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20일은 ‘춘분(春分)’입니다. 24절기 가운데 네 번째 절기인 춘분은 양력 3월 21일 전후, 음력으로는 2월 무렵에 해당합니다. 오늘은 다가오는 2016년 춘분! 춘분뜻부터 춘분 음식과 풍습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절기, 춘분뜻은?
춘분은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과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청명(淸明)’ 사이의 절기입니다. 이날은 태양의 중심이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습니다. 이날을 기점으로 밤보다 짧았던 낮의 길이가 점차 길어지게 됩니다.
고려나 조선시대에는 이날 겨우내 잠가두었던 빙실(氷室)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 때 북방의 신 현명씨(玄冥氏)에게 ‘사한제(司寒祭)’를 올렸습니다. 이 제사는 국가의례에서 소사(小祀)로 행해졌다고 합니다. 이와 반대로 얼음을 빙고에 넣을 때에는 ‘장빙제(藏氷祭)’를 지냈다고 합니다. 사한제나 장빙제는 나라의 제사나 여름 더위를 식히는데 이용했던 귀중한 얼음을 잘 보관하기 위한 의례였습니다.
한 해 농사가 시작되는 날
춘분날부터 20여 일 간은 기온 변동이 가장 큰 시기입니다. 이때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예로부터 농부들이 한 해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로 삼곤 했습니다. ‘2월은 천하 만민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다’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이 시기부터 농가의 일손이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 문화권에서는 춘분을 농경일로 삼아 씨앗을 뿌렸습니다. 이때는 이웃끼리 파종할 씨앗을 바꿔가며 뿌리기도 했습니다. 또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했으며, 담을 고치는 등 본격적인 농삿일을 시작했습니다.
춘분이 든 음력 2월을 다른 말로 ‘춘한(春寒)’이라고도 부릅니다. 춘한은 겨울이 지났음에도 아직 차가운 기운이 남아있는 봄날의 추위를 뜻합니다. 요새는 춘한보다 ‘꽃샘추위’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곤 합니다. ‘꽃샘’이라는 말은 ‘풍신(風神)이 샘이 나서 봄꽃을 피우지 못하도록 바람을 일으킨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합니다.
춘분 즈음에 행해진 이색 풍습
춘분은 농사일을 시작하는 시기였기 때문에 농사와 관련된 풍습이 대부분입니다. 겨우내 약해진 논·밭두렁에 말뚝을 박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 이날 날씨를 통해 한 해 농사의 풍흉(豊凶)과 운수를 점치기도 했습니다.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해가 뜰 때 동쪽 하늘에 푸른 기운이 있으며 보리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만약 이 날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아진다고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춘분이 든 음력 2월, 특히 2월 1일에는 예로부터 여러 풍속들이 행해졌습니다. 영남 또는 해안지방에서는 바다의 안전과 풍요를 가져다준다고 믿어진 영등할머니가 내려오는 날로 여겼습니다. 또 농가에서는 ‘머슴날’이라 하여 겨우내 쉬었던 머슴들을 불러들여 일년 농사를 부탁하고, 이들을 대접하는 행사를 치렀습니다. 이 머슴날에는 주인이 술과 음식을 푸짐하게 준비해 풍물과 함께 하루를 즐겼습니다.
춘분 음식을 살펴볼까요? 춘분에는 송편과 같은 떡을 만들어 나이대로 나눠줬습니다. 머슴은 물론 어린아이들에게도 나눠줬는데, 이 떡을 ‘나이떡’ 또는 ‘머슴떡’이라고 불렀습니다.
또 집집마다 콩을 볶아 먹기도 했습니다. 이 날 볶은 콩을 먹으면 새와 쥐가 사라져 곡식을 축내는 일이 없다고 믿었습니다.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힘든 보릿고개를 버티던 사람들은 이 콩 볶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2016년 춘분의 모든 것, 춘분뜻과 이 시기 행해진 풍습들을 살펴보았습니다.
2016년 춘분이 지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완연한 봄이 펼쳐질 것입니다. 춘분이 낀 이번 주말에는 근교로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첫댓글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