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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4년이 넘는시간동안[드래곤볼]을 중심으로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나이도 제법 많이 먹은 올드팬이다보니....
이따금씩 [드래곤 볼]에 관련된 여러가지 질문을 쪽지나 메일로 받곤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유형이
[누구랑 누구중에 누가 더세요?]
라는 유형인데...
비교적 최근에 [브로리 vs 자넨바]중에 누가 강해요? 라는
질문을 몇차례 받은적이 있습니다.
유치해..유치해..이런건 유치하지않아? 라고 말하면서도
등장인물들간의 강함을 비교하는것은 물건너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이긴하지만
솔직히 제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이런류의 질문은 그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극장판]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이죠...
그냥 단순히 질문에 충실하게 대답한다면
[넵 물리적인 힘은 자넨바가 더 강합니다]라고 하면 끝이겠지만...
이번기회에 [드래곤 볼] 극장판의 법칙에 대해 좀 생각해 보고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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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드래곤 볼 극장판은 작년에 공개된 [점프 40주년 기념작]을 제외하면
1986년부터 1996년동안 [토에이 아니메페어]의 참전작으로
어린시절을 다룬 4편의 극장판과 Z로 넘어온 후 13편 총 17편이 제작되었습니다.
토에이 아니메페어란 일본의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토에이]에서 방영되는 [점프계열]TV애니메이션작품들중에
가장 선호도가 높은 3작품을 시즌별로 선정하여 매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시즌(혹은 봄방학시즌)에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동시상영 방식으로 개봉되는 만화축제입니다.
시즌별로 인기있는 작품들로 제작되는것인만큼
매 방학때마다 제작되는 작품의 라인업이 바뀌는것이 보통이지만
드래곤볼은 TV애니메이션이 제작된 86년이래
방영이 종료된 96년까지
매년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토에이 아니메페어]에 참전하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특히나 드래곤볼이 [사이야인]편에 돌입한 89년이후로는
매년이 아니라 매 방학때마다 [토에이 아니메페어]의 메인타이틀작품으로
선정되어 상영되므로서 [토에이]에서 드래곤 볼이 차지하는
압도적인 비중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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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일단 오늘은 [토에이 축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것이 아니므로
관련된 이야기는 이정도만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드래곤 볼]의 극장용 작품들은 [드래곤 볼]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드래곤 볼]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원작과는 관련이 없는 별도의 스토리를
만들어 원작과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어 [팬]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서비스 작품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극장용 작품]을 제작할때는 반드시 지켜지는 몇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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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의 원칙 제 1법칙
극장판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절대로 원작의 주인공들보다 강해지거나
성장할 수 없다.
드래곤 볼의 극장판들은 [점프40주년 기념작]과 Z13번째 극장판[용권폭발편],그리고
10주년기념작으로 제작된[최강의 길]을 제외하면 모두 원작이 연재되던 중간에
제작된 작품들입니다.
예를들어보죠..
드래곤볼Z의 4번째 극장판인 [초사이야인이다 손오공]편을 볼까요?
이 극장판의 개봉일은 1991년 3월9일입니다.
[토에이 축제]의 작품들이 비교적 단기간에 제작되기는 하지만
개봉일이 3월9일이니까 실제 제작은 그 전년도인 90년 가을이나
겨울이었겠죠?
이당시 [드래곤 볼]원작은 [나메크성]에서의 [드래곤 볼] 쟁탈전이
한참 벌어지던 시기였습니다.
손오공은 [중력수련]을 하고있고 [기뉴특전대]가 등장하고...
점점 강해지는 사이어인들을 보면서
프리저가 전설의 [초사이야인]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기 시작하던 즈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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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 볼까요?
원작에서 [초사이야인]이라는 떡밥은 나왔습니다.
하지만 손오공과 베지타..그리고 분노하면 순간적으로 엄청 강해지는
오반까지...이들중에 누가 초사이야인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상태..
(물론 오공이 확률이 제일 높았던것은 사실이지만..)
바로 이런시기에 제작된것이
Z극장판 제 4편 [초사이야인이다 손오공]편이었던것이죠..
원작에서 [초사이야인]이라는 굵직한 떡밥이 나왔으니
[극장판]에서도 바로 그 명칭을 사용하긴 했는데..
문제는 원작에선 아직 누가 초사이야인인지..
또 초사이야인이 되면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것인지에 대해선
전혀 설명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작을 베이스로 하고있는 [극장판]에서
원작을 넘어선 설정을 내보일 수는 당연히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초사이야인이다 손오공]편에선[슬러그]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던 오공이 실신직전상태에서 기적적인 파워업을 해서 슬러그를
압도하는 정도의 연출만 등장하며 이것을 본 계왕이
"어쩌면 오공은 초사이야인일지도 몰라"라는 식의 애매한 대사를 할뿐입니다.
