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똘히 생각을 마치고 정신을 차리자 이미 경매는 시작되고 있었다.
"일천!"
"이천!"
"삼천오백!"
"사천!!"
"사천 백!!"
아주 돈이 썩어나시는 분들인가 보군.
거의 광분을 하며 돈을 부르는 사람들은 날 너무도 갖고(?)싶어하는 건가.
...흐음, 이거 말세로세. 저사람들 다 남자잖아?
"5천!"
"에이씨 6천!!!"
오, 최고가. 저기서 나 띄어주는거 없나?
띄어주면 더 어필해줄수 있다구.
"7천"
난 딴생각을 하다가 나의 의도대로 되지 않자 얼굴을 찡그렸다.
그때 6천에 거의 낙찰되어가던 그무렵 한남자의 낮은 음성이 깔렸다.
"아... 예! 190번! 7천입니다!"
아? 저게 190번이야?
손을 올린 남자를 쳐다본 나는 자세히 얼굴을 살피기 위해
몸을 살짝 뺏다.
하얀색 벙거지 모자를 푹 눌러쓴 그 남자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수트를 입고있었다.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상당히 젊어보였고
이목구비가 뚜렸했다. 순간 어디서 본것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곧 생각을 접고
상황에 집중했다.
"더 없습니까?! 7천!!?"
"7천5백"
실내가 술렁였다.
더 나올줄은 몰랐던지 사람들은 그 고액을 부른 사람을 보기위해 뒤를 돌았다.
그곳엔, 헤이만이 서있었다.
내 그럴줄 알았다구.
일단 그의 옆에 중년부인도 그정도는 감수할수 있는지 얼굴에 미소가 퍼졌다.
돈이 좀 많나봐?
"8천"
장내는 점점 소란스러워졌다. 190번 남자. 그가 금액을 더 올렸다.
"9천"
헤이만.
"1만"
이건 아니야!!!!미쳤어??
사람을 돈으로 사고판다는 데에는 상당히 반대하지만,
솔직히 이정도 액수는 아니다. 아니, 내가 아무리 빼어난다고 해도(?) 이건 정말...
순간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나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내눈에는 고민하는 헤이만이 보였다.
이자식아. 너 그자리에서 짤릴라고 그러냐? 네가 모시는 사람
표정을 봐라 . 완전히 구겨졌어!
그만둬!
"1만 오백"
기어이 헤이만이 돈을 매겼고 중년아줌마는 거의 실신상태에 다다랐다.
잠시 공백을 두던 190번은 곧 손짓을 하며
"1만 1천"
이번에는 내가 기절할뻔 했다.
내가 저런 고가에 팔릴수는 없다! 어쩔수없지...
좀 이르긴 해도, 작전을 실행할수 밖에.
현재 내 의상의 설정은 여성스러우면서도 강건한 그런 품위있는 기사였다.
물론, 그 컨셉을 잡은건 나였지만.
황궁의 기사단처럼 백합이 수놓인 제복을 입은 나는
레리아를 어떤방식으로라도 내가 가지고 있어야 했기떄문에
은빛세공이 된 다른 장식용 검을 뒤로하고 거무스름한 레리아를 허리에
차고 있었다. 이것도 작전에 모두 포함되는거라니깐.
아티스트들은 옥에 티라며 아주 발광을 했지만 나의 고집에
곧 넘어왔고 그 옷을 만들기 위해 분주하던 그들은 완성품을 보고
상당히 놀라워했다.
그리고 나는 살그머니 오른손을 뻗어 레리아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둔 천조각들중에 한장을 집었다.ㅡ주머니에 가득ㅡ
살짝 눈에 띄지 않게 연성을 마치고 나는 그 천조각을 무대 구석으로 던졌다.
콰과과과광!!!
순간적인 폭팔음으로 경매에 집중하던 사람들이 시선을 옮겼다.
"뭐야?!"
사람들이 술렁이고 사회자는 당황했다.
한참 접전을 벌이던 두사람도 이 상황이 의외인지 무대쪽을 보고있었다.
나는 몰래 다시한번 연성을 했다.
