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삼가 고인의 명목을 빕니다.(2005년06월01일 21시 10분경 감전사고입니다.)
유가족과 고인(고씨) 그리고 부산에서 같이 공무원 수험준비를 한 저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의 억울함과 분통함을 못 이겨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고씨는 23세 나이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조금 이남아 빨리 유가족들의 어려운 생활에 보탬이 되고자 고향 상주에서 멀리 떨어진 부산으로 유학을 와서 낮으로 공무원 학원을 다니고 저녁으로 부산대학교 도서관에서 밤늦게 까지 열심히 공무원 공부를 해왔습니다.
고인은 매일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빨리 돈을 벌어서 동생들 공부도 시켜야하고, 아버지 어머니 힘드시게 일하시는데 하루빨리 시험에 합격을 해야 그 힘겨움을 덜어 줄 수 있다”고 근심 걱정을 하면서 오로지 수험공부에만 전념해왔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기간 중에도 생활비를 조금이 남아 아끼기 위해 근검절약으로 항상 대학교 교내 식당만을 이용해 왔습니다. 이렇게 힘겹게 생활을 해왔는데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인지 그토록 착하고 앞날이 창창한 고인에게 이런 사고가 났는지 아직도 믿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사고 당일도 웃으면서 집을 나와 오늘도 열심히 공부를 하고자하는 굳은 진념으로 도서관으로 향하였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를 하려던 중 비가 많이 온다는 주위사람들의 말에 가방을 챙겨 저녁 8시55분경에 도서관을 등지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였습니다. 그렇게 항상 타고 다녔던 77번 버스를 기다렸고 저녁 9시03분경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 뒷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미쳐 몰랐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태워 보내고 저도 집으로 왔으며 도착 후 연락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10시경에 고향 상주에 있는 형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사건 당시 이를 목격한 경찰에게 연락처를 알고 급히 연락을 하였더니 감전으로 광혜병원 응급실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연락을 받고 급히 병원으로 갔지만 제가 도착했을 당시에 고인은 이미 놀란 듯한 표정으로 파랗게 질려서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숨져있었습니다. 불과 1시간전만해도 웃으면서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가족들과 통화를 했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사건의 목격자며 신고자인 김모씨를 찾고 사건경위 알아본 결과 아래와 같습니다.
온천동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약50m전방에 있는 집을 향해 귀과중 갑작스러운 비로 인하여 인도에는 발목만큼의 빗물이 넘쳐흐르고 있었습니다. 한사람이 우산을 쓰고 가다가 갑자기 흐르는 빗물에서 쓰러지길래 다시 일어나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계속 그쪽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인이 앞으로 쓰러진 상태라 숨을 쉴 수 없을거라고 판단한 김모씨는 운전중이던 차에서 내려 고인을 환급히 일으켜 세우려고 팔을 잡아당긴 순간 전기가 통해 놀란감에 자체 구조를 중단하였고, 때마침 순찰중이던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경찰또한 환급히 고인을 일으키려고 하였지만 경찰관 역시 전기에 놀랐었지만 숨을 쉴 수 있게 하려고 경찰관이 허리에 차고 다니던 호신용 봉으로 빗물속에 잠겨있는 고인의 몸을 일으켰습니다. 신고받은 119대원이 빗물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순간 전류가 흐름을 느꼈고, 당시 주위 가게에서 고무장갑을 빌려 고인을 응급차로 옮겼습니다. 그렇게 옮긴 고인은 이미 숨이 멎는 상태였으나 살리려는 마음에 응급조치를 하며 가까운 광혜병원으로 우송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후 사고지점을 확인한 결과 쓰러진 곳이 지중화전선 관리용 한국전력 색인이 박힌 주물맨홀 위였습니다. 그후 지방 신문 보도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난 1일 밤 9시10분께 부산 동래구 온천동 J은행 맞은편 모 인쇄소 앞 빗물이 10m가량 괸 인도 복판 맨홀(사진) 위를 걷던 고모(여·23·부산 동래구 온천동)씨가 쓰러진 것을 차를 타고 가던 김모(34)씨가 발견,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1시간여 만에 숨졌다.
