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메일에 전달 된 "漢詩 속으로” :次積雨空林煙火遲韻(차적우공림연화지운),別情人(별정인),寄友(기우),上所見(노상소견),士小節(사소절

[이상숙]

🔥지금 나와도 떡상할 팝송 명곡 50곡 모두 해석해버리기 | PLAYLIST https://www.youtube.com/watch?v=7mkbB3nPg7k

* 飛龍비룡 辛鐘洙신종수 總務총무님 提供제공.

1. 次積雨空林煙火遲韻(차적우공림연화지운) ‘장맛비에 빈 숲에 연기가 피어나지 않네’라는 詩(시)에 차운하다
高用厚(고용후, 1,577~1,652)
乳燕喃喃夏日遲	유연남남하일지	제비 새끼 지지배배 여름날이 긴데
耕夫帶雨墾荒菑	경부대우간황치	농부는 비 맞으며 묵정밭에서 김을 매네
茅簷處處依三畝	모첨처처의삼무	초라한 농가는 좁은 밭뙈기를 부쳐 먹는데
柳巷時時啼一鸝	유항시시제일리	버들 늘어선 골목에는 때때로 꾀꼬리 우네.
奮揷竹籬臨澗水	분삽죽리임간수	개울 앞에 대를 마구 꽃아 울타리 엮고
新炊麥飯採園葵	신취맥반채원규	앞뜰에서 아욱을 따와서 새로 보리밥 지었네
瓦盆酒熟親朋至	와분주숙친붕지	막사발에 익은 술 따르자 벗이 찾아오니
取醉忘形不復疑	취취망형불복의	술 취해 육신을 잊고 꼭 이렇게 살아가리라.
字는 선행(善行), 號는 청사(晴沙), 본관(本官)은 장흥(제주)이다. 제봉(霽峯) 고경명(高敬命)의 6째 아들이다. 초라한 농가이지만 만족을 알고 근실하게 살아가면 그것으로 족하다. 새로 타작한 보리밥 한 솥 듬뿍 짓고 채마 밭에서 아욱을 따와 국을 끓였다. 더구나 새로 담근 막걸리가 막 익을 무렵 친한 벗이 찾아온다. 이러한 행복은 부와 권세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 別情人(별정인) 정든 님과 이별함.
鄭誧(정포, 1309~1345)
五更燈燭照殘粧	오경등촉조잔장	새벽 등불 아래 화장기 남은 님의 얼굴 보며
欲話別離先斷腸	욕화별리선단장	떠난다 말하려니 마음이 너무 아파
落月半庭推戶出	낙월반정추호출	달 그림자 반 쯤 드리운 뜰로 나왔더니
杏花疎影滿衣裳	행화소영만의상	살구꽃 성긴 그림자만 옷자락에 가득
달 그림자 반 쯤 드리운 뜰, 그 뜰에 살구꽃 그림자. 방 안에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잠 만 자는 천진한 여인. 며칠 전부터 이별을 말해주려고 이제나 저제나 하며 망설이다가 차마 꺼내지 못하고 드디어는 오늘이 마지막 밤이 되고 말았다. 자는 이를 깨워서 떠나야 한다고 말하려니 애가 끊어지는 듯하다. 밤이 다 가도록 잠들지 못하고 갑갑한 마음을 식히려 방문을 열고 뜰로 나서니 이미 반 쯤 기운 달이 살구꽃을 비춘다. 그 성긴 꽃 그림자가 이 시인에 옷에 점점이 찍힌다. 지방관으로 내려가 그 곳 관기와 흠뻑 정이 들었다가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이 원님은 그렇다 치고 날이 밝으면 靑天霹靂(청천벽력) 같은 이별을 해야 하는 이 여인은 어찌하란 말인가. * 五更(오경): 오전 3시에서 5시, 하룻밤을 다섯으로 나눈 마지막 시간 * 殘粧(잔장): 화장기가 남은 얼굴, 즉 여인을 의미함.

3. 寄友(기우) 벗에게 부치다.
백광훈(白光勳, 1537~1582)
江水東流去	강수동류거	강물이 동으로 흘러 가네,
東流無歇時	동류무헐시	동으로만 흘러가며 쉬지를 않네.
綿綿憶君思	면면억군사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대 향한 그리움은,
日夜海西涯	일야해서애	밤낮으로 바다 서쪽 끝으로.
* 백광훈(白光勳)은 문장가이자 시인으로, 최경창(崔慶昌)[1539~1583]·이달(李達)[1539~1612]과 더불어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리며 명성을 떨쳤다. [출처, 네이버 이달(李達)의 山寺(산사) 시를 읽고서 삼당 시인으로 불리는 백광훈(호는 옥봉(玉峯)) 시를 몇 편 읽어보게 되었다. 당시풍의 시를 썼다는 사람들인데 독자인 나는 당시(唐詩)도 잘 모르지만, 조선의 문인들의 시를 읽으며 그 느낌을 전해 받는다. 사람을 노래하고, 친구를 그리워한다. 자연을 읊고 계절을 노래한다. 외로움과 그리움을 글자에 녹여 표현하다.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어찌나 표현을 잘하는지 부럽다. 지금의 시인들 또한 그러하다. 시인들의 사색과 감정이 시를 통해 지금도 이어진다. 표현과 시어가 다를 뿐 늘 시인의 사색과 감정은 새로운 시를 만들어낸다. 누가 더 참신한가를 다툴 뿐이다. 친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강물은 동쪽으로 동쪽으로 흘러가는데, 쉬지 않고 동쪽으로 흘러가는데, 그대는 서쪽 끝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벗을 만날 수 없는 답답함과 간절함이 묻어난다.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은 자신이고, 바다 서쪽 끝에는 그대가 있다. 밤낮으로 그대 그리워하는 마음은, 바다 서쪽 끝에 있는 그대 생각 다함이 없다는 시인이다. 이런 시를 접할 때면 '벗', '그대'가 정말 동성의 친구인지, 이성의 친구인지 헷갈릴 정도다. 연인이 서로 사모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듯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 나를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있다면 그 친구가 얼마나 그립고 간절히 보고 싶을까. 인생의 굴곡마다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고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그 인생 나름 괜찮은 것 아닌가. 이제는 그런 친구를 SNS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세상이다.