내가 이번에 도전한 일은 천조각을 폭발물로 변환시키는 연성방법이었다.
애초에 아예 발화물질이 없는 천조각이지만 타는건 무지하게 잘타는 천은
잘만 한다면 작은 충격에 폭발시키는건 일도 아니었다.
약간 폭발효과를 약하게 연성을 한 나는 무대와 객석사이의
공간에 천을 살짝 던졌다. 아무도 안보는 틈을 타서.ㅡ사람들은 무대구석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었다ㅡ
퍼어어엉!
다시한번 폭발음이 울리자 맨앞에 있던 관객들은 거의 비명을 지르며 나자빠졌고
개중에는 행사장을 뛰쳐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일사분란 완전 혼란 상태에 빠진 경매장은 이 어이없는 테러로부터
빠져나가기 위한 경쟁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나는 다시 촉진제로 좀 세게 연성을 해서 관객석 한가운데로 던졌다.
이미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없었다.
쿠아아아아아아앙!!!
여자비명소리와 아이들의 울음소리, 남자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혼란스러운 상태를 고조시켰다.
사회자 역시 이미 경매는 뒷전인채로 무대뒤로 빠져나갔고
무대뒤에서도 발소리가 요란한걸보니 빠져나가고 잇는듯 했다.
나는 다시한번 두사람의 위치를 파악했다.
일단 헤이만은 예전의 그 정신을 발휘해 사람들을 정리하고
밖으로 대피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190번 사나이는...
여전히 저쪽에 가만히 서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흐음, 천조각 집어던지는걸 봤을지도 모르겠군.
여튼 나는 무대에서 뛰어내렸다.
가뿐히 뛰어 내려 거의 사람들이 빠져나간 대문으로 다가갔다.
소리를 지르는 헤이만의 모습이 보다 크고 선명하게 보였고
사람들이 마지막한명까지 나가자 한숨을 쉬고는 나를 바라봤다.
나는 곧 그의 앞까지 다가갔다.
그의 옆에 있던 아줌마는 이미 대피했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여어"
"오랜만이군"
"살아있었네"
"너야말로"
두마디씩 주고받은 우리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누구라고 할것 없이 말없이 서로를 부둥켜 안았다.
"보고싶었어"
"나도"
"물어보고 싶은게 산더미다"
"마찬가지"
그때 190번사나이가 다가왔다.
"아는사인가 보군"
말을 꺼낸 그의 목소리는 상당히 익숙했다.
어디서 들은거지?
"아르케인경은 나와 구면이지?"
그 말을 내뱉으며 하얀색 벙거지를 벗은 그는...
검은머리와 검은 눈을 지닌 페니샤트리의 황족.
전(前)황태자. 나디안 대공이었다.
으흐흐.... 어제 쓰다가;
막혀서-_-; 안쓰고... 오늘 마무리를 짓습니다!
드디어 노예사건도 거의 결말 부분...ㅋㅋ
배도고프고...ㅜㅜ 과자나 먹어야 겠습니다...ㅎㅎ
마땅히 할말없...=ㅁ=
여튼간에 봐주셔서 감사해요우>ㅁ</
카페 게시글
로맨스판타지소설
[판타지]
레리아(Leria) 제33화
율、
추천 0
조회 78
04.11.20 22:06
댓글 5
다음검색
첫댓글 재밌어요+_+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어요 호호
오... 190번;;; 전 황태자;;; -_-;;ㅋ 놀랍군요... ㅋ 하하... 노예사건.. 끝나가는... 어쨌든 재밌게 보고 갑니다~ㅋ
오호호 전..황태자...그랬군요...!!!!! 멋지다..+ㅁ+ 황태자 왕자 이런것들만 나오면..눈에 번뜩 불이 켜지는^^ 헤헤^^ 오늘두 잼있게 읽구 갑니다^^
오호, 처음부터 봐봐야 하겠군요!
어머 그러면 나디안이 헤이만이 어딨었는지 알고 있던걸까요? 아님 아인을 몰래 뒤다라 온 걸까요? 점점 이야기의 반전이 재미어지고 있어요... 히류님 잼있게 보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