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온 '아버지의 설빔'
아버지의 설빔
6‧25는 잊힌 전쟁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그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왔다.
연필 대신 총을 쥐었던 소년,
전선에서 청춘을 보냈던
학도병들…
전쟁이 멈춘 후에는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었고 어느덧 아흔이
넘은 노인이 되었다.
전우라는 이름으로 함께 나라를
지켰던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이미
세상에 없다.
1950년 6월 25일부터 휴전까지
전장에서 맞았던 설은 어머니의
설빔과 가족 생각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이제 얼마나 많은 설을 맞을 수
있을까.
전우,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
2022년부터 국가보훈부가
시작한 ‘제복의 영웅들’ 프로젝트.
미색 재킷과 남색 바지, 그리고
넥타이는 참전용사들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bridge’가 되어
가고 있다.
다큐온에서는 새 명예 제복을
설빔 대신 입고 어쩌면 마지막
일 지도 모르는 설을 맞으며
‘나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한 노병을 만난다.
■ 새해 선물 속에서 만나는
‘특별한 설빔’ “새 제복을 입으니
6‧25에서 대한민국을 지킨 영웅
이라는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 이른 아침, 설 명절을 앞두고
집배원들의 가방에는 새해 소식
들이 차곡차곡 채워진다.
SNS 시대라지만 집배원들의
1월과 2월은 새해의 소식을
전하느라 바쁘다.
집배원이 전하는 선물 중에는
‘제복의 영웅들’이라는 특별한
상자가 눈에 띈다.
국가보훈부가 생존해 있는
6‧25참전유공자들에게
‘감사와 예우’의 의미를 담아
제공하는 새 제복이다.
이 제복을 받은 한 고령의 참전
용사는 설빔을 받은 어린아이
처럼 들뜬 모습을 보이며
비로소 참전용사로 인정받은
것 같다고 한다.
■ 74년만에 받은 제복…
나는 6‧25참전용사입니다.
“아침에 같이 밥 먹은 전우가
한 시간도 안 돼서 시신으로
변하는 곳, 그런 게 전쟁터여…
” 올해 아흔넷의 김기열 참전
용사에게도 새 제복이 전달됐다.
‘영웅 제복’을 받은 그는 미색의
제복을 꺼낸 후 느린 손으로
훈장과 기장을 달기 시작한다.
10여 개의 훈장과 기장을 제복
가슴에 다는 동안 전쟁의 참혹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열아홉에 참전한 이후 몸과 마음에
새겨진 채로 74년 동안 살아왔던 기억이다.
■ 평균 연령 93세…
얼마 남지 않은 6‧25참전용사들
“월급도 없지 군번도 없지.
우리는 군인이 아니었으니까…
밥만 얻어먹고 싸우고 다닌 거야
이렇게.” 6‧25가 발발했을 당시
수많은 학생들이 ‘학도병’이라는
이름으로 참전했다.
군복, 군화, 무기도 없이 전장으로
떠난 그들은 나라를 지키겠다는
생각 하나로 싸웠다.
그러나 제대로 훈련을 받지 못한
군인이 아니었던 만큼 학도병들의
희생은 컸다.
전쟁이 끝나고 7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들은 희미해진 기억
속 전쟁의 참상을 나누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 낡은 제복을 벗고 명예 제복을
입은 영웅들 “더 많은 행복과 자부
심을 6‧25 참전용사분들께 주셨
으면 감사하겠습니다!”
6.25전쟁 72주년이었던 지난
2022년, 6‧25전쟁에 참전했던
노병들에게 감사와 예우를 표하기
위한 명예제복이 등장했다.
‘제복의 영웅들’은 변변한 군복
없이 참전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운 6‧25참전유공자들에게
국민적 존경과 감사를 표하기 위해
국가보훈부가 추진한 사업이다.
이 사업은 “6‧25 참전용사들을
위해 명예 제복을 무상으로 지급
해달라”는 초등학생들의 손편지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대됐고,
생존해 있는 3만 6천여 명의
6‧25참전유공자들에게 지급됐다.
