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우수자연생태탐방(일반인 대상) 6차 진행■
□일시 : 11월 1일(토) 09:00~11:30
□장소 : 동검은이오름
□강사 : 박훈갑 회원
□참석 : 1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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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청량한 가을날이다.
하늘은 맑고 푸르르며 솜털같은 구름 몇 조각이 바람에 천천히 유영한다.
일행을 태운 버스가 백약이오름 주차장에 도착하자 박훈갑 해설사는 갑자기 무리하게 몸을 움직이거나 무리하게 근육을 사용하게 되면 다칠우려가 있다며 간단히 몸을 풀고 가자며 목돌리기, 발목돌리기, 손목털기 등 프로다운 세심한 당부를 잊지 않는다. 또한 구간 초입에 상습 침수구간이 있어서 신발이 젖을수도 있고 진드기 예방을 위해서 스패치를 착용하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팁도 슬쩍 건네준다. 백약이오름 주차장 길을 건너 20여분간 걸어 동검은이오름 입구에 도착하니 박훈갑해설사는 안내판을 가리키면서 동검은이오름은 표고가 340m, 비고 115m이며 조천읍 선흘리에 있는 서검은이오름과 대비해서 동쪽에 있는 검은오름 이라는 데서 동검은이오름 또는 동검이오름 이라고 한다. 민간어원설에 의하면 오름이 검게 보인다는 데서 붙여진 것이고 혹은 검은 거미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는 데서 거미오름이라고도 한다는 말을 덧붙인다.
동검은이오름은 겉으로 보면 중간크기의 오름이지만 보기드물게 하늘을 향해 불끈 솟이오른 모습이 역동적이다. 삼각뿔처럼 높게 솟은 주봉과 그보다 조금 작은 알오름 세 개를 중심에 두고 그 주변으로 수 많은 알오름이 봉긋봉긋 솟으며 대지를 향해 사방으로 퍼져간다.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온 탐방객들의 숨소리가 거칠다. 거친 숨을 고르는 탐방객들의 눈앞에는 백약이오름, 궁대오름, 좌보미오름, 용눈이오름, 손지오름,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 높은오름, 문석이오름, 민오름 등 제주 동부를 대표하는 수 많은 오름의 바다가 펼쳐져 있다.
동검은이오름의 지형이 특이하게 생긴 것은 모두 4차례어 걸쳐서 화산활동이 순차적으로 있었기 때문이라며 박훈갑 해설사는 세화리 마을이 예전에는 '가는곶 마을'이었으며 옛날 사람들은 세화곶자왈을 '곶자왈이 길고 가늘게 나 있다'고 해서 '가는곶'이라고 불렀고 마을 이름은 가는곶 아래쪽에 있다'고 해서 '가는곶 마을'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좌보미오름과 손지오름 주변의 부드러운 능선을 가리키면서 저것들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오름이 아니라 스코리아 뗏목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스코리아 뗏목은 용암이 흐를 때 가벼운 거품인 스코리아 덩어리가 떠밀려 쌓인 작은 섬 같은 것으로서 스코리아 덩어리가 흘러 가다가 약간 돌출한 지형이나 장애물에 걸려 작은 언덕처럼 볼록하게 쌓인 것이라며 이러한 용암지대의 지형은 농경지로 적합하지 않아 자연적으로 소나 말을 방목하는 방목지로 이용되어 제주만의 독특한 목축 문화를 형성하였으며 몽골이 지배하던 원나라 시기에는 '수산한못'을 비롯한 습지가 많아 말을 키우기에 적합하고 초지를 개간하기가 손쉬웠던 수 백만평에 이르는 드넓은 수산평 일대에 제주도 최초의 탐라목장이 개설되었다.
최근에는 탐라목장이 있었던 수산리 일대가 제주 제2공항 예정지가 되면서 언제 개발될지 모르는 현실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의 삶을 둘러싼 제반 환경과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소멸하고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면서 순환을 이어가고 있음을 말하면서 그래도 아직까지는 파도가 일렁이는듯 억새의 군무가 우리를 유혹하고 한 떨기의 쑥부쟁이가 세상 시름을 잊게 하는 곳이 동거문이오름이라고 가슴속 내밀한 동거문이오름을 향한 사랑을 고백한다.
끝으로 박훈갑 해설사는 안도현 시인의 <무식한 놈>이라는 시를 낭송하며 하산길 여러분들의 발 밑을 잘 살펴보시면 야생화가 지천인 동거문이오름이 전하는 가을소식을 확인할 수 있을것이라고 하면서 제주의 보물 곶자왈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함께 탐방하게 되어 기쁘고 유익한 시간이었다는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무식한 놈>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2025우수자연생태탐방(일반인 대상)6차 진행■
□일시 : 11월 1일 (토) 13:00~15:00
□장소 : 영주산
□강사 : 허인실 사무국장
□참석 : 1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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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본 영주산은 강인한 남성적인 미를 보여주었던 동거문이오름에 비해 부드러운 곡선이 주는 여성미를 품고 있다. 영주산 탐방로 입구에서 허인실 해설사는 짧게 자른 머리칼을 가을바람에 흩날리면서 영주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영주산은 해발 326m로 남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형태를 띠고 있는데 지금은 나무가 우거져 깊은 숲을 이루고 있지만 과거 나무를 식재하기 전에 산이 온통 바위로 뒤덮여 있었다 해서 '바우오름'이었다고 한다. 또한 영주산은 '신선이 살았던 산, 또는 신령스러운 산'이라고 해서 "영모루"라 불렸고 이후 한자로 영지라고 표기되다가 발음이 비슷한 영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오름에는 오름 정상에 아침 안개가 끼면 반드시 비가 내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 마을에 가뭄이 들때면 이 오름 정상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도 한다.
