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우리 풀꽃처럼 여린 계집아이 찬금이를 기억하며...

[chanmi]

가늘고 긴 팔다리에 동그랗고 하얀 얼굴 그리고
여리면서 어리광이 섞인 목소리를 내는 소녀 찬금이
나처럼 그녀도 여러 형제중에 막둥이였던 탓도 있지만
뚝뚝했던 나에 비하면 얼마나 질투날만큼 애교쟁이였게
눈가로 퍼져가는 조 자잘한 눈웃음은 지금도 여전하구먼

정주와 나는 옆집이니까 거의 항상 붙어다녔지만
찬금이는 우리와는 제법 먼 동네 음말에 살고 있어서
가끔 진구리에 살았던 진주네 집을 거쳐가거나 가끔은
우리 동네를 거쳐 10여분 넘게 혼자 집으로 돌아갔지
가끔은 우리가 찬금이네 집으로 가는 아랫길로 돌아서
오는 날도 있기도 했지만 그건 일년에 두서너번 정도?

외로운 소녀였지 우리가 다니던 윗길에는 중간에
효숙이네 동네라도 있었지만 찬금이가 다니던 아랫길은
개울을 끼고 논을 끼고 구불부불 길고도 긴 길이었지
그 길을 혼자서 다닌 날들이 엄청 많았을걸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며 걸었겠어 얼마나 많은
상상을 하면서 걸었겠어 얼마나 많은 꿈을 꾸었겠어
얼마나 많이 풀과 꽃과 나무와 이야기를 나눴겠어
지금 그녀가 찍는 사진에 나타거나 그녀 외모에서
풍기는 정서는 아마도 그 때 쌓아두었던 외로움이
내공이 되어서 나타나는 것일꺼야 아름답지만
쓸쓸함과 고즈녁함이 묻어나잖아

내 결혼식에 왔던 찬금이는 너무도 여성스럽고 곱고
조신해보여서 그동안 분명 많은 남자들이 울고 갔겠구나
싶더라구 신부인 나보다도 훨씬 훨씬 이뻤다니까

그리고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제서 만났네

어린 시절 이뻤던 여자는 늙어가면서도 이쁘다는 말
찬금이를 보면서 더 확실해지잖아 정주가 이쁘다고
너네 언니가 이쁘다고 말들을 했지만 정작 너가
이쁘다는 말을 아무도 해주지 않으니 나는 일찌기
알았지 아! 내가 이쁘지는 않구나 흑흑흑....

일찌기 초등학교 때부터 아름다움을 포기했던거지
그대신 자유가 얻어지더라구 날 멋지게 꾸미지 않아도
되는 자유 날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  다행히
그 자유를 사랑해 주는 남자들도 가끔은 있더라구 세상은
공평한거지 그러니 나름대로 모두 살 맛이 나는거겠지

찬금아!! 만나서 진짜 무지 정말 아주 반갑다
처음에 사진 몇장 올리는 일도 수줍어하던 네가 이제
남편 얼굴까지 자신있게 공개하고 와! 멋진 찬금아
자신감이 넘쳐나는 네가 보기 좋은데 이쁜 찬금이를
이쁘게 지켜줄 남자라는걸 한눈에 알아보았구먼
안방 마님에 돌쇠? 아기씨와 마당쇠?ㅋㅋㅋㅋㅋ
미안!! 농담이 지나쳤나? 그만큼 잘 어울린다는 말이지

지금처럼만 행복해 친구 찬금아!!

내 주절거림에 네가 고 눈웃음을 살짝 지었다면
내가 웃을 기회도 얻는거지 그 기회 줄꺼지?

 

[선생님]

그랬구나~
찬금이는 좀 멀리 떨아진 동네구나
그런데 박씨들의 학열에는 찬자가 들어가나?
박찬미 박찬금 박찬희~ ㅎㅎㅎ
아마 또 더있을껄 우리반에~ 남학생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