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미성 김필로
조화를 심어놓은 줄 착각할 만큼
둔감한 계절 촉이 민망하다
생각도 못 한 벚꽃의 밝음은
나의 그늘을 덮는다
경복궁 아파트 뒷마당에서
튀밥처럼 터지는 벚꽃을 보다가
뜬금없이 창경원 벚꽃을 손바닥에 올려본다
고달파도 웃음기 많았던
70년대 어느 4월 무슨 바람인가
아버지랑 엄마가 관광버스 타고
꽃구경 오셨다
고향 지천에 꽃들은 시들 줄도 모르는데
무슨 큰 그림으로 서울까지...
아버지는 구경도 못하시고
엄마는 동동 아버지 손잡고
딸을 보고서야 벚꽃이 피더란다
그날
두근거렸던 설렘과 놀라움은
자식들 잇속 같은 벚꽃만은 아니었을 터
낯선 곳에서 만나는 안심과
지독한 보고픔의 갈증이었을 터
벚나무 둘레 같았던 아버지
벚나무 가지 같았던 엄마
꿈속에서라도 다시 거기 가고 싶다
거기 다시 가서 그때처럼 설레고 싶다
첫댓글 일본 하이쿠에 '벚꽃이 폭포같이 떨어진다' 구절 떠오릅니다. 그리움이 폭포처럼 쏱아져도 채울수 없는 사랑.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그때 그 벚꽃은 하이쿠의 벚꽃에 비길 바가 아니었어요ㅎ
아주 오래 전 추억이 벗꽃으로 인해 선명하게 살아난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