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82) 할머니는 29일 일본의 책임있는 보상과 사죄를 촉구하는 눈물의 편지를 공개했다.
양 할머니는 이날 오전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 회원들과 함께 광주 서구 치평동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할머니는 이날 편지에서 "일본에 가면 중학교에 보내주고, 돈도 벌 수 있다는 선생님 말에 속아 귀사로 끌려간 것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며 "어린 나이에 굶어가면서 강제노역에 시달려야 했던 고통은 한두 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에 돌아와서 당한 고통은 더 컸다. 남편도 일본에서 몸버린 여자로 오해하면서 남들처럼 따뜻한 가정을 제대로 꾸려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양 할머니는 "이 모든 것이 일본과 당신들의 회사 때문이다. 이제 서서히 죽는 일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할 나이에 마지막으로 묻고자 한다"며 "죽기 전에 사죄 한마디 듣는 것이 과한 욕심이냐. 나는 시간에 별로 없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줄 수가 없다"고 반문했다.
이상환 기자 win@
<ⓒ호남 대표 조간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기사입력 2010.04.29 21:51
- 최종수정 2010.04.29 21:51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회원과 양금덕 할머니가 29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미쓰비시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쓰비시중공업 사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
<ⓒ호남 대표 조간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