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참 많이 내립니다. 어찌 그리 쉬지도 않고 뿌려댈까요? 부슬부슬 흩뿌려대는 막바지 겨울비는 다행히 높은 기온때문에 겨울비 특유의 스산하고 썰렁함은 없습니다. 10도를 넘나드는 기온때문에 제주도는 겨울비보다는 봄비라고 해야 될 듯 합니다.
오늘은 서귀포 서쪽 대정읍 안덕면까지 진출할 예정이라 제주도 안에서는 제법 먼거리 이동입니다. 오늘의 구경꺼리는 자동차/피아노 박물관과 초코렛박물관 그리고 아트서커스였는데 결국 초코렛박물관은 못 갔고 두 개는 무난히 소화했습니다.
특히 자동차피아노박물관은 하나의 의미있는 볼거리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한 개인의 치열하고도 피나는 노력이 얼마나 값어치가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피아노박물관의 설립자인 김영락 대표의 스토리는 이미 언론에서 다룬 내용들 속에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CEO IN ANALOGUE] 김영락 세계자동차 제주박물관 회장 - https://economist.co.kr/article/view/ecn201203020014
한 개인이 성취했다고 하기에 충분히 과분해 보이는 박물관 부지하며 건물, 전시내용, 전시방식 모두 너무 훌륭해서 백점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건물 들어서면 로비에서부터 자동차가 전시되어 있고 관람 시작 지점에 바로 보이는 영상관이 있습니다.
영상관에서 보게 되는 내용은 전시된 자동차와 피아노가 가진 역사와 특수배경 등을 설명하는 것인데 영상내용 일부에 설립자에 대한 예찬 부분이 있어서 피식 웃음이 나긴 했습니다. 나중에 박물관 스토리를 알고나니 위대한 사람이었구나 싶은 것이 존경심이 팍 생겼다고나 할까요.
녀석들 사진이 남는 것이란 생각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주는데 오래된 차들임에도 관리가 어찌나 잘 되었는지 반짝반짝 빛나는 실물 앞에 서니 녀석들까지 반짝거립니다.
태균이가 찍어준 엄마사진들. 성취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짓거리가 멋진 스포츠차 한번 가져보는 것인데요 (람보르기니나 포르셰보다는 머스탱에 더 끌립니다), 그런 마음으로 스포츠카 앞에서 사진도 한장 찍어보고, 멋진 명배우 스티브 맥퀸이 포르쉐를 몰고다녔다는 1970년 포르쉐 광도도 눈에 넣어보고...
태균이가 사진찍어줄 때마다 진이가 얼마나 흥미를 가지고 열심히 바라보는지 내일은 한번 시켜보아야 하겠습니다. 형이 하는 건 뭐든 관심을 갖고 해보려고 하고, 그대로 따라하려고 해서 태균이가 좀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다음에 둘러본 것은 피아노 전시관. 역사가 오래된 피아노들을 정말 어떻게 다 수집을 했는지 설립자의 노력이 가상할 뿐입니다.
사슴광장에서 당근먹이도 줘보고, 비때문에 다 돌지 못했어도 곶자왈 산책길도 걸어보고 알찬 시간을 보낸 듯 합니다. 원래 부지가 곶자왈 지대라서 산책길은 자연을 전혀 훼손시키지 않은 상태 그대로인지라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옥의 티라고 하면 영상관 통행로에 갑작스런 꺾임 턱이 몇 개있어 앞서서 아이들 맨 앞자리 안내하다가, 예상치 못한 갑작스런 경사에 발을 헛디뎌서 어찌나 세게 넘어졌는지 입주변과 무릎을 제대로 찧은 것. 가방까지 저멀리 날아가고...
창피한 것은 둘째치고 어찌나 아픈지 입주변은 잠시 부르텄다가 빨리 사그러들었는데 오른쪽 무릎 위의 통증은 한참 갈 듯 합니다. 어두컴컴한 영화관 내에서의 통행로는 완만하게 만들어 놓거나 낮은 각도라도 계단이 있으면 조명을 해놓는데, 갑작스런 바닥 턱경사는 좀 위험한 듯 했고, 제가 오늘 제대로 한방 맞았습니다. 아직도 무릎주변은 많이 아픕니다.
아트서커스장에서도 작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표구매는 1시반 정도에 했고 3시나 4시 40분 공연까지 시간이 너무 길어 자동차피아노 박물관을 갔던 것인데 4시40분 공연에 맞춰 왔더니 지나간 표라고 황당한 제지를 하는데... 티켓 어디에도 3시용이라는 표시가 전혀 없는데 이런 황당한 일이... 입구 개찰원이 이런 일이 처음이라나 뭐라나?
티켓구매한 신용카드 내역까지 확인해주고 입장, 근데 웃기는 건 이미 우리들은 입장을 했고 저혼자 팝콘하고 음료수사러 나왔다가 제지를 당했다는 것. 그럼 왜 아까는 문제없이 들여보냈지? 암튼 사소한 실랑이가 있기는 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정의가 승리하기 마련이죠. 좌석이 꽉 찬 것도 아닌데, 그리고 서커스쇼를 보고나니 두번 다시 보고싶은 마음도 들지 않는 그저그런 진부한 서커스일 뿐인데...
혹시라도 제주도 오시거들랑 아트서커스는 생략하시길... 대부도 동춘서커스가 훨씬 낫습니다. 동춘서커스도 별 것없이 극한 인간적 묘기 위주이지만 종류는 다양해서 길게라도 공연을 하니 그런대로 서커스 구경했다 싶은데, 제주도 아트서커스는 종류도 몇 개 안되서 40분 남짓 공연시간에다 내용도 너무 진부합니다. 어제 보았던 스카이워터가 여러가지 면에서 백 번 낫습니다.
아이들 사진찍어주고 가까이서 지켜본 것으로 만족하는 수 밖에요...
간 길이 머니 돌아오는 길도 먼데다가 중문에 들러 저녁까지 해결하고나니 밤늦은 시간이 됩니다. 여전히 비는 하염없이 내리는데, 서울 눈온 풍경이라고 찍어서 보내준 영상을 보니 꽤 소복합니다. 2~3월에 내리는 눈이 폭설이 되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쉽게 봄을 내어줄리가 없습니다. 올 듯 올 듯 애태움의 정도가 희망고문 수준인 매년의 봄! 그러면서 결국 여름도 오고, 그 뜨거운 기운으로 갈꺼면서 그 시발점은 이렇게 간닥간닥 줄 듯 말 듯 수준입니다.
형아가 그렇게 좋아? 하고 물으니 싱끗 웃으면서 형아를 너무 사랑스럽게 바라봅니다. 지금 진이는 태균이형과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형아랑 같이 살까? 하고 물으니 얼른 고개를 끄덕입니다. 두 녀석 잠자리봐주면서의 풍경입니다. 그렇게 마음의 행복이 되는 형아가 옆에 있으니 진이는 오늘밤에도 편하게 잘 듯 합니다...
첫댓글 다칠 정도의 꺾임이 있음 안되죠.길 가다 보도블럭 하나 튀어 나와도 매번 걸리고 크게 다칠 수 있거든요. 골절상 피해 간걸 다행으로 여기셔야 할듯, 액땜 하셨네요.
진이 형아에 대한 애정, 그 마음이 귀합니다.마음의 공명이 안되는 자스도 많은데요. 함께 하는 동안만이라도 사랑의 교감 많이 하고, 준이는 두통을 다스리는 명약을 찾았음 합니다. 고생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