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그래서 오늘 교장실에서 학생들에게 합격증과 상품을 수여한다.
합격증은 합격한 학생들에게, 그리고 상품은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에 응시한 모든 학생에게 수여한다.
합격 여부를 떠나 우리의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자격시험에 응시한 학생들의 노고와 마음을 감사하게 여겨 학교에서는 상품을 증정하기로 하였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한 거다.
학생들이 자격증을 딴다고 해서 내신 점수에 도움이 된다거나 고등학교 진학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학생들은 자격시험에 응시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 순수하게 권했을 뿐이다.
나 역시 학생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공부하고 응시했다.
선생님도 시험 본다고 하면 학생들이 더 열심히 할거라 생각했다.
난 아쉽게도 떨어졌지만.
하지만 합격한 학생이 있다.
한국사 부분에서는 나보다 훌륭한 학생이다.
아니, 내가 학생이고 학생이 교사일지도 모른다.
나보다 어리지만 더 많이 알고 있다.
내년에 다시 도전하리라.
그때, 이번에 떨어진 학생들에게 함께 다시 도전하자고 말하리라.
그래서 우리 모두 합격할꺼다.
그리고 합격증 들고 교장 선생님 앞에서 다시 인증사진 찍을꺼다.
합격한 학생은 참 좋겠다.
학교에서는 정문에 합격 축하 프랑카드도 걸어준다고 하더라.
자기 이름이 떡하니 박힌 프랑카드가 학교 정문에 걸리면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울까?
교사인 내가 학생이 부러운 적이 별로 없는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합격한 학생이 부럽다.
좋겠다.
합격해서.
그리고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