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명- 잠깐 에덤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유쾌한 페미니스트이 경제학 뒤집어보기)

[박경선]

책명- 잠깐 에덤스미스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유쾌한 페미니스트이 경제학 뒤집어보기)

저- 카드리네 마르살(스에덴)

출-부키(2017.2. 3)

독정- 2018. 10. 4. 목

·의미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다. 에덤 스미스는 경제학의 근본 문제의 절반의 답을 찾은데 불과했다 그가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상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했기 때문만 아니다. 그의 어머니가 매일 저녁 식사가 식탁에 오르도록 보살폈기 때문이다. 이제 경제가 보이지 않는 손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심장으로도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간혹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가 역사적으로 여성들에게 맡겨왔던 임무들을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그린 것일지도 모른다. 에덤 스미스 어머니가 아들을 돌봤던 진짜 이유를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저 그녀가 아들 돌봤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 남성은 서류 가방을, 여성은 오븐 장갑을 집어 들었다. 남성이 오븐 장갑을 끼면 효율성ㅇ디 떨어져 가족 전체로 보면 손해다.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한다는 의미는 집에 머무르면서 돌봐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성은 부모 노릇을 하면서 경제학자, 외교관, 잡역부, 정치가, 요리사, 간호사의 역할을 모두 해낸다. 부모는 놀아주고 참을성을 발휘하고 타협하고 난해한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 아버지가 돈을 벌기 때문에 엄마의 발언언권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빈국의 사람들은 영양 부족으로 죽고, 부국의 가난한 사람들은 비만으로 목숨을 잃는다. 캘리포니아 같은 부유한 주에서는 대학보다 교도소에 돈을 더 많이 쓴다. 부모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버느라 일을 너무 열심히 해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을 정도다.

·미스타 케이는 가난하고 배가 고프다. 미스터 지는 부유하고 배도 부르다. 미스터 지에게는 방사능 폐기불이 한 통 있다. 미스터 지는 미스터 게이에게 200유로를 주는 대신 그 폐기물을 처리해달라고 했다. 미스터 지에게 200유로는 그다지 큰돈 아니다. 그러나 미스터 케이이게는 거액이다. 케이는 그 페기물이 방사성인 것에 별 상관하지 않고 주린 배에 온 신경을 쓰고 다른 데 관심 기울일 여력이 없어 제안을 받아들인다. 모두 더 부유하게 된다. 모두 더 행복하다. 모두에게 이익이다. 이 놀리는 우리 모두가 자명하고 안정적인 선호도를 바탕으로 매사에 계산을 하는 합리적 인간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지가 자기 아파트에서 그 폐기물을 계속 가지고 살아야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고려하지 않는다. 장기적 해결책을 찾을 수 없으면 사회 전체적으로 손해다. 이것이 합리적인가? 욕심은 좋은 것이다는 그냥 해 본 말이기를 바란다.

폐기물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버리라고 세계은행에서 말했다. 그러나 경제학적 논리는 서머스가 말한 대로 흠잡을 데가 없다고 논평했다. 모순이다.

·직장에서 풀타임으로 일하기 위해 집안일을 풀타임으로 돌봐 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오늘 날 여성들은 직장에서 일하지만 그 시간 동안 집일 돌볼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만큼 재력이 있는 사람은 적다. 현재 세계 이민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다. 특정 국가에서는 이 수치가 80~90%다. 이민 여성들의 삶은 긴 노동 시간과 저임금으로 이루어진다. 고립되어 있고 규제하기 힘들다. 일하는 곳에서 거주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사람 집에서 산다는 뜻이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남성들이 도시로 이주하고 여성들이 뒤에 남겨지는 경우가 많다. 남은 여성은 남성과 국가로부터 아무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직장 근무, 가사노동, 농사일을 모두 혼자 해야 한다.

