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그러운 녹음이 우거지고 태양은 정열을 퍼붙기 시작하는 6월도 어느덧 중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자전거 여행은 호국 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서부 전선 최전방의 안보 현장을 둘러보는 코스이다. 청라 국제도시역에서 서해바다와 강화해협, 김포반도 최북단과 한강을 따라 이동하는 코스로 약 81km에 이른다. 이번 여행길에 대열잔차 외에 성동고16 바이콜릭스 1명이 추가되어 5명이 동참하였다. 하늘은 푸르고 날씨는 화창하였으며 미세먼지는 비교적 좋은 상태였다. 청라 국제도시역에서 정서진을 경유하여 아라운하 청운교를 건너면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와 안암도 유수지, 세어도 선착장이 나온다. 안암도 유수지는 일산 호수공원의 5배 규모의 인공호수로 세계적 환경 명소이다. 세어도는 조선시대 삼남 지방에서 세곡을 운반하던 길목에 있어 한양으로 가는 마지막 정박지였다. 안암도 유수지를 지나면 김포평야가 초록빛으로 드넓게 펼쳐지고 강화도 황산도가 지척에 보인다. 강화초지대교를 지나면 평화누리길 1코스 시작점인 대명항에 도착한다. 파고라 입구에 도착하자 ' 평화누리길 1코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인사를 건네는 듯 반갑게 맞이해 준다. 평화누리길 1코스는 바다 건너 강화도를 바라보며 덕포진과 부래도 염하강을 따라 철책길을 트레킹하는 구간으로 굴곡이 심한 지형이다. 1코스를 따라 1,4km에 이르면 나지막한 구릉이 보인다. 조선시대 마지막 군사방어시설인 덕포진이다. 덕포진은 조선시대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서구 열강과 격렬하게 싸웠던 상흔이 그대로 남아있는 격전지였다. 덕포진 북쪽에는 덕포진 파수청터와 손돌묘가 있다. 파수청터는 포대와 돈대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포를 쏠 때 필요한 불씨를 보관하는 장소이며 포병을 지휘하는 장대였다. 덕포진 일대는 손돌목이라 불렀다. 손돌목은 물살이 빠른 곳으로 수십척의 배가 침몰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몽고의 침입으로 고려 고종이 강화도로 피난할 때 뱃사공이었던 손돌의 역사 이야기가 전해져오는 손돌목이란 명칭이 유래되었다. 강화해협(염하)을 길동무하고 산길과 흙길을 따라가면 부래도(덕포나루)가 보인다. 강화와 통진의 사이를 흐르는 염하를 따라 한강물에 떠내려왔다고 하여 부래도라 부르게 되었다. 병인양요(1866년)에 양헌수 장군이 덕포진에서 염하를 도하할 때 강화의 관성진으로 상륙하는 전초기지로 사용하였다. 쇄암리 쉼터를 지나면 1코스의 중간지점인 원머루나루에 도착하게 된다. 원머루나루(고양포)는 강화도의 화도를 오가는 나루터다. 원머루나루에서 약 1,6km에 김포CC가 있다. 굽어진 철책길과 싱그러운 논길, 초록을 머금은 숲길을 페달링하다 보면 강화대교를 지나 문수산성 남문에 이른다. 문수산성은 1694년(숙종 20)에 축성된 산성으로 강화 갑곶진과 강화해협을 지키는 요새로 1866년(고종 3)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군과 격전을 치렀던 곳이다. 문수산성 남문은 평화누리길 1코스가 종료되고 2코스가 시작되는 곳이다. 2코스는 평화누리길 코스 중에서 북한과 가장 인접한 코스로 민간인 통제구역이 많은 구간이며 조강철책을 따라 트레킹하는 길이다. 그러나 2코스 대신에 김포 반도의 최북단인 성동리, 보구곶리. 용강리를 차례로 우회하여 애기봉 입구로 가는 길을 택하였다.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와 용강리는 한강을 연해 황해도 개풍군과 마주보이는 곳이다. 군대생활 32년을 했지만 GP말고 남과북이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남북을 가른 철조망 위로 날아가는 새들처럼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는 통일은 언제 오려나. 꿈같은 생각이다. 평화와 자유는 그져 주어지지 않는다. 이스라엘을 보면 알 수 있다. 역사의 교훈을 잊는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 싸워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우리가 더욱 강한 군대를 갖고 어떤 상황에도 이긴다는 신념과 확실한 군사력 우위에 서는 방법 뿐이다. 임마누엘 교회에서 조강 1리 다목적회관 부근에 이르면 평화누리길 2코스를 만난다. 그리고 조강리 저수지와 개화천을 경유하면 애기봉 입구에 도착한다. 애기봉은 병자호란 때 평양감사와 기생 애기와의 일화가 서려있는 곳으로 북녘땅을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애기봉 입구에서 시작하는 3코스는 김포평야가 펼쳐지고 철책 넘어 한강이 흐르는 평화로운 구간으로 자전거 겸용이 가능하고 농로와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코스이다. 가금로, 마근포로, 마조로를 따라 연화봉로에 접어들게 되면 연화사와 후평리 평야가 나온다. 후평리는 철새 도래지로 천연 기념물 재두루미를 포함한 다양한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때가 일러 철새들은 보이지 않았다. 연화봉로에서 석평로를 따라가면 한강을 만난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아 호흡하니 가슴에 맑은 기가 가득차는 것 같아 마치 구름을 타고 날아갈 것만 같았다. 한강 철책길은 시간이 멈춘 듯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않을 정도였다. 지루함을 떨치고 어느새 한강의 최북단 전류리 포구에 도착하였다. 전류리 포구는 한강의 유일한 포구로 전류는 '물이 뒤집혀 흐른다'는 뜻으로 강물과 바닷물이 하루에 두번씩 교차하여 뒤섞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전류리 포구는 서해로부터 마포나루로 가려는 배들이 밀물을 기다리며 머물다 가는 기착지이면서 마포에서 실어온 물건들이 들어오는 유통의 중심지였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오후 4시경에 양평해장국으로 마파람에 게눈 감추 듯 꿀맛같은 식사를 하고 페달링을 재촉하였다. 식사비용은 아스트라 전(인구)이 유사하였다.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일산대교를 건너 킨텍스를 지나면 대화역에 당도한다, 이번 여행길은 옛 선조들이 국토방위를 위해 치열하게 전투했던 현장을 둘러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으며, 안보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힘들고 드라마틱한 코스는 덕포진 손돌묘에서부터 쇄암리, 포내리 해안 철책길 구간이었다. 바다와 맞닿은 해안이라 길이 좁고 가파른 업다운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페달링하다가 자주 걸었다. 페달링에 어울리는 코스가 아니었지만 고난을 감수하고 강행하였다. 어머니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부을 정도로 괴력을 발휘하면서 드라마틱한 라이딩을 즐겼다. 9시간 동안 81km를 달린 대장정 이었지만 젊은이들 못지않게 대원들은 전혀 피로한 기색없이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지난 5월 평화누리길 9-12코스 못지않게 추억에 남을 만한 명 코스로 기억에 영원히 남게 될 것이다. 쉐도우(명수)의 기획 작품이 아니었더라면 이런 코스는 밟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코스 기획부터 안내까지 담당한 쉐도우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끝까지 함께 동행한 홍토마(홍찬), 아스트라 전(인구), 스카이 천(학천)에게도 똑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대열잔차 브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