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조차 쉴 수 없는 찜통 더위에서도 한줄기 기다림은 있었다.
지난 3/27일 향교 선비교육에 참가하여 매주 수요일을 즐거히 기다려왔다. 우선 강사가 폭넓은 강의로 완전 압도한다.
오전 10시-12시까지 , 매료되어 다닌지 넉달이 족히 된다. 이난숙교수님의 똑 소리나는 강의에 취했다.
6/26일 종강을 하고 두 달 후 8/7일을 기약했다. 그간 나는 강작가, 김정복님을 단단히 권해 긍정적인 언질을 받았는데
아뿔싸-. 시작도 못하고 유교 아카데미가 취소되다니-ㅡ 그 전에 풍문에 향교와 건물주와 갈등을 듣기는 했으나
ㅎㅎ 당일 아침 일찌기 가니 향교문은 열려 차를 주차하고 건너편 3층을 오르는데 발길이 무겁다. 당도해서 머리를
들어보니 굳게 문이 닫혀있어 돌아왔다.
아까운 명강의는 수포로 돌아갔다. 올해는 힘들 것 같다고 풍문에 들었다. 이난숙교수의 이율곡의 천도책은 내 생전 처음 접해
얼마나 흥미진진했는지 모른다. 우주와 인간의 관계가 당시에 논하다니 ㅎ 동양철학의 깊이는 한이 없다.
살면서 강의도 해보고 받아보기도 했는데, 특히 고령의 어르신들에겐 무슨 꿈이 있겠는가! 당시의 정신적인 만족만 안겨준다면
행복을 마신다.
안타깝다. 몇번을 망설이며 전화를 하려다가 내려놓는다. 살인적인 찜통더위는 더욱 기승이다.
영육의 만족을 올여름은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다. 공자님도 얼마나 노발대발하셨을까? 주최측의 아량이 겨우 이 정도란 말인가?
고전은 녹쓸지 않은 삶의 교훈이다.
수급불류월(水急不流月) 물은 급히 흐르지만 물속에 달은 흐르지 않는다.
우리의 고전을 비유한 말이기도 하다. 세월과 타협하지 않는 언제나 썩지않는 금강석이 고전이다.
기다리는 마음, 기다림을 향교관계자는 어떤 지혜를 전해 줄 것인가?
맹자의 4단인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중 시비지심(是非之心)에 해당하지 않을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마음이 속히 이루어져 주옥같은 강의 날짜를 알려주길 바란다(8/20 德田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