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도시의 브랜드- 대구스타디움
최 상 대/ 전 대구건축가협회 회장, 대구예총부회장, 한터겐건축
세계 30억 시선이 대한민국 대구로 쏠리고 있다. 세계 스포츠 4대 빅 이벤트중 하나인 ‘세계육상경기대회’(8월27-9월4일)가 열리는 대구 스타디움은 세계212개국 3,000여 선수들의 역동과 기록을 시시각각 주시하는 바로 그 현장인 것이다.
세기적 경기가 열릴 때 마다 신기록과 함께 스포츠 스타가 등극한다. 신기록과 스포츠 스타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새로운 건축의 탄생 스타건축가가 탄생하기도 한다. 스타디움 건축은 그 나라의 독창적 이미지와 브랜드로서 세계에 알려지는 기회이며 작품으로서의 독창성 뿐 아니라 시대적 기술 문명, 그 국가의 문화적 이미지까지도 표출하게 되는 것이다.
스타디움은 고대 로마시대 투기장으로부터 출발하였다. 1896년 제1회 아테네 올림픽 경기장은 경사지형에 상부구조물이 없는 고대 경기장의 말발굽 모양이었다. 1964년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단게 겐죠’ 설계의 요요기 실내 경기장은 일본적 정서, 동양적 이미지를 서양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스타디움은 막 구조물로 천정을 덮는 ‘포스트 앤 텐션’ 건축공학이 ‘프라이 오토’ 설계로 등장하며 하이테크 건축의 출발을 예고한다.
김수근선생이 설계한 1988년 서울올림픽 잠실스타디움은 전통 항아리와 처마의 곡선으로 한국적 이미지를 나타내는 건축이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스타디움은 새둥지 나오차오(巢集)를 건축이미지화, 물방울 컨셉의 수영장 수이리팡(水立房, 워터큐브)등 독창적 컨셉건축의 등장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상암 경기장은 소반위에 방패연 지붕을 가볍게 올린 한국적 이미지이다. 8개 도시에 월드컵 경기장이 세워졌고 대구는 그 경기장으로 하여금 ‘2003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2011 세계육상경기대회’를 개최하며 메인스타디움으로 부상하게된 것이다.
현대 스타디움 건축의 질적 가치는 비바람 햇빛으로부터의 보호를 위한 상부 지붕 구조물의 디자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진화과정은 기둥 없는 대형구조물 구축을 위한 기술공학과 디자인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천문학적 건설비용이 드는 전천후 자동 개폐식 돔 경기장 시대에 까지 온 것이다. 그것은 상시 경기가 일어나고 입장수입으로 운영되는 프로 경기장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지붕 구조물은 음향과 조명을 위한 인프라 시설이며 경기장의 선수들에게는 빛 바람 강우 등의 환경에서 기록을 결정지우는 조건이 되는 것이며 객석의 관람자들에게는 시각적 공간적 아름다움을 주는 디자인 요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형구조물로서의 스타디움 건축은 합리적 기술 공법에 기초한 디자인이 곧 도시의 미학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대구 스타디움은 6만6천400명을 수용하는 객석과 9레인 트랙과 필드를 수용하는 1등급 경기장이다. 하부 객석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그 객석을 덮고 있는 상부 철골 트러스 구조물 디자인으로 이분화되며 구조적 해법을 조형적 디테일로 형상화 디자인화 하고 있다. 스타디움의 생명은 최대한 짧은 시간의 입장, 짧은 시간의 퇴장이다. 따라서 혼란이 없는 단순 편리 안전한 동선계획이 원칙이다. 그리고 객석에서의 운동장에 대한 가시거리와 가시각도의 안정된 확보, 행사시 경기장 지원 운영시설의 합리적 계획이 기본요건이다. 간혹 수십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회성의 대회행사 이벤트를 위해서 과다한 시설 투자, 유지비용에 대한 유용성이 논란되기도 한다. 다행히도 건립 10여년 내에 3개의 빅 이벤트를 개최한 대구스타디움의 부가가치는 충분하다고 볼 수가 있는 것이다.
햇빛에 노출되는 경기장 축구장은 남북 축으로 배치되며 남향 햇빛 영향을 덜 받는 동서에 객석이 배치, 지붕 트러스 전광판 성화대도 자연히 남북의 축에서 이루어진다. 유니버시아드 도로 정면 입구에서부터 스타디움을 가로질러 남측 산세에 이르는 지붕의 강력한 곡선의 역동적 힘이 대구스타디움을 표현하는 디자인 주제이다. 그 곡선지붕을 지지하는 트라이앵글 기둥 역시 역동적 힘을 표현하고있다. 전면 광장의 7개 원통기둥은 매표소 기능을 갖고 있지만 메가 스트럭처 스케일에 상응하기 위한 조형적 스케일 요소이다.
경기장을 둘러싼 주변의 주차공간, 그 외각을 우회하는 순환 도로를 따라 남측도로의 높은 위치에 이르면 새로운 경관이 나타난다. 꽃이 개화한 듯, 지붕 포물선의 열린 사이로 경기장은 내부 속살을 드러낸다. 광활한 자연, 멀리 팔공산 자락이 배경이다. 더욱 요염한 자태도 있다. 동대구IC에서 수성IC로 진입하는 고속도로에서 스타디움 자태가 정면으로 나타난다. 역광으로 더욱 짙은 산을 배경으로 하이얀 속옷을 드러내듯, 요염한 쌍곡선의 풍만함은 방문객의 시선을 들뜨게 하는, 도시의 초대장이다.
첫댓글 와, 역시 유려합니다! 글도, 스타디움의 디자인도, 사진도... 누구의 설계인지요?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에 부족함이 없겠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