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도
신달자
아마 이런 마음일 것입니다.
잘 됐으면,
일이 잘 됐으면, 자녀들이 잘 됐으면,
내 앞으로의 일들이 잘 됐으면...
좋아 졌으면,
안 좋아졌던 모든 것이 다 좋아 졌으면,
내 신앙이 좋아졌으면, 우리 식구들의 믿음이 좋아졌으면,
우리 교회가 날마다 부흥함으로 좋아졌으면....
육신은 건강했으면,
아픈 몸이 건강했으면, 건강한 몸은 더 건강했으면,
심령에는 은혜가 넘쳤으면,
그리하여 감사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사는 것이 신나고 즐겁고 행복했으면..
한 마디로 `복 있는 자`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할 것입니다.
그렇습니까?
그렇습니다.
여러분과 저는 오늘 읽었던 본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복 있는 자`되어야 할 줄 믿습니다.
3절에 있는 말씀처럼,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시절을 좇아 과실을 맺는 역사가
일어나야 합니다.
무엇을 하든 헛되지 않고 하는 것에 열매가 맺혀야 합니다.
열심히 일했더니 수고의 대가가 있어야 합니다.
예배를 드렸더니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기도를 했더니 응답이 있어야 합니다.
또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해야 합니다.
은혜가 마르지 아니해야 합니다.
물질이 마르지 아니해야 합니다.
하는 일이 마르지 아니해야 합니다.
건강이 마르지 아니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복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줄 믿습니다.
즉 우리의 영, 육간이 날마다 강건함을 입는 자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날마다 진보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심령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로 충만해야 합니다.
날마다 승리하며 이기는 자 되어야 합니다.
나누어주고 꾸어주고도 남는 물질의 복도 받아야 합니다.
사랑하고 용서하고 이해하고 용납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싫어하고 멀리는 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하고 몰려드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복 있는 자들이 다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2.공중전화를 보면 동전을 찾는다
신달자
공중전화를 보면
동전을 찾는다
그냥 무심히
그 앞을 지나갈 수가 없다.
해가 진다
어두워 오는 마음에
불을 켠 듯한 이름 하나 없을까
사각의 공중전화 박스 속에서
수첩을 뒤적이지만
가을 억새가 나부끼는
빈 들판에 나는 서 있고
이런 마음을 들켜도 좋을
편안한 이름하나 떠오르지 않는다.
공중전화를 보면
그래도 동전을 찾는다.
3.꽃
신달자
네 그림자를 밟는
거리쯤에서
오래 너를 바라보고 싶다!
팔을 들어
네 속닢께 손이 닿는
그 거리쯤에서
오래 오래 서 있으면
거리도 없이
너는 내 마음에 와 닿아
아직 터지지 않는 꽃망울하나
무량하게 피어올라
나는 네 앞에서
발이 붙었다.
4.너의 이름을 부르면
신달자
내가 울 때 왜 너는 없을까
배고픈 늦은 밤에
울음을 참아 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이름을 부르면
이름을 부를수록
너는 멀리 있고
내 울음은 깊어만 간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5.네가 눈뜨는 새벽에
신달자
네가 눈뜨는 새벽
숲은 밤새 품었던 새를 날려
내 이마에
빛을 물어다 놓는다
우리 꿈을 지키던
뜰에 나무들 바람과 속삭여
내 귀에 맑은 종소리 울리니
네가 눈뜨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아침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꿈의 중심에
거리도 없이 다가와서
눈뜨는 새벽의 눈물겨움
다 어루만지니
모두 태양이 뜨기 전의 일이다
네가 잠들면
나의 천국은 꿈꾸는 풀로
드러눕고
푸른 초원에 내리는
어둠의 고른 숨결로
먼데 짐승도 고요히 발걸음 죽이니
네가 잠드는 시각을 내가 안다
그리고 나에게 밤이 오지
어디서 우리가 잠들더라도
너는 내 하루의 끝에 와
심지를 내리고
내 꿈의 빗장을 먼저 열고 들어서니
나의 잠은
또 하나의 시작
모두 자정이 넘는 그 시각의 일이다.
6.섬
신달자
어둠이 내리면서
나의 섬은 밝아 왔다
어둠이 내리면서 나의 꿈은
별빛으로 내리고
하루의 심지를 끈 자리에
깨어나는 섬
가장 진실된 나무 하나 자라고 있는
나의 섬에 나는 돌아와 있었다.
돌아와 있는 이 하나의 사실
눈이 찔리는 저 현실로부터
등을 돌리고 바라보는 신세계
나의 두 발은 초원 위를 걷고 있었다
꿈의 마른 잎을 따내면
안식의 꽃 한 송이 피어나고
순한 불빛이 영원처럼
섬을 둘러 왔다
돌아와 있는 이 하나의 현실
가슴 깊이 키운 새 한 마리
창공을 난다
몸 하나로
무한 공간을 받쳐 든
나의 섬
서서히 어둠이 가고
어둠 따라 섬은 떠나고
하늘로 이어진 수천의 층계도 내려앉는다
섬이 지워지고
어제와 같이 아침이 오고 있었다.
7.여자의 사막
신달자
주저앉지 마라 주저앉지 마라
저기 저 사막끝
푸른 목소리가 있으리니
왼손이 오른손에게
오른손이 왼손에게
타이르고 다시 타이르는
마지막 한순간의 절대의지
발가락이 타들어가는
죽음의 전선을 건너
오직 닿아야 할 곳은
그대 두손이 잡히는 곳
떠나지 마라 떠나지 마라
내 몸의 절판이 모랫벌에 묻힌들
그대 앞에 당도하는
이 생명은 꺼지지 않아.
8.미망의 노래
신달자
우리는 무엇을 나누었는가
시간을 붙들고 얼굴을 마주하던
몇 년의 세월에도
꼭 같은 거리쯤에 서 있는
우리들 사이로
눈보라가 날린다
시대의 찬비 뿌리고 간다.
내 마흔의 혁명은
먼 바다 고도에서 울고 있고
나의 절망은 암초에 걸려
다시 허리가 꺾이니
결코 좁혀질수 없는
먼먼 거리에
떫은 바람만 머뭇거리고
이름도 없는 별 두 개가
제각기 제 빛을 거두어 들인다
그대여
사람과 사람이
어디까지 가까울 수 있느냐
친할 수 있다고 하더냐
어제도 마지막 골목에서 돌아서고
오늘은 그 좁은 골목마저 간 곳이 없구나
어디에 있을까
우리의 길 우리의 장소는 어디에 있을까
노을이 지는 거리에 서서
불 켜지는 집들을 바라볼 때
어둠은 차라리 우리들 마음에
내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하는 황무지
무명 찢어지는
비명만 외치던 곳에
온화한 미소로 들어앉은 그대여
오늘은 신사동 하늘에
낮게 먹구름이 덮히고
다락방에 숨어 들어가
젖은 마음을 구름에 부치니
그대여 두어 방울 떨어지는 어깨의 비
그것은 비가 아니다
그대 옷 속을 파고드는 비
그것은 비가 아니다
호올로 내가 키우는
눈물의 눈물
심장이 뛰는 살아 있는 핏덩이
진실로 그대에게 전해야 할
미망의 잠꼬대를 들어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