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일이 부대 복귀일입니다. 귀영일이지요.
군인의 일생에서 그날처럼 슬픈 날이 없겠지만.. 저는 이 악물고
참으렵니다.
뭐 '경 기 도 파 주' 라는 동네에 군인들만 있나요. 민간인들도
많은데요 뭘..^^
이렇게 제 스스로 위안하는 모습이 참 허탈하기도 하고 암튼
그렇습니다.
불광동 시내버스 정류장 인근 사이버리아 라는 게임방에서
이 글을 적고있는데요 마음 같아서는 확 집으로 가버리고 싶은 마음
감출 길이 없습니다.
포항공항에는 비행기 결항 등 악재가 겹쳤는데요 울산공항은
다행스럽게도 운항이 되더라고요.
혹시나해서 부모님께선 저를 일찍 서울로 보내더라구요.
본래 예정된 시간은 오후1시인데 한시간 빠른 12시 비행기를 타야
했습니다. 저보다 부모님의 마음이 더 아프시겠지요.
지금도 그 생각만하면 머리가 숙여진답니다.
14호 태풍 이름이 나비 이더라구요. 지난번 매미도 그 이미지만
따지고 보면 친근했는데 이번 태풍명도 예쁜데..
그 아름다운 마음으로 사람들 다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공항에서 대기하며 그리고 지하철내에서 많은 남자들을 보았습니다.
게이처럼 좋아해서 본 것이 아니에요ㅋ
군복무 여부에 대한 생각때문에 보았습니다.
마음 속으로 "저 남자 어른들은 다 군생활하고 제대했겠지"라 여기니
참 부러웠습니다.
누구는 슬픈 심정으로 부대로 가야만 하는데 누구는 편안한 차림으로
자신의 일터로 가고..
세상이 불공평한 곳은 결코 아닌데 자꾸 그런 짧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하면 좋을까요. 가장 큰 선생은 역시 제 마음이겠지요.
제 마음먹기에 제 군생활의 마지막이 달렸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저 자신.
오늘로 정확히 D-170 남았습니다.
앞으로 4개월 후 저는 정말로 정말로 편안한 마음으로 A급 전투복을
입고 A급 전투화를 신고 야전상의를 입고 말년휴가를 나오게
될 것입니다.
그 4개월 깔짝! 이거 못 견디겠나 란 생각이 제 마음 속에 가득합니다.
아무리 혹한기 전술훈련이 빡세고 춥더라도 말년휴가가 버젓히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에요.
06.2.11 병장 정기휴가 출발일. 이 날은 저의 소원대로 반드시 오게
될 것입니다. 말년휴가 복귀는 아무리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어차피 영원한 휴가을 맞게 되는 전주곡이니까요.
어서어서 눈이 오는 계절이 도래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 글을
적었습니다.
이번 겨울엔 화이트 크리스마스도 오고.. 마지막 휴가 가는 날도
올 거란 너무도 당연한 믿음에 크게 안심하며 용훈백작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첫댓글 남은 휴가 이틀 동안 서울에 사시는 친척분들 만나뵙고 군에 간 친구 부대면회도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