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지정생존자라는 것이 있다. 대통령이 연설이나 큰 행사에 참여할 때 한 사람을 지정생존자로 선정한다. 그리고 지정생존자는 비밀 장소에서 대기한다. 이러한 제도는 대통령이 테러 등으로 죽게 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대통령이 죽게 된다면 지정생존자가 바로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주택 관리부 장관 톰 커크먼은 캐나다에 있는 기구로 가라는 말을 듣는다. 사실상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제외된 것으로 해고를 당한 것이였다. 커크먼은 내일까지 답을 주겠다고 했고 돌아간다. 그날 밤 아직 커크먼이 해고를 당한 것은 아니기에 지정생존자로 지명되어 국회의사당에서의 대통령의 연설을 보고 있었다. 그때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난다. 국회가 테러당한 것이다. 단순히 총을 쏜 것이 아니다. 엄청난 폭발과 함께 국회의사당이 완전히 무너졌다. 그곳에 있던 대통령,부통령은 물론이고 장관들, 하원의원들, 상원의원들까지 모두 죽었다. 폭발이 일어나자마자 커크먼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되었고 해고 당하기 직전이었던 장관 커크먼에게 미국의 운명이 달렸다. 그 이후 드라마는 커크먼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와 또 다른 인물인 한나 요원이 국회 의사당 테러범을 찾는 이야기로 전개 된다.
아직 이 드라마를 다 보지는 않았지만 정말 잘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에게 직접 뽑히지도 않고 사실상 해고를 당하기 직전이었던 대통령을 둘러싼 일들을 너무나 흥미롭게 잘 풀어가고 FBI 요원인 한나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는 것도 너무나 재미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장면들도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한다. 테러가 있고 몇 일 후 알사카르라는 중동의 테러단체에서 자신들이 테러범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보냈다. 대통령은 확실해질 때까지 비밀로 하려고 했지만 대중들에게 그 영상이 유출이 된다. 그것을 본 미국 국민들과 언론은 두려움에 떤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대통령은 상원의원 지명과 특별 하원 의원 투표를 위해서 주지사들을 모두 부른다. 하지만 주지사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하기 위해선 대통령을 신뢰해야한다며 나라가 안정될 때까지 난민들과 외국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모두 막아달라고 했다. 대통령은 고민 끝에 그 제안을 수락했다. 결국 상원의원들이 지명되었고 특별 하원의원 투표도 진행되었다.
이 장면이 인상 깊었던 이유는 난민이냐 나라의 재건이냐라는 두 가지의 중요한 사안들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나라의 재건을 선택하는 장면을 보며 대통령의 선택이 정말 옳은 것일까? 라는 질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지도자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집단의 이익을 가장 중요시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선택이나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정말 집단에게 이익이 된다면 지도자로써는 그 선택을 해야하는 것이다. 자신이 그 집단의 사람들을 대표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도덕적 가치보다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해야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에서의 대통령의 선택도 나는 옳았다고 생각한다. 난민보다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미국이라는 집단의 이익을 우선시 해야하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정말 드라마를 잘 만든 것 같다. 무조건 모든 일이 해피엔딩이 아닌 잘 끝난 줄 알았지만 그것에 얽혀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그것을 해결하는 듯하면 또 다른 문제가 터지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한 화에 40분에서 50분 밖에 되지 않아 한 편을 보는 것도 별로 부담없이 볼 수 있다. 정말 잘 만든 정치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지정생존자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