·여성은 경제적 인간의 세상을 향한, 남성과 동등한 접근권을 보장받기 위해 여전히 투쟁하고 있다. 일터에서 책임감을 증명하기 위해, 그녀가 진정으로 있어야 할 곳은 집이라는 생각을 종식시키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 동시에 여성은 남성과 달리 가정과 가족을 보살피는 능력도 심판받는다. 그 결과 빚어지는 일과 가정 사이의 갈등은 여성 문제로 묘사된다.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여성의 책임이다. 여성은 자기 신체를 인간으로 사는 삶의 일부로 보는 대신, 가임기에 맞춰서 째깍대다가 승진 기회가 오는 순간 터지는 시한폭탄으로 보게 된다. 결국 여성이라는 정체에 머물게 된다.

· 하늘 높이 나는 비행기를 지대공 사격할 경우, 발포 순간 목표물을 조준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포탄이 날아가는 사이 비행기의 위치가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격하는 사람은 포탄이 날아가는 시간을 감안하여 포탄이 다다르는 순간에 비행기가 있을 위치를 조준해야 한다.

· <파우스트> 2부가 경제에 관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파우스트 박사가 악망의 사신 메피스토펠레스와 함께 황제의 궁정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국은 경제 어려움 중. 공식 화폐인 금이 제국이 지출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부족해 황제는 무분별한 소비를 지속하고 재ㅔ정 파국이다. 이때 교활한 메피스토펠레스가 황제에게

“페하, 금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금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요? 땅속 깊은 곳에 말입니다. 그리고 설렁 그 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금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있는 것입니다. 땅은 모두 폐하의 것이고, 폐하는 앞으로 발견될 금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악마가 지폐를 소개한다. 황제는 빚에서 벗어난다. 부자가 되고 나라는 융성한다. 그러나 제국 기반 자체도 진짜 금에서 아무 가치가 없는 종잇조각으로 변해버렸다. 변명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거대하다. 그러나 그에 따른 위험도 그만큼 거대하다. 괴테는 시인이었을 뿐 아니라ㅡ 바이마르의 재무장관이기도 했다. 화폐의 역사는 유형에서 무형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경제 쳬계 초기의 화폐는 쓸모 있고, 세기 쉬운 물건이었다. 조개껍질, 가축, 소금 등이 널리 사용되었다. 소는 겨울을 이겨 내는 동물이고 식량이라 가치가 있다. <돈의 철학> 저자 게오릌 지맬은 돈과 우리의 관계가 신과 우리의 관계와 같다 했다. 신이 절대적이듯 돈은 절대적 교환의 매개체다. 모든 재화의 가치는 돈으로 측정할 수 있다. 화폐가 없으면 누군가가 내 주전자를 가지려면 그 사람이 가진 삼을 내가 원해야 가능하다. 반면 화폐가 존재하면 내가 삽을 원하지 않아도 주전자를 내놓고 돈을 받을 수 있다. 교환이 쉬워졌고 더 잦아졌다.

·1997년에서 2006년까지 미국 집값은 124% 상승했다 거품이 최고조로 매주 16만 명이 새 집을 샀다. 사상 가장 거대한 경제 거품이었다. 모두가 무지개가 끝나는 곳에 묻힌 황금 단지를 찾아 헤맨다. 그러다 그 단지는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다.

· 우리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부자가 되고 기업이 기록적 이익을 얻었는가 이야기 듣는다. 진실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모든 게 다 잘될 거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다 그 이야기가 진실이 된다.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가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믿고 돈을 쓰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제 행동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 지배되는 면이 많아 .그리고 개별적이 아니라 집단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2008년 세계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누구도 이것이 심사숙고한 계획에 따라 벌어지는 일이라고, 혹은 경제를 고려한 합리적 판단 결과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경제적 결정은 늘 심사숙고, 합리적일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들어왔음에도.