이렇듯 극장판에서의 주인공들은 강함은 [당시 진행되는 원작의 범위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극장판의 제 1법칙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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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의 원칙 제 2법칙
극장판에 등장하는 적들은 주인공들보다 조금 더 강하다.
드래곤 볼을 비롯한 소년만화 액션물에서
[보스]의 존재는 항상 주인공들이 넘어서야 할 거대한 산입니다.
애써 등장한 [보스]가 처음부터 [주인공]보다 약하다면 그것만큼
시시한 연출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기때문에 [보스]는 당연히 [주인공]보다 강한힘을 갖고 있어야하며
[주인공]은 스승에게 신기술을 배우거나 열심히 수련을 하거나
혹은 어떤 기적적인 계기를 통해 라스트부분 다 되서야
[보스]를 쓰러뜨릴 힘을 손에넣어 [극적으로] 이겨주는것이
정석인것입니다.
이러한것은 극장판에서도 당연히 적용되기 때문에 매 극장판에 등장하는
[보스]들은 항상 [손오공]을 약간 상회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Z1편의 가릭주니어도 2편의 윌로박사도 ..주욱 넘어가서 12편의 자넨바도
모두 당시 오공의 최대파워를 넘어서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죠.
그런데 여기서 다시 1법칙을 떠올려 볼까요?
주인공들은 1법칙에 의거 원작에서의 주인공보다 더 강해지거나 성장할 수 없습니다.
다시말해 [보스]는 주인공보다 강한데 주인공은 원작범위를 넘어설 수 없으니
항상 약할 수 밖에 없고...결국 최종국면에 가서는....
[원기옥]을 사용하거나
힘을합쳐 싸우거나 동료의 기를 받거나..
퓨전을 해서 이기는등의 방법으로 [보스]를 처리할 수 밖에 없는것입니다.
이래서 원작팬들중 일부는 [드래곤 볼]답게 1대1로 승부를 겨루지 못하는
극장판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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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각 극장판의 [보스]역시 당시 원작시점에서의 주인공의 강함을
기준으로 조금 더 강한 수준에서 그 파워가 결정되는것입니다.
[브로리]가 처음 등장했던 Z극장판 제8편은
셀이 막 완전체가 되고 [오공부자]와 [베지타부자]가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막 수련을 마치고 나오던 즈음에 제작된 작품으로
[초사이야인2]라는 설정이 아직 존재하지 않던 시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즉 8편에서의 [브로리]는 [초사이야인1단계]보다 강한정도로
설정되어 주인공들을 괴롭혔는데...
후에 10편에서의 [브로리]는 오반이 이미 성장하고
[초사이야인2]설정이 공개된 이후에 제작됐기 때문에
그 오반보다 조금 더 강한 수준의 [적]으로 업그레이드 된것입니다.
8편에서의 브로리와 10편에서의 브로리는 동일인물이지만
그파워의 강함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인물인것이죠.
주인공의 성장에 맞추어서 좀 더 강해진 상태로 나타나는게 정석이니까요
(사실 이런 말도안되는 파워업을 이룬 [보스]는 브로리뿐만이 아닙니다.
더 엄청난 놈이 있지요...
바로 가릭주니어..-_-;;;
극장판에서 전투력 4-500대정도의 오공 피콜로와 싸웠고
순간전투력 1307당시의 오반에게 당해서 데드존에 빠졌던놈이....
TV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시리즈에 등장해서는...
전투력이 수십만은 될 오반이나 100만전후가 될 피콜로가 있는
지구를 위험에 빠뜨려 버리니까요..)
이쯤에서 처음의 질문이었던 [자넨바와 브로리]의 강함을 비교해볼까요?
[브로리]는 [초사이야인2] 오반을 기준으로해서 등장한 보스이고..
[자넨바]는 [초사이야인3]오공을 기준으로 해서 등장한 보스입니다.
그런고로 물리적인 힘으로 단순비교하자면 당연히
[자넨바]가 [브로리]보다 강하겠지만..
중요한것은 이게 아닙니다.
어차피 극장판은 당시의원작설정에 맞추어 엇비슷하게 진행되는것이기때문에
극장판 10편에 등장한 브로리가 12편에 등장한 [자넨바]보다 강할수 없는것은
당연한것이니까요...
만약에 앞으로 극장판이 또 제작되어 브로리가 또 캐스팅될일이 생긴다면
브로리는 또 현재의 주인공들의 힘에 맞추어 더 강해질것이고..
브로리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진다해도 그 캐릭터가 그 역할을
감당할것이기때문에 달라질일은 없습니다.
다만 현재는 이미 드래곤볼 연재가 끝난 상태이므로 앞으로 제작될(지도 모르는)
극장판에서의 오공은 원작범위에 묶일 필요가 없으므로
극장판내에서의 성장도 충분히 가능하니까 이전극장판들처럼
동료의 힘을받아 이기는것이 아닌 혼자의 힘으로 극복하고 이기는것도 가능하다 정도가
차이점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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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몇마디만 덧붙이자면....
