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원봉사센터에서 인연을 맺은 언니랑 저는
한때는 거의 날마다 만날 정도로 친하게 지냈었는데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언니가 그나마 있던 시력을 거의 다 잃게 되면서
요즘은 예전처럼 그렇게 자주 만나지는 못하게 되었지만 음악을 전공했던 언니는
이렇게 연말이 가까워오면 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악회를 열고 저를 초대하여
그때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언니를 만나러 가곤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동안 소식이 뚝 끊어졌던 언니가 겨울이 되니 또 어김없이 음악회에
초대하는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이번에는 운좋게 후원을 좀 빵빵히 받았다고 해서 기대했었는데 막상 홍보물을 받아 보니
오히려 음악회는 여느 때보다 훨씬 축소되고 행사쪽에 더 치운친 듯한 감이 들어 아쉬웠지만
이 행사를 위해 또 언니가 얼마나 수고했을까를 생각하니 아쉬움이 금새 가시었습니다.
다른 해에는 음악회 전후에 자질구레한 일들을 도와주곤 하느라 음악회를 제대로 감상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객석에 편하게 앉아 지대로 감상만 하면 될 것 같아 마음이 벌써부터 즐겁습니다.
워낙 규모가 작은음악회라 일부러 오라 소리는 못하겠고
걍 혹시 낼 행사장 근처를 지날 일이 있으면 들러 보시라고 안내합니다.
아, 그리고 혹시 안구 및 장기기증에 관심있으신 분들을 위해 장기기증신청서 양식도 함께 첨부하니
걍 참고하세요. ^^
첫댓글 언니~ 이제사봤네..좋은 음악회였을 것 같다 ^_____^
헉 - 벌써 어제였네요 .;;; 한참 읽으면서 가고 싶다 라고 생각했더만 ㅠ_ㅠ (역시 매일 카페 출석의 필요성을 또 한 번 절감합니다!) 언니 잘 다녀 오셨어요~?
가슴이..찡해요... 좋은 음악회 였을 것 같아요~ 다음에는 함께가도 좋을 것 같아요..^^
바쁜시간 쪼개어서 가야해서 조금 부담도 되었고 별로 기대도 안하고 갔더랬는데 음악회가 그 어느때보다 좋아서 객석에서 제가 어찌나 흥분했었는지...ㅋㅋ 너무 훈훈하고 멋진 음악회였어요. 함께 보았으면 참 좋았을텐데...
우쒸~~~왜 혼자 잼난거 보러간디야~~ 겁나 의리없네~~~ 3시 공연이면 끝나고 '딱' 뒷풀이 시간이고만... 삐짐이여~~~ 흥!!!
정말 함께 했으면 좋았을 음악회였어요. 해마다 그렇긴 하지만 특별게스트 '나무자전거' 빼고는 성악, 바이올린, 클라리넷 연주자 모두 시각장애인이어서 마음의 울림이 더욱 컸었죠. 그리고 나무자전거의 노래와 연주도 어찌나 따뜻하고 달콤했는지 본래도 좋아하긴 했지만 그날 저 완전 꽂혔어요. 담엔 꼭 함께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