·<하노이의 쥐잡기 프로그램>

백 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 흑사병이 돌았다. 병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프랑스 당국은 쥐잡이들을 고용해, 도시의 하수구에서 나오는 쥐를 죽이도록 했다. 그러나 이들이 쥐를 잡는 속도보다 쥐들 번식 속도가 더 빨랐다. 하루에 수천 마리를 죽이는데도 숫자가 줄지 않았다. 프랑스 식민 당국은 주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쥐꼬리 하나당 보상을 내건 것이다. 차음에는 아주 성공적인 듯 했다. 매일 수천 개의 쥐꼬리가 들어왔으니까. 그러나 당국은 얼마 안 가 잘못된 것을 알았다. 거리에 꼬리 잘린 채 기어 다니는 쥐가 넘쳐났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람들은 꼬리를 잘라 보상을 챙길 목적으로 쥐를 기르기까지 했다. 많은 경우 보상을 받기 위해 필요한 일만 하고, 결과는 예상 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딱 투입하는 만큼만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노이의 쥐잡기 프로그램은 종료됐다.

하노이의 쥐잡기 프로그램은 이스라엘의 한 보육원에서는 퇴근을 제때 못해 늦게 오는 부모들로 오랫동안 골치를 앓았다. 이들 때문에 보육 교사들은 날마다 초과 근무를 해야 했다. 두 명의 경제학자가 이 문제 연구 진행하며 보육원에 늦게 데리러 오는 부모에게 요금을 부과했다. 보육원은 지각비를 물림으로써 부모가 아이를 제시간에 데려가야 할 이유 “의무감‘을 없애버렸다. 돈을 지불하면서 미안해 할 필요도 없어졌고 지각비를 부가 서비스 요금으로 생각했다. 처음 동기는 돈과 상관 없었으나 상황의 변수가 달라졌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트럭에서 소파를 내리는 것을 도와주면 사례하겠다고 하자 도움을 받은 확률이 낮아진다. 사람은 남을 돕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 방정식에 돈을 대입하면 돕고 싶은 동기는 사라진다.

· 스위스에서 핵폐기물 처리 시설 유치를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당신이 사는 동네에 핵폐기물 처리 시설이 들어와도 괜찮겠느냐?”했을 때 50%가 자기 집의 경제적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라 생각했지만 어딘가에는 설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이겠다고 50%가 답했다. 그러나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을 때 찬성은 25%로 떨어졌다. 모범 시민이 되고 싶어 기꺼이 받아들이려 했지만 보상이 끼여드는 순간 문제는 더 이상 모범 시민과는 별개의 것이 되고 말아 금전적 보상이 동기를 죽인 것이다.

·은행이 무너지면 나는 7억 원을 보너스로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적용되지 ㅇ낳는다. 누군가를 돌보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주로 여성이므로 이런 업종에도 이 논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돌봄 산업의 임금이 낮아서 주로 여성들이 그 분야에 종사하는 것이지, 주로 여성들이 일하기 때문에 그 분야의 임금이 낮은 것인 자에 대한 답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남녀 간 경제적 불평등의 가장 큰 이유가 여성이 남성보다 돌봄 산업에 더 많이 좋종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간호하고 돌보는 일이 경제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것은 사랑과 돈 사이를 나누는 이분법 때문이다. 여성은 인류르 위해 자신의 허리와 영혼을 바쳐 봉사하도록 태어난 것도, 냉엄한 시장에 대비되는 부드러운 힘으로 사회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도 아니다. 희생과 돌봄의 상징인 나이팅게일마저도 그렇다. 무한정한 천연자원을 캐듯, 돌보늕 손은 여성의 본능으로부터 항상 얻을 수 있다는 신화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그렇게 믿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이팅게일마저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이미지로 만들었다. 남성들이 자신들의 사회가 구멍 나지 않고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이미지 말이다. 문제는 이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전략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돌봄 산업의 종사자가 부족하다. 여성 대다수가 이 분야 외 다른 곳에서 일할 기회가 없던 시절은 지났다. 스웨덴에서는 2030면이 되면 돌봄 업종 종사자 13만 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같은 해 미국에서는 자격을 갖춘 간호사가 40만 명에서 80만 명까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구 부자 국가에서 간호사 급여가 높기는 하지만 다른 직종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다. 따라서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 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사실이 돌보는 일을 숭고하게 만드는가? 혹은 덜 중요하게 만드는가? 경제적 인간은 어떤 문제가 돈과 관련되어 있든 말든 별로 상관 않는다. 꾸준히 이기적일 뿐이다. 이익을 추구하려는 욕구만이 유일한 추동력이다.

