 허용하고 있지 않을 정도로 면접의 신뢰성 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면접은 각 전형이 지닌 성격과 취지를 고려하여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형으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과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 정시모집 기회 균형선발특별전형Ⅱ는 서류 기반 면접으로 지원자가 제출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내용을 토대로 면접을 진행하며 추천서는 활용하지 않습니다. 서류에 드러난 내용의 사실 관계 확인과 학업 소양을 확인하는 면접입니다. 수시모집 일반전형의 면접은 제시문 활용 면접으로 제시문의 물음과 답변이 이루어지며 지원자의 모집단위 관련 학업소양과 학업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내용은 2019학년도 서울대학교 대학 신입학생 수시모집 안내 책자 서두에 <지원자 필독사항>에 명시되어 있듯 ‘서류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 추가 서류 제출을 요구하거나 방문할 수 있음’이라는 표현을 맥락 없이 이해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에서 지원자격 관련 추가 서류를 요청할 수 있음을 안내한 부분과 지원자의 징계 사실과 관련하여 그 여부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마찬가지로 관련 추가 서류를 요청 할 수 있다고 하는 내용은 모집안내 책자에 명시된 사항입니다. 신입생 선발을 위한 평가 자료는 오직 학교생활기 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만 활용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드립니다.
<질문4>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내용이 항목 및 글자 수에 있어서도 갈수록 간소화되는 추세입니다. 또한 2019학 년도 대입전형부터 공통 고교정보를 활용하고, 자기소개서 증빙서류도 폐지했습니다. 그만큼 서류전형에서 학생 간 변별력이 약해질까 우려가 됩니다.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서 지원자의 특성을 작성한다 하더라도 분량상 지원자를 충실히 보여주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가 줄면서 우수한 학생이 다소 그 면모를 드러내지 못할 때 어떤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답변4>
서울대학교는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에 일환으로 자기소개서 증빙서류를 폐지했습니다. 증빙서류란 원래 자기소개서에 기술된 내용의 사실 관계를 드러낼 수 있는 문서나 자료가 있을 경우 선택적으로 제출하는 서류였습니다. 단순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한 서류였으나 간혹 증빙서류가 평가에 학생의 역량을 확인하는 서류로 오인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이 증빙서류가 하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만큼 작성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도 현장의 변화에 맞추어 매년 증빙서류 제출 분량을 축소하다가 2019학년도에 전면 폐지한 것입니다.
최근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과 맞물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고교 현장에서도 이와 관련한 고민이 적지 않다는 말씀을 종종 듣습니다.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의 교육적 타당성을 논의하는 것은 대입에 우선하는 고교 교육 본연의 모습을 논의하는 일이므로 대학 차원에서 이 논제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입니다.
즉 대학이 학생 평가를 위해 학교생활기록부를 활용하고 있지만 학교생활기록부의 내용과 형식을 정하는 논의는 중등교육 고유의 영역이므로 이 사안과 관련한 대학의 입장은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논의가 대입 차원이 아니라 교육적으로 온당한 방향성을 전제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고교 교육의 내실화를 통해 학생이 이전보다 나은 교육적 환경 속에서 배울 수 있고 또 교육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고등학교 안팎의 모든 사람들이 합심해야 할 일입니다. 가장 교육적인 학교생활기록부가 대학이 학생을 선발할 때도 가장 이상적인 학교생활기록부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고교와 대학이 함께 경계해야 할 것은 대학 입시에 맞추어진 학교생활기록부라고 생각합니다. 교과 담임 선생님과 학급 담임 선생님이 학생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내용은 그 영역 자체가 다르며 교과 시간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통해 드러나는 학생의 역량도 서로 구분되는 영역입니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보이는 역량을 종합하여 학생의 면모를 세세히 확인하고 평가하는 일은 대학의 역할입니다. 막연히 학교생활기록부의 분량이 축소된다고 하여 학교 교육 활동의 영역이 사라지거나 학생의 우수한 면모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수업 중심 의 교육활동으로 집중하여 이전보다 나은 수업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을 기대해 봅니다.
3년 동안 한 명의 학생을 위해 작성한 선생님들의 관찰과 평가 기록은 결코 적은 양이 아니며 자기소개서와 추천서 내용을 종합하여 학생의 우수성을 판단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됩니다. 대학이 학생의 우수성을 평가할 때는 단지 ‘우수하다, 탁월하다, 뛰어나다, 잘 한다’라는 서술어를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 왜 우수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제출 서류를 검토하는 것이며 어떻게 공부하여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 과정과 결과를 종합하여 학생 의 우수한 역량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학생의 우수성을 왜곡하는 방식의 정량적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어떤 여건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학생이 중심으로 설 수 있는 수업과 엄정한 평가 기록이 있다면 학생의 우수성은 단지 기재된 문장의 길이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안내 자료에서도 제시해 드린 것처럼 학생의 평가는 고교가 해석은 대학이 한다는 관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질문5>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해마다 합격하는 전형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과 기회균형선발전형Ⅰ, 정시모집 일반전형에서 합격자가 배출되었습니다. 하지만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는 아직 합격 사례가 없습니다. 일반전형의 문턱이 정말 높게 느껴집니다. 전형별 서류평가 방법이 차이가 나는 것인지요?
