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를 맛있게 먹는 방법” 이란 제목으로 까페에 글이 올라 왔습니다.
이잉~ 이것이 어언 요상한 말인고…?하는 생각으로 글을 열어 봤습니다.
“고천운동장에서 백운호수를 경유하여, 청계사를 한 바퀴 돌아온 후,
청계사 에어컨계곡에 들어가서 계곡에 깔판과 그늘막을 설치하고
막걸리를 시원한 계곡물에 담가 놓은 다음… 회원 여러분의 참여를…”
이건 분명 황금주말을 방콕에 들어 앉아 머리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는
나 같은 화상들을 유혹하는 정상구 회원님의 사려깊은 제안이었습니다..
귀가 솔깃했습니다.
그래서 8월15일 혹서기마라톤 대비 LSDT를 끝내 놓고는 부랴부랴 청계사
계곡으로 향했습니다. 입구부터 빽빽히 늘어서 있는 차량의 행렬에 회원님들
과 같이 할 시간이 줄어 든다는 생각만 하면 조바심만 더해 가고, 그래서
집사람, 박현실 회원을 먼저 올려 보냈습니다.
청계사 주차장에서는 도날드 박운진 회원님의 발가스름한 얼굴이 보기
좋았고 축대 아래, 계곡에 들어서자 마자 빛나리 배총무님과 광돌님의
물세례 신고식이 있었습니다. 늦게 왔으니 이 정도는 약과라고… 하지만
나는 이런 배 총무님과 광돌님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빨리 자리에 익숙하라는…
물위에 낭만의 대형텐트안으로 들어 가니 반가운 얼굴들이 우리 부부을
반가이 맞이합니다. 이재운님, 박운진님, 김혜영님, 신광수님 부부, 그리고
짱구 정상구님 부부와 까페 운영자 지연이등 정말로 보고싶은 얼굴들
이었습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반가운 얼굴들을 보니 갑지기 장난기가 발동하였습니다.
그래 이거야! 이렇게 해서 서로 친해 지는 거야!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앞에 앉은 회원님들게 물을 뿌려 댔습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상대편에서도 물이 날아 오더군요. 순식간에 텐트안에는
어른아닌 어른아이(?)들만 있었더랬습니다.
적도 아군도 없이 한참을 서로에게 물을 끼얹고… 물에 온 몸이 적시었어
도 모두의 얼굴에는 행복에 찬 얼굴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아수라장이 끝나자 조금전까지만 해도 먹음직스럽게 보이던 복(伏)음식,
닭고기는 삼계탕이 되어 버리고,
맛있게 찍어 먹던 된장은 아예 된장국이 되어 버렸지만 나무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두 말이나 되는 막걸리가 거의 동이 날 무렵, 짱구 정상구 회원님은 신광수
회원님과 머리를 맞대더니 즉석에서 한 말을 제조하였습니다.
비법을 알고 보니 막걸리에 진짜 이슬(?)과 천연 청계수로 만들었다는 데,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김혜영 회원님과 우리의 사랑하는 영원한 벗, 박현실 회원님은 서로의 남편
에게는 먹지 말 것을 협박했지만, 어디 의왕시 회원들이 이정도의 협박에
굴할 사랍들입니까? 그래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에 기를 쓰고 더 살신성인
(?) 하더니 금새 한 통도 동이 나더군요.
그 다음은요?
운동을 했죠. 지연이와 그 동생들하고 나하고 편을 먹고, 저편에는 정상구
회원님과 광돌님(후반전에는 배총무님), 그리고 아이 둘과 편을 갈라
‘제 1회 청계사 에어콘 따먹기 수중 배구대회’를 가졌는데…
아이들이 너무너무 좋아하고 깔깔거리고… 결과는 두팀 모두 공동우승
이었고, 최고선수는 몸을 날리며 환상의 헤딩솜씨를 발휘해 주신 정상구
회원님께 돌아 갔습니다.
그러고 나서도 다소의 취기가 남아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제안했죠. 아예 이 참에 ‘제1회 청계사 에어컨 따먹기 맨발
산악 마라톤대회’를 열자고…. 모두들 제 정신이 아니었는지 좋아 하더군요.