경찰은 목격자 김씨가 고씨를 일으켜 세우려고 팔을 잡아당겼으나 전기가 통해 자체 구조가 곤란하다고 판단,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한데다 고씨가 쓰러진 곳이 지중화전선 관리용 한전 맨홀 위인 점 등으로 미뤄 고씨의 사인을 감전사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가 나자 한전 동래지점 관계자와 경찰은 사고현장에 출동해 누전여부를 알 수 있는 감전기를 이용, 맨홀 위에서 전기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한 뒤 맨홀 두껑을 열고 220볼트 전선피복 접합부분 한곳이 팥알크기로 벗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곳에 빗물이 스며들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전측은 벗겨진 전선피복을 동여메는 등 누전 차단을 위한 긴급 보수작업을 벌였다.
특히 이 지역 주민들은 "비가 많이 내리면 하수구가 넘쳐 빗물이 인도 위까지 올라온다"며 감전사고 재발 가능성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숨진 고씨는 경북 상주가 고향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직장을 구하기 위해 부산에 내려와 이날 부산대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참변을 당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
이러한 불우한 소식을 듣고 늦은 새벽시간에 3~4시간의 장거리 운전으로 급히 오신 유가족 분들은 억울함과 분통함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렇게 눈물바다로 밤을 지세우고 날이 밝으면서 보도된 새벽뉴스에도 “길가던 20대 여성 감전사” 라는 뉴스보도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한전에서는 아무런 반응 및 방문도 없이 깜깜 무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오후1시가 넘어서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너무나도 화가 난 유가족분이 한전으로 2~3차례 전화를 하였지만 사고에 대한 대책회의를 한다는 핑계로 통화를 거부하였습니다. 이후 저녁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한국전력의 관계직원들이 방문하였고 잘못을 말로만 통감 하였을 뿐 억울하게 숨진 고인에 대해서는 긴 시간 동안의 대책회의를 하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인간적인 예의도 없이 너무나 소홀하였습니다. 최소한의 인간이라면 고인의 영정 사진주위에 국화꽃 한 송이라도 올려놓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겠습니까? 너무나 서운하고 억울합니다.
무슨 이러한 경우가 다 있습니까? 이런 불우한 사고가 있으면 이른 아침부터 찾아와서 유가족들에게 사과를 하고 위로를 해도 억울한데 우리나라의 전력을 대표하는 한국전력이라는 대기업이 어떻게 사고를 피해갈지 만을 생각하고 있습니까? 만일 자기자식, 자기손녀가 이런 사고를 당하였다면 과연 지금과 같이 개만도 못한 행동을 했을지 되물어 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국민에게 좋은 전기를 공급해줘서 고마운 공기업인줄만 알았는데 이런 사고가 발생하였는데도 자기들 살길만 찾는다니 양의 탈을 쓴 늑대와 무슨 다를 바가 있겠습니까?
정말 억울합니다!
너무나 억울합니다!
과연 한국전력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전인지 의문스러울 따름입니다. 예전에도 이와 유사한 몇 차례의 감전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는 것입니까! 도대체 국민의 세금으로 무슨 일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화가 납니다.
앞으로라도 더 이상 이런 사고가 없도록 예방하기위해 더더욱 꼼꼼히 점검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정말 정말 비통합니다!
이럴수가 있습니까? 너무나 무성의합니다!
그리고 이런 식의 시민이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도가 목숨을 빼앗는 지뢰밭이 되었어야 되겠습니까? 인도는 사람이 다니는 길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가는 인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고가 발생한다면 우리 국민들이 한전을 어떻게 믿고 생활을 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도 전국 어딘가에 누전된 전류가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이글을 읽고 계신 국민 여러분들도 조심해서 잘 다니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한전에 외치고 싶습니다. 아프다는 말 한마디 못해보고 억울하게 숨진 고인에게 진심어린 양심으로 명복을 빌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슬픔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유가족들에게 이번 사고에 대한 충분한 조의를 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여러분 이렇게 힘겨워하는 유가족들에게 용기와 힘이 되어 주시고,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고인에게 편히 잠들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한국전력이 나쁜게 아니라 한국에 기업들이 나쁜겁니다. 한국에 대기업들 외들이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