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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저도 모르게 옷깃을 세우게 됩니다. 무척 춥네요. ^^*
오늘 아침에 읽은 동아일보 사설 제목이 '잿밥에 눈먼 의원들, 특권 내려놓겠다는 말이나 말든지'입니다. 먼저, '잿밥'은 齋밥입니다. 불공드릴 때 부처님 앞에 놓는 밥으로 [재빱/�빱]으로 읽습니다. 이와 소리가 비슷한 '젯밥'은 祭밥입니다. 제사밥이죠. 제사를 지내고자 차려 놓은 밥으로 [제ː빱/�ː빱]으로 읽습니다. 소리를 조금 다르게 내야 하지만, 실은 거의 비슷하게 읽고, 거의 다르지 않게 들립니다.
맡은 일에는 정성을 들이지 아니하면서 잇속에만 마음을 두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염불에는 맘이 없고 잿밥에만 맘이 있다'입니다. 이때는 잿밥이라 써야 바릅니다.
비슷한 뜻을 지닌 '제사보다 젯밥에 정신이 있다.'는 말도 있는데, 이때는 당연히 '젯밥'을 써야 바릅니다.
사설 제목 끝에 '말든지'를 썼습니다. '-던지'는 과거에 일어난 일을 이를 때 쓰고, '-든지'는 어떤 조건을 이를 때 씁니다. 먹었던 과일, 했던 일... 오든지 말든지...
오늘 동아일보 신문 사설을 옮깁니다. 국회에는 현재 16개 상임위원회와 9개 특별위원회가 있다. 상임위원장은 월평균 세비 1149만 원 외에 직급보조비로 매달 165만 원을 받는다. 여기에 활동비 명목으로 월 600만∼700만 원을 받는다. 특위 위원장도 비슷한 금액의 활동비를 받는다. 하지만 활동비 지원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예산을 짜는 국회가 일방적으로 ‘셀프 예산’을 만든 것이다. 19대 국회 들어 지난해 말까지 운영했던 8개 특위의 평균 회의 횟수는 3회다. 평균 회의시간도 1시간 39분에 불과했다. 그러고도 특위 위원장이 챙겨간 활동비만 2억 원이 넘는다. ‘돈 먹는 하마’가 따로 없다. 특위라는 게 원래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에게 자리를 주기 위해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 제대로 일을 할 리 없다. 지난해 대선 기간 여야는 국회의원 특권 포기를 포함해 앞다퉈 정치쇄신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실천한 것은 의원 겸직 금지, 의원연금 폐지, 국회 폭력 처벌 강화 정도다. 대표적 특권인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한 게 언제인데 오히려 면책특권을 늘리는 법안이 버젓이 발의돼 있다. 국회의원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도 없애겠다고 하더니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기간 국회의원 세비를 30% 삭감하겠다는 파격적 공약도 내놓았다. 차라리 말이나 말든가. 국회 윤리특위는 자정기능을 상실한 빈껍데기에 불과하다. 국정감사나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열어 내실을 기하자는 주장도 매년 나오는 식상한 레퍼토리다. 박근혜 정부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고 있다. 국회가 그 첫 번째 대상이다. 국민은 지금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특권도 내려놓지 않는 정치권의 존재이유를 묻고 있다. 이대로 가면 19대 국회는 최악의 ‘정쟁 국회’로 기록될 것이다.
저는 오늘 오랜만에 세종시에 갑니다. 잠시 일했‘던’ 국무조정실도 들를 생각입니다. 저 같은 말단 공무원이 세종시에 ‘가든지 말든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겠지만, 저는 ‘잿밥’에 신경 쓰지 않고 제가 맡은 일이나 잘하고 오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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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잿밥, 젯밥. 그래도 헛갈리는데요?
던지, 든지. 이것도 헛갈리던 건데 도움이 됐습니다.
제발 이렇게 익힌 거 머리속에 남아있기를...
우리말 편지에 있는 말만 잊지 않고 활용해도 우리말 달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