■ 새 제복을 입은 노병의 마지막
임무 “우리 할아버지가 나라를
위해서 싸우셨구나, 두고두고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올해 아흔넷의 김기열 참전용사는
설 명절이 찾아오면 바빠진다.
증손주부터 손자, 손녀까지 4대가
한자리에 모이기 때문이다.
군부대의 초청을 받아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장병들에게 전쟁의
기억을 들려주기도 한다.
사회가 잃어버린 전쟁의 기억…
참전용사는 새로 받은 ‘흰 제복’을
입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게 전쟁의 기억을 전한다.
그 모습이 노병에게 주어진 마지막
임무처럼 보인다.
■ 전우의 마지막 가는 길…
우리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6.25 전쟁에 참전해서 고생
많았던 동지가 좋은 세상 좀 더
누리지 못하고 떠나니 마음이 아파…
모든 걸 다 잊으시고 호국 성지
에서 편히 영면하소서.”
아흔을 넘긴 6‧25전쟁 참전용사
들은 세월의 무게 탓에 갑작스러운
부고를 자주 받는다.
전우가 세상을 떠나면 참전용사
들은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 인사를
전하며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한다.
자신들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
음을 느낀다. 우리도 참전용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 나다운 모습으로 영정 사진을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존경해 달라 뭐하라 뭐 그런 건
없어 나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살다
건강하게 살다가 밤새 안녕하쇼,
하고 갔으면… 그게 바람이여.”
참전용사들이 전우의 장례식장에
다녀오면 눈에 밟히는 것 중의
하나가 영정사진이다.
전쟁터에서 군복도 없이 싸웠
는데, 영정사진 속에서도 양복
차림이기 때문이다.
장례식에서 돌아온 날 저녁,
노병은 새 제복을 꺼내 다린다.
그리고 훈장과 기장을 달면서
제복을 완성한다.
다음 날,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었던 장소에 홀로 명예제복을
입고 선 참전용사…
카메라 앞에 앉은 흰 명예제복
차림의 노병은 비로소 나다운
모습을 만난다.
그 모습 그대로 영정사진을
남긴다.
전장에 피는 꽃(1975년)
서양훈 작사, 장세용 작곡, 별넷 노래
1.
포성이 멈추고 한송이 꽃이 피었네
평화의 화신처럼 나는 꽃을 보았네
거치른 이 들판에 용사들의 넋처럼
오! 나의 전우여
오! 나의 전우여
이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내 너를 찾으리
오! 나의 전우여 오! 나의 전우여
이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내 너를 찾으리
2.
평화의 화신으로 산화한 전우여
너를 위해 꽃은 피고 먼훗날 이땅에
포성이 멈추면 이 꽃을 바치리
오! 나의 전우여 오! 나의 전우여
이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내 너를 찾으리
오! 나의 전우여 오! 나의 전우여
이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내 너를 찾으리
첫댓글 전국 자치단체가 참전 유공자에게 지급하는
‘참전 수당’이 지역마다 달라 국가 차원에서
동일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전국 243개 지자체가 지방비로 지급하는
참전 수당이 들쭉날쭉해 나라를 위한 헌신의
가치가 지역에 따라 차별받는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보훈부는 65세 이상 6·25 전쟁 및 월남전
참전유공자에게 매월 42만원의
‘참전 명예 수당’을 국비로 지급한다고
7일 밝혔다.
전국 지자체는 이와 별도로 광역지자체의
예산에 기초지자체의 시군비를 합해
유공자에게 참전 수당을 지급한다.
이외 별도로 무공수당을 지급하는데
이를 소득으로 인정해 세금을 부과해
이중 지급이 않되니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는 사례를 보훈청에서 하소연 하시는
노병을 목도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기슴이 먹먹하다.
아! 대한민국 이 나라는 누구의 나라냐
나라를 지켜내신 진정한 구국의 영웅
더 늦기전에 최고의 예우는 수당이다.
그리고 유족에게도 꼭 예우수당을
지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