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라르와 엘로이즈 (Abelard et Heloise)
아벨라르는 프랑스 땅에 태어난 중세 최대의 학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벨라르의 명성을 듣고 영특하고 아름다운 조카딸 엘로이즈를 돌보던 그 시대의 유력자 중 한 사람이 그녀의 교육을 아벨라르에게 부탁하였다.
그러나 스승과 제자로 만난 아벨라르와 엘로이즈는 뜨거운 사랑을 하게 되었고 조카딸의 교육을 부탁했던 그 유력자는 배신감을 느끼고 사람들을 시켜 아벨라르를 거세해버렸다.
고위 성직자가 되려면 독신이어야 유리하다는 것을 아는 엘로이즈는 오히려 아벨라르에게 독이 될까 정식결혼을 거절하고 자신에 대한 어떠한 비난도 아벨라르에 대한 순수한 사랑으로 견디였다. 두 사람은 끝내 수도사와 수녀가 되어 평생 만나지 못한 채 암담한 삶을 살았다.
훗날 이 중세의 수도사와 수녀가 주고받은 절절한 사랑의 편지는 후세를 감동시킬 만큼 간절한 것이었지만 그들의 삶은 파란만장 하였고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비극적인 것이었다.
이 두 남녀가 주고받은 사랑과 종교에 관한 편지는 중세 최고의 남녀 지식인 둘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동시에 유독 사랑에 엄격했던 중세의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김동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