·에담 스미스는 ‘사랑’을 병에 담아 보존하고 싶어했다. 경제학자들은 그 병에 라벨을 붙이고 ‘여성’이라 썼다. 내용물이 다른 것과 절대 섞이면 안 되었고 자물쇠가 달린 장에 잘 보관했다. ‘또 다른 경제’는 완전히 별개 것으로 간주했다. 사실 이건 경제도 아닌, 전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마르지 않는 천연자원이었다. 후에 시카고 학파 경제학자들은 이 ‘또 다른 경재ㅔ’가 부의 창출과 전혀 관련 없고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지었다. 그리고 가정과 겨혼 생활에도 시장 원칙을 적용하면 아무 문제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과 돌봄의 손길을 진정으로 사회 안에서 보존하기를 원했다면 그것을 제외하는 대신 돈과 자원을 들여 지원하려 노력했어야 한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 위주로 경제를 구축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반대를 선택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경제에 대한 개념에 끼워 맞춰 인간을 새롭게 정의했다.

· 세계 부호 여성들은 스스로벌기보다 상속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스로 돈을 벌어 10억 달러 이상 억만장자가 된 여성은 세계적으로 14명이고 이들 포함 이런 억만장자 중 여성은 여전히 9%박에 되지 않난다. 여성의 재산은 상속된 것이라는 패턴이 뚜렷해서 여성의 손에 들려 있는 돈의 양이 많을수록 경제가 침체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 연구 결과가 부유 여성의 경제 성장을 둔화시킨다는 뜻은 아니다 성장이 둔화되었을 때 부자가 되는 주된 방법이 상속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여성들은 주로 상속을 받는다. 딸로, 아내로. 미망인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두바이에 있다. 기록적 성장세. 민주주의의 부재, 정당 부재, 소득세 부재, 노조 부재의 나라, 사막 한가운데 우뚝 선 신자유주의의 상징이다. 상당 기간 동안 두바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고 자유의 낙원이었다. 세계 건설용 크레인의 15%가 있고 두바이의 련례 쇼핑 축제에는 데이비드 베컴부터 아프가니스탄 마약 왕까지 화려한 사람들이 방문했다. 그러나 도시 주위는 이주 노동자들이 사는 거주지로 둘러싸여 있다. 방 하나에 6~ 12명이 살고, 부엌이나 화장실이 없기도 한다. 두바이는 이들 손으로 건설되었지만 이들은 보이지 않는 존재다. 마피아가 소유한 고급 호텔에서 일하는 수천 명 ㅇ러시아. 인도, 이란, 아르메니아 출신 매춘부들 또한 투명 인간이다. 이들은 모두 외국인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장치다. 두바이의 상징인 자유는 대체로 남성이 여성의 몸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정치는 시장이 필요로 하는 것을 조달하기 위해 존재한다. 값싼 노동력, 놀이 공간, 성매매, 유흥과 보조금 등등, 두바이의 왕세자는 ‘두바이 주식회사’의 CEO로 불린다. 그는 두바이를 민간 서비스 기업처럼 경영한다. 신자유주의 낙원에 대한 꿈이 이곳보다 더 많이 실현된 곳이 또 있을까. 모래사막 한가운데 외따로 건설된 이 호화 세상은 그 속에 불평과 환경오염을 애써 외면한다.

