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이여, 이 세상 어딘가엔
우리들의 노래가 있겠죠.
두꺼운 눈이 봄의 희망을 덮가리고 있어도
내 사랑이여, 이 세상 어딘가엔
푸르름과 황금빛으로 피어나는 언덕이 있겠죠.
함께 당신이 피워낼 수 있는 꿈들도.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언젠가 다시 봄은 돌아오겠구요.
그렇게 당신을 다시 만나는 날,
나는 말할 수 있어요.
"언제고 봄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라고.
내 사랑 당신은 그리 머잖아 돌아오리라.
따스한 훈풍처럼...
부드럽게 입맞춰 주는 눈처럼...
그때까지 내 사랑이여,
가끔은 나를 생각해 주세요.
당신이 다시 내 사람이 되는 그날까지 말예요.
하늘이여,
하루 빨리 그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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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은 성에가 껴서 보다 더 넓은 세계를 볼 수 없을 때
절망에서 오는 슬픔은 차라리 죽음보다 더하다...'
[시대의 사슬]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는
혁명의 격랑속에서 비극적인 운명과 사랑을 껴안아야 했던
러시아 인텔리의 초상이자 작가 자신의 자화상이다
1934년 소비에트 작가동맹이 결성되고
창작에서도 사회주의 원칙이 선언되자
긴 침묵에 들어갔던 '파스테르나크'
그러나 그는 '라라'의 실존인물인 올가 이빈스카야를 만나면서
'닥터 지바고'의 집필에 몰두하게 되는데,
작품이 먼저 해외에 소개되면서
냉전의 거센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1958년 10월 23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그의 노벨상 수상은 문단을 들끓게 했다
그것은 소비에트의 예술과 문학에 대한 서방세계의 '테러'였다
작가동맹은 그를 제명했고
그를 국외로 추방하라는 탄핵운동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수상을 거부하게 된다
그리고 '유명해진다는 것은 추한 것이다'라는 시에
'무명에 잠기거나 무명에 자기의 발걸음을 숨겨야한다'고
회한을 옮겼다
'스탈린의 망령'은 파스테르나크의 예술뿐 아니라
사랑에까지 독수를 뻗쳤다
그는 1960년 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올가의 안부를 걱정했으나
정작 그녀는 '당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그의 동향을 내내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소설속의 '라라'가 아니었던 것이다
올가는 그가 죽은 뒤 시베라아에 유폐되자
니키타 흐루시초프에게 석방을 탄원하며 이렇게 썼다
'나는 파스테르나크를침묵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가 외국인과 만나지 못하게 하라는
당국의 지시에 충실히따랐습니다'
시는
'하나의 나뭇잎을 얼어붙게하는 밤,
두 마리 휘파람새의 결투'라고 정의했던 파스테르나크
그 스산하고 처연한 풍경은
그의 삶과 사랑에 지워지지 않는 배경으로 남았다
그는
시인의 운명을 타고 났으나
'시대의 사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모든 일에서 극단에까지 가고 싶다.
일에서나,
길에서나,
마음의 혼란에서나.
사소한 일상의 핵심에까지
그것들의 원인과
근원과 뿌리
결국 본질에까지...
운명과 우연의 끈을 항상 잡고서
살며, 생각하며,
느끼고, 사랑하고,
또 발견하고 싶다.
아, 만약 부분적으로라도
나에게 그것이 가능하다면
나는 여덟 줄의 시를 쓰련다.
정열의 본질에 대해서
오만과 원죄에 대해서
도주나 박해,
사업상의 우연과
척추뼈와 손에 대해서도
그것들의 법칙을 나는 찾아내련다.
그 본질과 이니셜(Initial)을
나는 다시금 반복하련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옆사진)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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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아직 " 닥터 지바고"를 보지 못했어요 . 꼭 한 번 보고 싶군ㄷ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