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저는 열정과 노력이 부족해 저에게 주신 재능을 살리지 못해 너무도 평범한 사람이 됬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작가도 되지 못하고 공부하기를 좋아했지만 학자도 되지 못하고 평생 종교에 몰두했지만 여전히 깨달음도 없이 죄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런 저의 게으름을 자백합니다. 그러나 제가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하고 아무 업적도 남기지 못했지만 저는 제가 이름도 없고 지위도 없고 잘난 것 하나 없는 평범한 사람인 것을 한없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좋은 것은 자랑할게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을 지키려고 허세를 부리거나 위선적으로 살 필요없이 있는 그대로 자유롭게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냥 평범한 수많은 나뭇잎들 덕분에 나무가 살아 있듯이 이름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 덕에 세상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런 평범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그들 속에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면서 서로 돕고 사랑하며 살게해 주십시요. 제가 저를 과장하지 않고 잘난척하지 않고 있는 모습 그대로 소탈하게 살게해 주십시요. 하느님 산 속에 핀 작은 들꽃처럼 제가 이 땅에 살다간 줄도 모르게 숨어 산 사람처럼 살게해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