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3일~24일] 지붕 후레싱 및 슁글 마감
오랜만에 돌아왔어요. 학생들은 8월 방학을 마치고, 8월 24일부터 9월 10일까지는 세월호 희망순례길을 다녀왔어요.
그 뒤로는 추석 연휴를 가지고, 2학기를 준비하는 각종 회의를 거친 뒤에 9월23일 집짓기를 재개했어요.
덕분에 우리의 작은집은 한달이 넘게 방치되어서, 쓸쓸하게 태풍 링링이와 타파를 견디고 있었답니다
두번째로 빌린 천막도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아그작!
그래서 9월18일엔 많이 자란 풀을 정리해주고, 부서진 천막도 철거하고, 방수포를 말려두었어요. (사진이 없는건 힘들어서)
본격 집짓기에 들어가기 전 준비를 마쳤습니다.
*2학기부터는 학생들은 개인프로젝트로 산, 승현이 주로 현장작업을 하고 뿌나, 동준, 상우가 시간될때 합류하는 방식으로 합니다.
1. 지붕 후레싱 설치
후레싱은 원래 Flashing이라는 멋진 말이에요. 아무래도 일본식 발음이라 추측되지만, 쥬시후레쉬처럼 표현이 안타까워졌어요.
아무튼 후레싱은 지붕끝 마감재 겸 물받이에요. 구리색, 파란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이 있지만, 저희의 선택은 시크한 검정색!
간단하게 피스만 박아주면 되어서 쉬운 작업이에요.
모서리 부분엔 칼집을 내서 90도로 꺾어주면 됩니다. 정말 쉽죠?
하지만 내리막 방향으로 작업하다보니 피스 박다가 조금만 힘을 잘못주면 데구르르 내려갈 수 있어요.
저같은 초보자는 언제나 조심
잠자리를 찍으려던건 아니고, 태풍에 견디지 못했거나, 장시간 방수시트만 깔리고 방치된 탓에 찢어진 부분들이 생겼어요.
이런 부분은 창문에 붙였던 방수테이프와 남은 방수시트를 잘라 위에 덧발라주었어요.
무시하고 지나간다면 완공 후에도 누수걱정 OK-! 언제나 누수걱정을 하게 될 거에요.
산 반장이 라인을 잡아주면, 따라가며 피스질을 했어요.
핀 같이 생긴건 물동이 고정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작은집은 단지붕이기 때문에 아래(남쪽)벽만 물동이를 놓아주면 되어요.
뜨거운 지붕열에 탈출을 시도하는 산 반장 [산,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삶은 포기하지 않기로 해]
후레싱만으로 깔-끔쓰해진 지붕. 뭔가 마감재다운 느낌이 납니다.
이제 슁글 붙일 준비가 끝났어요.
2. 지붕 슁글 마감
이제 아스팔트슁글을 붙일거에요. 슁글(Shingle)은 조약돌이나 지붕널, 너와판을 의미해요.
자재 선택에 아쉬움이 있지만, 지붕 마감재의 선택폭이 넓지 않은데다 친환경적인 자재를 사용하려면 비용이 급증하기 때문에 지붕만큼은 타협하고 슁글을 택했습니다.
저희 마을의 철물점에서 조금 오래된 슁글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어요.
오랫동안 바깥에 보관하고 있어서 상태도 좋지 않았지만 비용이 절감됐으니까 만조쿠!
저희 공사는 화림원에서 집터로 150m 가량 자재를 옮겨오는 것부터가 시작인데요.
슁글이 겁나게 무거워요. 기와 무게의 1/5이라고 하는데, 그럼 기와는 #$#^@$...
휘청휘청하고 넘어져가면서 겨우 옮겼어요.
슁글 시공은 어렵지 않아요. 아래에서 위로 겹치는 방식인데요.
맨아래 층은 이중으로 겹쳐서(고무 라벨부분이 아래로 한번, 위로 한번) 누수가 되지 않게 잡아두고,
흰 선보다 약간 아래로 윗층을 겹쳐서 루핑못을 박습니다. 여기에서 루핑못총이 있으면 작업이 쉬운데 우리는 그런거 없어요.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슁글을 옆으로 나열할 때, 빈틈이 격자무늬(like 화장실타일)가 되지 않고 엇갈릴 수 있도록
가장 왼쪽 타일을 온장-가로 2/3장-가로 1/3장 순으로 작업해줬어요. 그러면 물이 새더라도 여러 방향으로 퍼지겠죠?
못은 슁글 한장에 4개씩 박고 윗장을 겹칠 때는 아랫장의 고무라벨 부분까지 맞물리도록 루핑못을 박아주면 됩니다.
오늘 다 하고 싶었는데 석양이...진...다...
하루 안에 다 끝내고 싶었는데, 중간에 루핑못사랴, 슁글 나르랴 고생한터라 70% 정도 마치고, 9월 23일은 이렇게 마무리 했습니다.저녁 7시까지 고생했어요.
+동준이가 실내에서 화장실 벽 OSB합판 붙이기를 했는데, 사진이 없어요.
함께 폰 라이트 비춰가며 저녁까지 고생한 동준에게 압도적 감사를!
그리고 다음날(9월 24일),
무척이나 맑은 하늘에 놀러가고 싶어서 얼른 슁글 마감을 했습니다.
오후부터는 작은집을 많이 도와주신 영준샘네 창고정리를 가야했으니까요.
산이 망치질을 거의 맡았고, 승현은 슁글재단 밑 마무리 작업을 맡았어요.
몇줄 안남은 상태인데 양쪽 수평도 거의 맞아떨어졌고, 전날부터 맞춰온 산-승현 조합으로 굉장히 EASY하게 끝내버렸습니다..
한쪽에서는 뿌나가 화장실 벽면과 2층에 채워넣은 왕겨훈탄을 말렸어요.
뽀송하게 말라서 단열 잘 부탁해!
파란 하늘보다 아름다운 승현과 산의 뒷태, 옆태 '이유는 모르겠고 이런 감성엔 오늘은 치킨각이다'
슁글이 끝나서 동준이도 씬나씬나 에헤헿
그리고 이 모든 걸 애잔하게 바라보는 한 사람.... 뿌대장님... 아름답다...
이렇게 지붕작업을 잘 마쳤어요. 이제 하나하나 마감해가는 느낌!
외장벽채마감(사이딩)만 끝나면 본격적으로 내부시공을 할 수 있겠어요
인원은 줄었지만 더 힘내서 마감해보겠습니다 :-)
첫댓글 참 잘했어요
도장 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