2025 2월 송파여성문화회관 한국화 ”💚#👀 # 🔴1 💚 수묵채색화반 산수화 하강 전영미 강변 여정 35 https://www.youtube.com/watch?v=KuxDrZY92xQ&t=36s

4. 路上所見(노상소견) 길가에서 본 것(여인).
姜世晃(강세황, 1,712~1,791)
凌波羅襪去翩翩	능파라말거편편	사뿐사뿐 걷는 아름다운 저 아가씨
一入重門更杳然	일입중문경묘연	문 안으로 들어가니 눈 앞에 아른아른
惟有多情殘雪在	유유다정잔설재	그래도 다정할 손 잔설이 남아있어
屐痕留印短墻邊	극흔유인단장변	담장 옆에 찍힌 발자국이 고아라
길을 가다 우연히 본 뒷모습이 아름다운 소녀. 눈이 쌓인 길을 종종걸음으로 걷는 자태에 마음이 이끌려 뒤를 따라가니. 어느 솟을대문으로 들어간 소녀의 모습이 눈에 아련하다. 호기심에 그 집 문 앞을 얼쩡거린다. 소녀의 모습은 사라져 보이지 않지만 담장을 따라 눈 위에 찍혀 있는 그녀의 발자국이 이 총각의 가슴에 새롭게 자국을 남긴다. 조선시대 선비 강세황의 경쾌한 소품이다. 아무리 대하기 어려운 어른이라도 개구쟁이 어린 시절이 있었듯, 異性(이성)에 눈을 뜨는 思春期(사춘기) 또한 당연히 있지 않았겠는가. 豹菴(표암) 姜世晃 선생은 근엄하고 진지한 모습 속에 이런 솔직하고 상큼한 여유가 있어 더욱 존경스럽다. 양반 출신 화가로도 유명한 분이다. * 凌波羅襪(능파라말),  凌波微步(능파미보),  羅襪生塵(라말생진)에서 따온 말, 얼음(凌) 위를 종종걸음으로 걷듯 미인의 걸음걸이가 가볍고 아름다운 모습. 羅襪은 비단버선 * 翩(편):  훌쩍 날다, 오락가락하다 * 屐(극):  나막신.

5. 士小節(사소절) 책명(冊名)
李德懋(이덕무, 1,741~1,793)
治生保家	치생보가	치생을 잘 하여 집안을 보전하는 것이
優於干祿	우어간록	벼슬을 구하는 것보다 낫고
攝生保身	섭생보신	섭생을 잘 하여 몸을 추스르는 것이
勝於佞佛	승어영불	부처에게 아첨하는 것보다 나으리.
* 治生(치생) :  살아갈 방도를 마련함 * 攝生(섭생) :  오래 살기 위하여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병에 걸리지 않게 노력함. 사소절(士小節)은 수양서(修養書)로, 8권 2책. 고활자본. 사전(士典) 5권, 부의(婦儀) 2권, 동규(童規) 1권의 3편으로 나누어, 선비·부녀자·아동교육 등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예절과 수신에 관한 교훈을 예를 들어가면서 당시의 풍속에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이덕무(李德懋)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 사람들은 그에게 간서치(看書痴)라는 별명을 주었는데 이는 책만보는 바보 라는 뜻이다. 정조대왕 시절 나이 52세로 세상을 하직하였다. 그의 문집 사소절에 실린 몇몇 어록은 그 재미가 쏠쏠하다. 이덕무(李德懋)의 사소절(士小節)은 예기(禮記), 곡례(曲禮)의 세세한 행동에서 나왔는데 그것을 실행하면 근칙(謹飭)하는 선비가 될 수 있으니, 의당 ‘동국(東國)의 소학(小學)’이라고 말할 만하다. 자(字)는 무관(懋官)이고 호(號)는 형암(炯庵), 아정(雅亭), 청장관(靑莊館), 별호(別號)는 선귤자(蟬橘子). 본관은 전주(全州)이며, 조선 제2대 임금 정종의 막내 아들인 무림군 이선생(李善生)의 10대손이다. 박제가(朴齊家)·유득공(柳得恭)·서이수(徐理修)와 함께 규장각(奎章閣) 검서관(檢書官)이 되어, 그들과 함께 4검서관(四檢書官)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의 저술은 아들 이광규에 의해 《청장관전서,집성되었으며, 사후 이덕무(李德懋) 본인이 정선한 《아정유고, 雅亭遺稿》가 정조 임금의 특명으로 간행되었다.

*****(2025.02.18.)

화가 윤옥순 갤러리 | 윤옥순갤러리 | 대한민국 서울

* 小泉소천 鄭鐘圭정종규 會員회원님 作品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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