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 벽에 기대서서.. [대둔산/완주]
2014. 10. 26 [일]
평택 종주산악회 54명
괴목동천공터 - 간첩바위 - 금오봉 - 허둥봉 - [대둔산(마천대)] - 전망봉 -
수락계곡 - 구름다리 - 수락폭포 - 선녀폭포 - 수락전원마을 [5시간 40분]
빛의 건조함이 적적하게 생겨나는 시각, 붉게 타들어가는 산자락 사이로
구불구불 산길을 이어가며 가을 경치를 감상하는 대둔의 멋이 한층 부풀어
오른다. 가을의 문이 조용히 열려져 우리의 마음을 되받는 듯 절기의 소박함을
나타내고 있다. 즉 편차가 없는 수수함이다.
짙은 농도의 연무가 산정을 두르며 가을을 이고 있다. 발자국 소리와 숨소리의
혼합이 한결 같다. 그 혼재된 소리는 가을 속을 누비며 이 산정에 귀의하고
있다. 가을의 시간이 부가된다. 오솔길처럼 나있는 산길을 따라 고요한 숨결을
토해낸다.
산 벽의 기운이 이 가을에 맞춰 소소히 일고 있다. 상봉과 연봉들의 힘찬
움직임이 돋보인다. 바라보는 동안 가을의 연무가 그 위를 지나고 있다. 작은
노송들이 기암위에 앉으며 소쇄한 놀이를 하고 있다. 연푸르게 피어나는
가을꽃이 연상된다.
기암의 품새가 꼭 제격에 맞춰 가을 길을 이어가고 있다. 곱다란 빛이 얼굴을
가리며 밝게 비추고 있어 가을의 생각을 이어가게 한다. 끝없이 타오르는
추상의 예스러운 맛이 깊이 스며든다.
『우람한 골격과 예쁜 수림의 모습이 천연 조화를 이루네요. 』
『짙은 연붉은색으로 타들어가는 가을빛이 시간의 흔적을 나타내고 있어요. 』
『늘 이 산정의 가을은 무리 없이 흐르는 안온함을 선사합니다. 』
『맞습니다. 작지만 작은 용아 대둔의 가을은 서정이 넘쳐흐릅니다. 』
깊은 축적이 깃든 단애의 심원함이 커다랗게 펼쳐있다. 깊이의 추심이 기운을
타고 단애 속에 질펀히 배여 있다. 단풍잎이 요원한 색채를 하며 가을빛을
한 아름 안고 있다. 기묘한 바위들과 섬섬한 조화를 이뤄낸다.
가을 길이 열린다. 서서히 지고 지는 가을 색깔이 퇴색되려는 듯 자연의 변성이
다가왔음을 알린다. 석 빛과 잎새들의 모양새에서도 선연한 느낌이다. 속절없는
시간만이 가을을 잡고 흐를 뿐이다.
잔잔히 흘러가고 있는 구름에서 세월의 영영함을 느낀다. 저마다 특성이 있는
계절의 감성이 틀리듯 이 시간의 틀 속에서 제갈 길을 가고 있는 중이다.
고요한 변화이다. 계절은 거침없이 시간을 영유하는 것이다.
그림자 짧아지는 가을의 시간 속에서 허둥봉과 장군봉은 꿈속의 다발같이
자기들만의 세상을 이루고 있다. 그것도 영화스런 이 가을날에. 기암괴석들의
표정이 사뭇 밝아진다. 스스로 비추어내는 표상이 그리움처럼 번져가는 느낌은
어디까지인가.
빛에 묻혀 소소히 멀어져가는 세상의 풍경이 그리워진다. 깊게 드리워진 형상이
두 어깨를 짓누르는 듯 하다. 높아진 하늘을 보면서 머나먼 햇살 아래의 풍경을
응시한다. 늘 하늘을 관조하는 구름 도량처럼 관대하였으면… .
중천에 떠 가쁘게 발산하는 빛의 감도가 맹렬하다. 한층 달구어진 전망봉의
석대에서 스러졌던 지난시간을 보듬는다. 돌아온 길의 여운이 진솔하게
나타난다. 울긋불긋 솟아난 기암들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바라보니 우리들의
마음만 두드릴 뿐 가을의 울림이 지워지는 듯 적적한 공기만이 나부낀다.
돌 틈에 기대어 하늘을 떠받치는 구름다리와 붉은 삼성계단이 가을되어 버무린
사랑을 맺고 있다. 빛 속에 비친 친구와 연인사이다. 허공을 마음 삼아 영원토록
허전함과 동시에 쓸쓸함을 발견하여 치유되도록 시간의 속도를 피하기까지
한다. 결코 드리울 수 없었던, 그리움에 묻혔던 상념을 통째 드러내기도
한다.
『가을이기에는 아직 가시적인 느낌이 들지만 그 가을의 모습은 언제나 중후한 멋이 생겨나거든요. 』
『점점 퇴색되는 잎들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걸 보니 가을이 빠르게 오고 있습니다. 』
『소연히 흐르는 가을바람이 산정을 물들이며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
『꿈이 흐릅니다. 가을이 전율하는 꿈이… . 』
기암 외벽에 솟아있는 가을의 향을 무진장 전하고 싶은 홍단풍이 성급한 채
화려함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 주춧 기둥으로 서 있는 기이한 석벽은 가로 묵은
오랜 틀을 간직하며 가을의 웅장한 터널을 이루고 있다. 색소처럼 퍼지는
바람이 보일 듯한 느낌이다. 눈이 채색되기 시작한다. 무심한 마음이 감돈다.