초지대를 이룬 오름길. 쉬엄쉬엄 걷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것은 오전에 탐방하였던 가팔랐던 동거문이오름과 비교해서 그럴까.
처음엔 풀밭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다가 곧 나무계단이 나타나 능선에 닿기까지 길게 이어진다. 오르면서 보는 계단인 끝없이 하늘로만 뻗은 모습이다. 최근엔 색칠까지 해놓아 길은 하늘에 걸린 무지개 같다고 사람들은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이라고도 부르며 젊은이들 사이에 SNS용 인증샷 명소로 찾는 이가 많다고 허인실 사무국장이 살짝 귀뜀해 준다.
계단이 나타날 즈음부터 주변풍광은 거칠 것 없이 뻥 뚫린다. 한 계단씩 밟아 오를수록 눈물겹게 아름다운 제주 풍광은 한 뼘씩 넓어진다. 높고 평평하며 풀만 우거진 거친 들판인 '뱅듸'와 숨 쉬는 땅 '곶자왈'사이로 한라산 동쪽의 내노라하는 오름들이 불쑥불쑥 솟은 풍광은 가슴 떨리게 한다. 저기는 백약이, 그 옆은 좌보미, 뒤는 높은오름, 오른쪽은 동검은이, 또 개오름과 비치미, 허인실 해설사는 안내판 하나 하나에 적힌 이름들을 호명하며 오름뒤에 이어진 한라산의 실루엣을 확인해 보라고 하였다.
영주산에서 한라산의 옛이름인 영주산을 바라보는 느낌이 가슴 벅차 오른다고 말을 했다.
천국으로 향하는 계단을 지나는 탐방객들의 뒤로 거친 뱅듸가 펼쳐진다. 평평한 능선을 이루는 정상쯤에 산불감시초소가 보인다. 이 곳에 서니 사방으로 제주가 가득하다. 동쪽으로 모구리오름과 유건에오름을 지나 성산일출봉이 멋들어지고 그 남쪽 벌판엔 풍력발전기가 늘어선 익숙한 제주 풍광이 자리 잡았다. 탐방로 양편으로 가득 수크령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자 허은실 해설사는 "결초보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으며 탐방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내가 중학교 1학년 다닐때 한문시간에도 나오는 중국의 고사성어로 '맺을 결, 풀초, 갚을 보, 은혜 은 "을 가리키는 말로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다는 말이다.
허인실 해설사는 영주산과 정의현의 현청이 있던 성읍의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성읍저수지와 천미천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조선 태종(1400~1418)은 본래 목사 한 명이 전체를 관할하던 제주도를 세 지역으로 나누고 각각 관리를 파견했다.
한라산을 경계로 그 북쪽은 제주목이라 하여 목사를 두었다. 산의 남쪽은 다시 동과 서로 나누어 동쪽을 정의현, 서쪽을 대정현이라 칭하고 각각 현감을 두었다. 이것이 제주 삼읍이다.
영주산은 정의현의 현청이 있었던 성읍의 뒷산이다. 성읍을 감싸듯 자리 잡은 영주산이기에 풍수지리를 중요하게 여기던 조선의 관료들이 여느 오름보다 더 특별히 대접했을 게 뻔하다. 이 오름에 한라산의 별명을 붙여 격을 달리해 불렀던 것도 그 때문은 아닐까?
성읍리 일대는 옛날에도 물 빠짐이 좋지 못하여 큰 비가 내리면 물난리가 종종 있었다고 한다. 이런 재해를 예방하고자 천미천 일대에 저수지를 만드는 토목공사가 2003년 시작하여 2016년에 완공되었다. 이 저수지는 성읍지구 농촌용수개발사업으로 국비 614억원을 투입해 125만톤을 저장할 수 있는 도내 최대 규모의 저수지로 제방둘레가 2.5km, 높이 8.7m이며 수혜 농경지는 543ha(약 160여만평)에 이르고 하루 평균 공급량은 2,500톤으로 현재 성읍리를 비롯한 표선리, 하천리, 신풍리, 삼달리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성읍리 일대의 천미천은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으로 전체 28.98km중 하류지역인 천미저류지부터 표선면 해안까지 11.33km 구간이 올 해 1월 1일자로 국가하천으로 승격되어 관리를 받고 있다고 한다.
오르지 않고는 만날 수 없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진짜 제주가 눈앞에 아무렇지도 않게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영주산이 가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다. 한 시간 남짓이면 탐방을 마칠 수 있는 영주산이지만 능선에서 마냥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는 이유이다.
하산길에 본 꽃향유, 당잔대, 이질풀, 엉겅퀴, 나비나물, 미역취 등 온갖 이 땅의 고운 생명붙이들이 건강하게 내년에도 피어나 눈인사를 할 수 있기를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