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은 모든 덕 중에서 백합꽃과 같은 것이며 인간을 천사와 비슷하게 만드는 덕입니다. 모든 사물의 아름다움은 깨끗함에서 비롯됩니다. 사람이 깨끗하다는 것은 곧 정결하다는 의미입니다. 정결이란 품행이 단정하여 명예에도 흠이 없음을 말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정결은 몸과 마음이 결백한 덕으로서는 다른 덕과 구별되는 독특한 빛을 지니고 있습니다. |
정결은 정당한 결혼 이외에 육체적 쾌락을 누리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습니다. 결혼은 육체의 감각적인 욕정을 보상하는 신성한 제도입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결혼 생활에서도 바르고 아름다운 의지를 지녀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육체적인 향락에 다소 그늘은 있을지라도 이것을 지배하는 의지에는 하나의 오점이 있어서도 안 됩니다. |
순결한 마음은 더러운 물은 한 모금도 삼키지 않는 진주조개와 같아서 하느님께서 규정하신 결혼 생활에 따른 결합 외에는 어떤 유혹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모든 무익하고 의심스러운 온정과 쾌락에 마음을 써서는 안 됩니다. |
필로테아 님, 정결 덕의 제1단계는 금지되어 있는 쾌락, 즉 혼외의 쾌락이나 결혼 생활 내에서도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쾌락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정결 덕의 제2단계는 허락된 쾌락일지라도 과도하게 누리지 않는 것입니다. 정결덕의 제3단계는 정당한 쾌락일지라도 그것에 애착하지 않는 것입니다. 결혼의 신성한 제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요한 쾌락을 누려야 하지만, 이것에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
정결은 모든 사람에게 매우 필수적인 덕입니다. 남편이나 아내를 잃고 홀로된 사람에게는 현실과 미래의 유혹을 뿌리칠 뿐만 아니라, 지난날의 결혼 생활에서 정당하게 누리던 쾌락과 연관되어 뇌리에 떠오르는 공상까지도 물리칠 수 있는 강한 정덕이 필요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젊었을 때 경험한 육체적 쾌락을 완전히 끊어 버린 아리피오라는 사람의 정덕을 극찬했습니다. |
흠이 없는 과일은 짚이나 모래 또는 나뭇잎 속에 묻어 저장할 수 있지만, 부실한 것은 꿀이나 설탕에 담가 잼을 만드는 것 외에 달리 보존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흠이 전혀 없는 정결을 지켜 나갈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쾌락을 경험한 사람들은 꿀과 설탕 역활을 하는 참되고 올바른 신심을 지녀야만 정결을 지킬 수 있습니다. |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은 쾌락에 대한 상상을 피하고 순결한 마음을 보존할 수 있도록 정덕을 닦고 온갖 호기심을 물리쳐야 합니다. 이런것은 동물적 쾌락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젊은이들은 정결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귀하고 소중한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
부나비가 불을 보고, 그 빛에 홀려 주위를 맴돌다가 불 속으로 뛰어들 듯이, 연애의 불꽃에 휩쓸린 젊은이들은 그릇된 판단과 여러가지 망상에 빠져 결국에는 쾌락 속에 몸을 던져 자신을 망치고 맙니다. 그들은 불꽃의 아름다움에 끌려 불 속으로 날아든 부나비보다 더 어리석습니다. 부끄러운 짓인 줄 알면서도 어리석게 동물적 향락의 유혹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