·성공하면 투자를 잘한 것이고 실패하면 투자를 잘못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경제학은 여러 논리 중 하나가 아닌 유일한 삶의 방식으로 변화했다.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결정하고 경험하고 무엇을 배우거나 배우지 않는 등 행위의 결과들이 모두 합쳐져 그 사람의 인적 자본이 된다.

·남성은 견고함, 여성은 부드러움, 남성은 계산적, 여성은 예측 불가능. 남성은 합리적, 여성은 비합리적, 남성은 고립된 존재, 여성은 다른 것과 연결된 존재. 남성은 과학적, 여성은 마술저, 남성은 우리에게 목숨을 바칠 만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가르치고 여성은 삶을 바칠 만한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가르쳤다. 이것이 우리가 수행해야 할 역할이다. 이것이 우리가 따라야 할 춤 동작이다. 실제로 현실에 맞는 행동을 하기보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에 세상이 기대하는 바랄 고려해 행동한다. 남성도 그렇게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은 다르다.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인간의 경험이 아니라 여성의 경험이다. 이런 식으로 세상을 보도록 교육받는다. 여성의 경험은 보편적인 것과 항상 별도로 취급된다. 인간으로서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출산에 관한 책을 읽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신 세익스피어를 읽는다. 당에서 버섯처럼 솟아난 사람들이 태어나자 서로 사회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관해 쓴 철학자의 책을 읽는다. 성 역할을 가진 것은 여성뿐이다. 남성은 인간이다 한 가지 성만 존재한다. 다른 쪽은 반사된 이미지이며 보완적 존재일 뿐이다. 경제적 인간을 탄생시킨 이론에서는 여성의 돌봄과 사려 깊음, 의존을 상징하는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 그러나 경제학에서 이런 것들은 보이지 않는다.

·로맨틱 코메디 영화<프리티 우먼>에서 정체성의 위기에 바진 리처드 기어가 줄리아 로버츠를 오페라 극장에 데려간다. 그는 울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베르디 오페라를 보녀 우는 것을 본다. 그는 자기 자신의 감정에 접근하기 위해 그녀가 필요했고 자신의 감정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녀의 관찰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가 살아 있다고 느끼도록 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을 확신한다. 여자를 소유하고 정복함으로써 남자는 평소 부인하고 살던 자기 내면의 한 부분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의존성, 감정, 맥락, 즐거움, 굴복, 그러난 여자는 존재의 정수가 아니라 사람이다. 그리고 그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 나는 몸의 소유권자이고 몸은 자본이다. 이득이 내 몸과 나의 관계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몸을 통해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있어도 인간이 될 수 있다. 내 몸이 타인의 몸을 통해 태어나 쭈글쭈글한 신생아일 때 주변 환경에 전적으로 내맡겨지고 사랑이 없으면 죽을 수밖에 없고 모든 것을 기대, 필요로 하는 몸, 병에 걸리면 의존해야 하는 몸, 나이 들고 죽어갈 수밖에 없는 몸이다. 그러나 경제적 인간 세계에서 죽음이란 비즈니스적 결정이다. 스위치를 끌 것인가> 말 것인가. 고통이 더 큰가, 경험적 이득이 더 큰가? 그 이상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죽음에는 의미가 없다. 삶도 마찬가지다.

·현제 경제학은 입맛만 돋우고 해결ㅊ액은 제시하지 않는다. 서구 사회는 비만으로 터질 지경인데 다른 곳에서는 굶주림이 만연한다. 부자는 자기가 만들어 낸 악몽 속에서 신처럼 어슬렁거린다. 아니면 사막에서 스키를 타든지.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 사는 또 하나의 우주가 형성된다. 어떤 사람들은 늘 해진 신발을 신고 우리는 선호 쳬계를 잘 조정해서 이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한다. 한 번에 하나의 욕망에 집중하는 것 외에 그 너머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역사는 종지부를 찍었고 개인의 자유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대안은 없다. 여성은 육체이자 땅이고 수동적이다. 의존적이고 자연을 의미한다,. 남성은 그녀를 단련하고 일구고 그녀에게서 자원을 뽑아간다. 그는 그녀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활기를 불어넣어 움직이게 한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 자신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든 상관없이 우리는 항상 전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필할 수 없다,