누가더 강하냐고 의문을 가지는것도 좋고 토론을 하는것도 좋고 다 상관없지만..
[극장판]은 어디까지나 극장판일뿐입니다..
그저 연례행사로 있는 축제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서비스]영상물들일뿐이데...
그 극장판들을 원작의 범주에 넣어서 깊게생각하는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원작은 원작대로 극장판은 극장판대로 또 게임은 게임대로
따로즐기는것이 가장 현명하죠...
뭐 제 9편인 [보자크]편이나 13편인 [용권폭발]편같은 원작의 역사에 넣어도
별무리가 없는 극장판들도 있긴하지만 이것역시 공식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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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1 사실 Z12편 극장판인 [부활의 퓨전]편의 [보스]는 자넨바가
아닌 [브로리]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저승]에 있던 영혼 세척기(?)가 고장이 나면서 그 영혼들이
지옥에 있던[브로리]에게 흡수되면서 파워업한 브로리가
재등장 오공과 베지타와 싸운다는 스토리라인이었는데
진행과정에서..[브로리]가 또등장하는것은 너무 지겹다..
새로운 적을 등장시키자라는 의견이 나와 조율하던중 결국 후자가
선택되어 브로리의 재등장은 백지화되고 [자넨바]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된 것입니다..
만약 애초계획대로 [브로리]가 재등장했다면
지금처럼 [자넨바와 브로리중 누가세요?]라는 다툼을
일어날 일은 없었을뻔 했습니다.^^
팁2. 제가 위에서 얘기한 극장판의 법칙에 위반되는 작품이 딱하나있습니다.
바로 Z마지막극장판인 [용권폭팔]편..이작품은 원작이 종료된 이후에
제작된 작품이고 작품의 시간흐름또한 패러렐이 아니라 마인부우전 이후
지구에서 벌어진 또다른 사건이라는 개념으로 제작된 작품이기때문에..
주인공들이 원작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작품이었죠...
때문에 마지막에 오공이 멋지게 [업그레이드된 초사이야인3]가 되어서
[용권]이라는 신기술까지 보이며 힐데건을 홀로 처리하는 방식이
될 수 있었던것입니다.
물론 작년에 공개된 [점프40주년 기념작]도 그런의미에서 원작에
얽매일필요가 전혀 없는 작품이긴하지만 ...개그물인데다가
등장한 적이 워낙에 약하니..비교할 대상이 못되네요..
첫댓글 수고했어...ㅠ
12편 극장판은 바이오브로리와 원래 지옥에 있던 브로리가 융합되어서 융합브로리가 나온다고 알고 있었는데 저것이 진실인가요?
돌아온 브로리편에 오반의 파워업을 설명하기에 너무나도 좋은 글인거 같습니다.
너무 길어서 2단락만 봤네요 ㅈㅅ 저도 극장판에서의 비교는 좀 무리가 있다 생각합니다
대단하십니다. 이렇게자세하게 설명하는글도없이 여기저기서 떡밥던져놓고가는사람이 딱한명있어서 참 곤란하다생각했죠.
우와 역시...ㅠㅠ 단숨에 정리가 되네...
분석 잘봤습니다
응? 그럼 z에서 1:1정공법으론 브로리가 최강이다 라는 발언은 어떻게 된거죠?
그런데 프리더만 병풍이던데 ㅋㅋㅋㅋ
테일러님 제가 아는 사실 하나 알려 드릴께요. 얘기하자면 좀 길텐데, 간결하게 설명 드려도 금방 이해 하실거라 생각 됩니다. 말씀하신 극장판 4편을 제작하고 있던 애니메이션 제작팀은 원래 금발의 초사이어인 손오공을 모토로 잡고 만들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그땐 토리야마 선생조차도 구체적인 초사이어인 구상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고 (황금색 머리라는 컨셉도 안 잡힘,) 그저 전설의 사이어인이라는 컨셉과 온몸에 불꽃이 일고, 머리가 솟아 오르는 등의 표현만 하였을 뿐이라고 해서 어쩔 수 없이 계왕권과 비슷한 모습의 초사이어인을 표현해 낸 것이죠..
결국 초사이어인의 모습을 극장판으로 등장 시킨다는 야심은 무너지고, 계왕권도 아닌 초사이어인도 아닌 것 같은 손오공이 표현되었을 뿐이지요.. (사실은 그게 초사이어인임..ㅎ) 말씀 드린 내용들은 100% 세세한 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체적으로 사실이구요. 결국 초사이어인은 금발의 황금전사였다는 것이 공개 되었을 때에 제작자들이 모두 경악을 했었다고 하더라 하는 일화도 있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