은둔처럼 박혀있는 붉은 강돌은 낮 시간을 틈타 가을의 작은 길을 이뤄내며
거칠었던 호흡을 멈추고 있다. 석상의 길과도 같은 것이다. 낮게 두른 병풍미를
감싸며 영롱한 붉은 산빛을 뒤덮고 낙엽소리를 들으며 더 깊어지는 가을의
대둔은 석군들의 보석고이다.
시간 속에 물들고 색에 물들은 대둔의 풍치. 절실하게 다가오는 그 가을적
미학에 달무리처럼 한편의 깊이가 마음의 정서로 깃들여진다. 흰색을 늘어지게
품다가 지쳐 스러지면은 그간 감췄던 葉色 窓이 가슴까지 물들이고 만다. 가만
적시는 가을의 소리가 눈물 되어 쏟아진다.
붉은 색계에 붉은 강암은 시간이 아껴놓은 깊은 시선을 간직하고 있다. 그 시선
속에는 언제나 대기가 혼재되어 복합적인 유색을 함유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오랜 세월 지탱한 특유의 고즈넉한 가치를 순수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바위와 바위 틀의 냉엄한 차이와 바람과 석벽사이의 수런거림이 빛과 빛 사이를
관통하며 순간 그림이 되어 시계를 넘나든다.
푸른 공기가 산중을 떠나며 고요한 풍경을 연출한다. 산변마을이 정겹고, 시기의
순박함을 알리는 평야의 가을걷이가 물결일 듯 소소하게 내 눈을 스친다.
평화롭고 텅 비어 있는, 눈 따라 가는 시선이 참 우수적이다.
가을이, 특출한 기암에 멎어있는 빛줄기가 산법의 고수인 바위에 부딪히며
그 위에 내려앉아 단풍 되어 하늘로 오른다. 그 천연함에 마음이 오롯해진
시간 속을 넘는다. 별안간 낙화되어 공중비행을 하고 싶다. 돌아온 자리를
되돌아본다.
천만사 늘어놓은 실버들처럼 세월은 소리 없이 흐늘어지는데 … 가을을,
이 가을을 사랑하고 싶다. 시간의 애욕에 스르르 집약되면서 늘 그래왔듯이
리얼리즘에 빠져들고 싶다.
수락계곡의 은은함과 수락폭포의 청초함이 대둔의 별로 변신하여 뭇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차디찬 굉음과 가을의 포효를 마음껏 내지르며 많은 수심을
안겨가는 폭포수는 이별의 기억을 견뎌내는 것처럼 우수에 차있다. 그 속에
얼굴을 묻는다. 얼음처럼 차가운 냉기가 디뎌온 기억의 시간을 무릇 생성케
한다. “나를 떠나지 말아요.” 햇살의 무제함에 뜻밖의 설렘이 인다.
[가을빛에 물들은 가을이 오긴 온건가요. 산정의 정경이 매몰차게 이별을
요구하나 봐요. 그런 건가요. 시기의 속성상 그럴 수밖에 없나 봐요. 우리의
기억 속에 공간과 순간의 공존 속에 이별은 왠지 친근감이 느껴지니까요.
시간의 성가심도 빛에 멈춰있어 포근한 느낌이네요.]
▣▣▣
이 시간을 함께하신 고문님, 회장님, 부회장님, 사무장님, 산악대장님 등과
회원님, 산우님들, 애정 어린 관심 속에 종주가 나날이 각인되고 있습니다.
감사드리구요, 가을의 풋풋한 시간 속에 녹아들었던 그 순간이 은밀히
찾아듭니다.
종덕 대장님과 회장님 사모님께서 정성껏 준비하신 소고기 육개장 후(後) 식(食)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애써주신 이년헌 고문님을 비롯한 여성회원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2014. 10. 27 그 시간을 반추하면서..
첫댓글 대둔산 멋진영상 또산우님들
멋진포즈 아무나 따라 할수없는
대장님만의 산행기 잘보았습니다
수고하셨읍니다
회장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화창한 가을빛에 녹아든 산행이었습니다.
대둔의 멋을 깊이 느끼면서 산행한 시간이 문득 떠올려집니다. 감사드립니다.
잘 보았습니다...수고하셨습니다...
첨마음님 운동좀 열심히 하시구려. 체력이 많이 저하된 느낌이 드네요. 0혼 생활에
깨가 쏟아져서 그러시나? ㅎㅎㅎ~ 수고 많았어요. 다음달 산행 때 보시구려.
구절구절 조은글 감사
수고하섰습니다
종덕 대장 수고 많았소. 감솨!!
대둔산은 100대 명산에 속해서 이번산행은
더욱 기대가 컷습니다.
기대만큼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대장님!! 수고많으셨고 산행기 잘봤습니다.
대장님, 남북종주하랴, 산님들 이끌으랴. 안전 챙기랴... 넘 수고 많았습니다.
인파에 묻혀 가을단풍이 사람단풍으로 변한 줄 알았답니다. 위험을 다스려가며 안전하게 산행마침을
감사드립니다. 건강 잘 챙기시어 좋은 산행 이어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