<답변5>
서류평가는 제출한 서류에 드러난 학생의 우수성을 판단하는 과정이며 각 전형별로 서류평가 자료는 동일합니다. 동일한 목적과 동일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서류평가의 방법은 전형마다 차이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말씀하신 질문 내용은 대입을 결과 중심으로만 접근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일입니다. 서류평가 방법은 모든 전형이 동일하지만 각 전형별로 시행하는 면접 방식의 차이와 지원자격, 모집인원은 차이가 납니다. 즉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을 서류평가 하나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다른 요인까지 두루 살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수시모집 지역균형선발전형이 고교마다 2명 이내로 지원할 수 있어서 모집단위 지원자 수가 일정한 편이며 그에 따라 전체 경쟁률도 매년 유사한 수준입니다. 면접은 제출 서류인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내용을 토대로 지원자의 서류내용을 확인하고 기본적인 학업 소양을 검증하는 서류 기반 면접입니다. 1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며 복수의 면접관이 지원자 1인을 상대로 면접을 진행합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의 면접은 고교에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지원자 전원이 면접에 응시해야 하며 면접에 불참하는 학생은 최종 불합격 처리됩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간혹 이를 통과했는데도 불합격한 사유가 궁금하다 고 말씀해 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서류평가 결과와 면접 결과를 종합하여 선발 대상자가 정 해지며 이들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학생이 합격자가 되는 것입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말 그대로 최저 학력기준일 뿐이므로 서류평가 결과와 면접의 결과가 모두 우수한 학생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통과한 학생이 서울대학교 신입생으로 선발이 되는 것입니다.
수시모집 일반전형의 모집인원이 지역균형선발전형보다 두 배가 넘는 규모이지만 그만큼 지원자 수가 많아 경쟁률 역시 매년 높은 편입니다. 미술대학과 음악대학을 제외한 모집단위는 1단계 서류평가를 통해 모집인원의 2배수 인원을 선발하고 2단계 면접 및 구술고사를 실시하여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사범대학은 교직적성·인성면접을 추가로 실시합니다. 간혹 선생님들 중에는 수시모집 일반전형의 제시문 활용 면접과 관련한 학생 지도의 부담감이 적지 않다고 의견을 주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시문 활용 면접은 전공 분야의 기본적인 학업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교육과정 안에서 자신의 역량을 꾸준히 함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지 문제의 정답을 찾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각 교과에서 배우는 내용 요소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면접입니다. 깊이 있게 사고할 줄 알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연습은 학교 수업을 통해 이루어지는 활동이며 대학 수학을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입니다.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깊이 있게 사고할 수 있는 경험을 마련해 주시고 말하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주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웹진 아로리 면접 우수자 인터뷰 내용과 기출 제시문을 통해 면접과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해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면접 우수자 인터뷰는 모두 일반고를 졸업한 학생들의 이야기이므로 면접을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은지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많습니다.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인터뷰 내용과 기출 제시문을 먼저 검토해 주신다면 면접에 대한 준비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울대학교가 수시모집으로 선발하는 정원 내 모집인원은 2019학년도 기준으로 2,498명이니 이 숫자는 2,500명 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수를 대략 2,400개로 상정하고 각 학교의 인문·자연계열 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학생 1명만 지원해도 4,800명 정도여서 서울대학교 신입생이 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지원하는 학생들 역시 학교를 대표할 만한 우수한 역량을 지닌 학생들입니다. 정해진 모집 인원만 선발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로라하는 우수한 지원자들이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지니지 못하게 될 때는 저희도 선생님들과 같은 마음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질문6>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교사들이 여전히 많고 학교마다 지니고 있는 여건도 차이가 납니다. 대학 차원에서 개별 고교 컨설팅이나 교사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고교별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해 주실 수는 없는지요?
<답변6>
학생부종합전형은 고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 속에서 성장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즉 학교가 본래 추구하는 교육과정과 교육활동 속에서 온전히 자라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대입에 맞추어진 개별적인 학교 컨설팅이란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며 고등학교 교육의 고유성과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대학교가 운영하는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의 지향점도 학교가 학교답게 교육이 교육답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 안에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널리 공유하기 위해 교육청과 함께 학교 선생님들을 만나고 있으며 지역 교육청과 꾸준히 연계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서울대학교가 가장 원하는 고등학교의 모습 중 하나는 선생님들이 오직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수업은 학교 교육의 핵심입니다. 수업은 선생님이 학생과 가장 활발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시간이며 수업을 통해 학생이 성장하는 면모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펼치는 수업에서 학생이 성장하며 그 모습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담기게 됩니다. 이를 토대로 선생님들의 견해를 해석하고 종합하여 학생이 대학에 서 수학할 수 있는 우수한 학업능력을 충분히 지니고 있는지 판단하는 과정이 학생부종합전형입니다. 그러므로 대 학은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이 올바르게 운영되고 학교의 교육활동이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학교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서울대학교가 집중하는 것은 학교가 아니라 학생입니다. 학생이 어떻게 학교에서 공부 하며 성장하고 있는지 제출 서류를 통해 확인하고자 합니다. 제출 서류 중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추천서가 학생이 지닌 우수한 역량을 보여주는 자료라면 ‘공통 고교정보’는 바로 학생이 성장한 토대가 어떤 곳인지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참고로 ‘공통 고교정보’는 모든 대학이 사용하는 공통 양식이지만 서울대학교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학교 교육활동의 중심인 교육과정 운영과 수업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서울대학교는 고등학교 교육을 통해 훌륭하게 성장한 학생을 찾아내고자 합니다. 앞서 고교-대학 연계란 교육과 정의 연계가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울대학교는 대학 교육의 출발점을 신입생 선발부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재의 양성이란 고교와 대학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일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단추가 신입 생 선발과정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서울대학교 입학전형은 고등학교 교육이 더욱 내실화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서울대 아로리, ‘2018 학생부종합전형 교사연수 자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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