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서구 중구 강서구와 울산 중구, 경남 김해시 일원이 국가가 지원하는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21년까지 이들 지역은 옛 도심기능 회복 사업과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질 예정이다.
# 소상공인 창업공간 조성
■영도, '대통전수방 프로젝트'
정부가 지원하는 올해 도시재생사업 대상지에 선정된 부산 영도구 봉래동 물양장.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부산 영도구 봉래1동 전역과 남항·영선동 일부를 포함한 31만2000㎡ 일대에 문화와 기술을 융합한 '영도 대통전수방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대통전수방'이란 운수대통의 '대통'에서 뒤 두 글자를 따온 조어로서 지역 내 역사, 문화, 기술을 크게 전승하겠다는 프로젝트의 고유명칭이다.
일제 강점기 부산에 개설됐던 공공단체 운영의 상설 일용품 시장이었던 목도공설시장의 노포(老鋪·대물림하는 점포) 전통을 모방·활용해 소상공인들을 위한 창업 공간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시청과 상권이 이동해 쇠퇴한 이곳에 목도 노포 전수방을 만들고 관련된 산업을 브랜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포 전수방(전통시장지역) 외에 창업실험방(물량장 지역), 전통산업재생방(창고 지역) 등을 만들어 옛 영도의 중심지 기능을 회복하려는 게 이번 재생사업의 목표다.
봉래동은 또한 한진중공업의 시초인 조선중공업주식회사가 설립된 한국 근대조선업의 태동지로서 사업지 인근에는 대선조선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있다. 사업지에는 삼진어묵, 양복양장점, 국수, 두부와 같은 무형의 역사자원이 많고 기술전수에 적극적이라는 게 국토부와 영도구 설명이다. 문화관광형 육성사업, 공공환경개선사업, 삼진어묵 등을 활용한 근대풍 어묵거리 조성도 함께 이뤄진다.
# 피난촌 벗고 주거환경 개선
■서구, '내일을 꿈꾸는 비석문화마을 만들기'
서구 아미동과 초장동 일원 116만6000㎡에서 추진될 재생사업인 '내일을 꿈꾸는 비석문화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는 일제강점기 때의 일본인 공동묘지였고 한국전쟁 때 피난민촌이 된 이곳을 활용해 살기 좋은 곳으로 가꾸는 게 핵심이다. 집수리, 아미동 행복주택 진입로 확장,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추진 등을 위해 총사업비 1326억 원이 투입된다.
# 경사로 개선 편의시설 설치
■중구, '보수동 책방의 추억'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
경사로가 많은 중구 보수동 일원의 42만㎡에는 책방골목 환경이 개선되고 창작플랫폼, 창업인큐베이터, 산복편의점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부처 협업 사업으로 대청로 임시수도 상징거리 조성과 함께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도 병행된다.
# 음악 흐르는 문화거점 조성
■강서구, '신장로 전원 교향곡'
강서구 대저1동 신장로 일원 78만㎡에는 '신장로 전원 교향곡'이라는 이름의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한 정주환경을 조성한다. 주민역량강화교육, 지역축제 개최를 통해 마을공동체를 만들고 음악, 생태, 토마토를 활용해 특색 있는 문화거점을 조성하고 강변이라는 특성을 살린 건축가이드라인을 통한 건축작업으로 살기 좋은 마을로 가꾸는 게 이번 재생작업의 목표다.
이 프로젝트에는 지자체 사업으로 낙동강 백십리 생태탐방로가 조성되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소규모 행복주택도 건축할 예정이다.
2014년 5월 부산 동구 초량동 1, 2, 3, 6동의 부산역 일대가 '도시경제기반형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는데 올해 도심재생사업에 영도구, 서구, 중구가 선정됨에 따라 동구를 포함한 부산 원도심 일대 모두 정부가 지원하는 도시재생사업의 혜택을 받게 된 셈이다.
'도시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이란 유휴항만, 공공기관 이전 지역, 역세권을 민관 공동으로 재생해 재생 효과를 인근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개념의 도시재생 방법이다.
# 역사·예술 기반 도시 재생
■김해·울산 중구, 시가지 근린재생
울산 태화강의 태화루. 국제신문 DB
부산 영도구와 함께 이번에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사업으로 선정된 경남 김해시 동상·회현·부원동 210만㎡에는 가락국 문화재를 보존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주로 진행된다. 또한 보행중심의 가로환경, 원도심 안내정보체계 구축, 청년허브를 조성한다. 이곳에는 또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다문화 공존을 위한 다(多)어울림센터 설립, 다(多)어울림 광장 조성도 이뤄진다.
역시 '중심시가지 근린재생형' 사업으로 지정된 울산 중구 중앙동 일원 34만8000㎡은 향후 건립될 울산시립미술관을 핵심시설로 활용해 지역 문화와 예술에 기반한 도시재생이 추진된다.
방치 여관 활용, 청년 CEO몰 조성, 골목다방 조성, 옥상 공간 활성화 등도 포함됐다.
태화강의 수변 거점과 600년 전통의 도심을 잇는 수직적인 역사문화축(태화강~함월산)을 복원해 도시 공간의 단절을 해소하는 게 이번 재생의 주요 내용이다.
도시재생사업은 기존 건물을 철거해 아파트를 대거 건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도심의 역사·문화를 되살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주거환경 개선 작업이다. 부산에서 처음 시작돼 국토부가 수용해 국가 전체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