모두가 나를 잡아먹으려 한다.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이것이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다. 공과금을 내고 영수증을 보관하는 이유다. 경제학은 사람을 합리적 존재로 봐야 한다. 피할 수 없는 합리성에 강압적으로 끌려가는 마차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사회에 깊이 뿌리박고 있는 존재로 봐야 한다.

·소유는 집착이다. 죽은 물건을 손으로 감싸고 이건 내 거야 말하는 것뿐이다. 반면, 세상을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은 자기 것이라고 선언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우리는 신발을 벗는다. 한동안 그곳에 머무를 준비가 되었다는 뜻

·자녀를 돌보기 위해 근무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보통 여성들이고, 그 결과 경제 안정, 연금, 미래 수입을 희생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의 복지, 세금, 연금 정책에는 이런 식으로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한 사람들에게 대한 보상이나 그들의 입장을 고려한 장치는 없다. 여성이 돌보는 일을 책임 는 것은 자유 선택인 것처럼, 본인의 자유 의지로 선택한 것에 대한 결과는 아무 말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를 적용한다.

· 전통적 가정 모댈- 아버지가 직장일, 어머니가 집안일-은 높은 출생률을 위한 처방이 전혀 아니다. 사실 그 반대가 효과적이라는 증거가 많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유럽 국가 중 출생률이 낮은 나라일수록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여성의 비율이 낮았다. 여성이 자녀를 갖는 일과 보수를 받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돕거나 장려하지 않는 사회일수록 태어나는 아이들 수가 적어진다. 커리어와 아이들 중 선택을 택해야 할 경우 여성들이 커리어를 선택한다. 점점 더 적어지는 젊은 인구가 점점 더 늘어나는 노년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 사회 세대간 균형이 맞지 않다. 문제 해결은 복지 혜택을 줄이거나 세금을 늘려야 한다. 국경을 개방해 다른 나라 젊은이들이 들어오도록 하거나 자국민의 은퇴 연령을 늦춰야 한다. 가정과 바깥 일을 어떻게 잘 조합할까 하는 문제는 모든 것을 다 갖고자 하는 여성 에[ㄹ리트들의 배부른 불평이 아니다,. 그것은 경제 전체와 인구 전체에 영향을 주는 거대 문제다.

2014년 3월 샤니샤 테일러가 미국 경찰에 체포되었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이 두 살, 6개월 된 아이를 열기가 가득한 차 안에 45분 도안 뒀다는 혐의다. 아이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했다는 죄목으로 체포됐다. 이유는 취업 면적은 보기 위해서였다. 노숙자에 실업자였는데 면접에 가려고 아이 돌볼 사람을 구했지만 아이를 맡아주기로 한 사람이 약속을 취소하는 바람에 아이를 차 안에 남겨 두기로 결심한 것이다. 많은 여성들에게 커리어라는 것은 제로아워 계약과 불규칙한 근무 시간, 매일 아침, 조바심을 내며 직장에 전화해서 그날도 일 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주류 경제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페미니스트적 관점이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시켜야 하는 것은 페미니스트들의 임무다. 불평등부터 인구 증가, 복지 혜택, 환경, 노령화 사회가 곧 직면하게 될 돌봄 인력의 부족에 이으리까지 모든 문제에 깊은 관련이 있다. 페미니즘은 여성의 관리 이상의 훨씬 큰 문제에 관한 것이다. 경제적 인간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폭넓게 포용할 수 있는 경제와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을 혁명이라 부를 필요는 없다. 그저 향상아리고 하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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