거리는 약 3km, 코스는 청계 주차장에서 청계사 꼭대기 까지…
참가선수는 배명혁 총무님,박운진 회원님,신광수 회원님,정상구 회원님,
광돌님, 그리고 저 이렇게 총 6명이었는데… 돌아와 보니 글쎄 광돌님은
취기가 있었는지 꺼꾸로 3km를 다녀 와서 실격을 당했고…
정해진 시간(자정)내에 들어 온 5명중 1등은 배총무님이 그리고 나머진…
저도 술을 많이 먹어서 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아뭍튼 올라가는 동안
은
발을 통해서 전해져 오는 아스팔트의 딱딱함속에는 기분좋은 청계산의 정기
가 느껴졌고, 내려 올 때에 들려 오는 하산객들의 하는 소리….
“미쳤나봐!!” 하면서 부러워 하는 시선을 지울 수가 없었답니다.
아참! 잊을 뻔 했군요.
청계사 정상에서는 울릉도 호박엿을 팔고 있었는데…
그래도 얼굴이 제일 고운(?) 제가 가서 엿장사 아저씨와 협상을 했죠.
외상좀 달라고,… 이따 와서 아니 다음에 오면 꼭 갚을 테니 외상 엿좀
달라고….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 엿장사는 얼마든 외상을 줄 테니 가져가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완전히 엿장사 맘대로이더군요. 그래서 외상이면 소도 잡아 먹는다고
무려 엿을 일만원어치 씩이나 샀습니다.
“나 잡아 봐라” 를 외치며 배총무님이 내려 가는 데…
역시 의왕시 우리 클럽에서 최다 풀코스 참가기록자답게 노련하더군요.
잡을 재간이 있어야지요. 그래서 풀이 죽어 내려 오니 호박엿은 오간데가
없고… 약이 올라 죽겠는데 외상값 갚으러 다녀 오래지 뭡니까?
그래서 열 식힐려고 다녀 왔죠. 뭐…
진짜 이것은 우리 클럽 명예가 달린 문제인데요.
돌아 올 때는 “1급비밀, 극비전략!!!”을 짯습니다.
선두차는 맨정신이었던 박영민회원님, 2호차는 광돌님, 그리고 3호차는
배총무님, 4호차는 나…
2호차가 우측으로 붙으면 뒤에 오는 차는 전부 우측으로 붙기로 하고…
이렇게 전략을 짜서 오는데… 그런데 무슨 전략이냐구요?
그것은 말 못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우리 클럽 명예가 달린 문제라서요.
눈치 있으신 분은 다 아는데요. 뭐~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발생치 않더라구요. 휴우~ 다행!
그런데 오는 길에 돌발상황 발생!
뒤에 따라오던 신광수 회원님차가 1호차를 추월하더니 “나를 따르라”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레서 무슨 일인가 해서 따라갔는데…
바로 목적지는 안양에서 제일 짜장면이 맛있는 “**반점” 그래서 그 곳에서
열심히 허기(?)를 때우고 뒤이어 탕수육까지….
저는 그 때 진짜 배터지는 줄 알았어요.
신광수 회원님은 아예 고량주까지 두병 들고 오면서…. 뭐라고 하시는데
여성 회원님들의 강력한 제지로 불발로 그치고 말았답니다.
집으로 오는 길은 유쾌,상쾌, 통쾌였습니다.
이런 행복과 포만감으로 집에 돌아 와 샤워를 하고 나니 잠이 스르르~
오고 그냥 골아 떨어졌죠. 하긴 오전에 32km LSDT에 배구대회에 맨발
산악마라톤에…. 골아 떨어질 만도 하죠.
이 글을 쓰노라니 의왕시 육상연합회 회원님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무더운 여름, 청계사 에어컨계곡에서 맛있는 음식과 막걸리를 제공해 주신
정상구 회원님 부부, 그리고 2차로 맛있는 짜장면을 먹게 해주신 신광수
회원님 부부와 너무 너무 즐거운 시간을 같이 보냈던 배 총무님 부부,
고광민님 부부, 이재운님, 박운진님과 지연이와 동생들, 그리고 많은 아이
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행복감을 선물해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끝으로 금번 이벤트성 행사에 참가를 못했으나 마음으로 같이 자리를
해 주신 윤만석 회장님과 여러 회원님들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의왕시 육상연합회 회원님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