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6. 9. 2. 수요일.
어제는 비가 많이 내렸고, 뒷날인 오늘은 날씨가 약간 흐렸다.
오후 4시.
걷기운동이라도 하려고 지팡이를 손에 쥐고서 아파트 현관을 나섰다.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를 천천히 걸어 빠져나와서 석촌호수 서호쉼터로 나갔다.
쉼터 벤취 위에 걸터앉아서 바둑 장기를 두는 영감들이 몇 군데 있었다.
나도 구경꾼이 되어서 장기판을 내려보았다.
시시한 하수들이나 두는 장기실력이기에 나는 고개를 흔들고는 자리를 떠서 석촌호수 한 바퀴를 천천히 돌았다.
걷는 게 무척이나 힘이 든다.
등허리뼈가 활처럼 휘어지고, 눈이 어리적거려서 헛둔거리고, 쓰릿쓰릿거리며 겨우 걷는 나.
그래도 한 바퀴(2565메타)을 돌았다.
귀가하다가 아파트 단지 안 쓰레기장에 내다버려진 화분 하나를 보았다.
플라스틱 화분에 몇 종류의 화초가 밀집된 상태.
등허리뼈 아파서 걷기조차도 힘들어 하는 내가 한 손에는 지팡이, 한 손에는 중간 크기의 화분을 겨우 쳐들고서 천천히 귀가했다.
수돗물로 헌 화분 겉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냈다.
더렵혀진 물은 화분 여러 개에 조금씩 나눠서 부어주었다.
아내한테 "헌 화분 하나 쓰레기장에서 주워왔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눈치를 살피면서 말했다.
아내가 표독한 눈초리로 남편인 나를 쏘는 듯이 바라보면서, 지청구를 퍼부었다.
"제발 좀 그만 줏어와요. 집안이 온통 쓰레기장 같아요."
사실이다.
중간 크기의 아파트의 거실과 베란다 통로에는 헌 화분이 160개도 더 넘게 밀집된 상태이다.
작은 화분 하나조차도 추가로 놔둘 공간이 거의 없다.
내가 식물을 좋아하는 이유는 있다.
시골 함석집을 에워싼 텃밭 세 자리. 텃밭 안에는 온통 과일나무와 화초들로 가득 찼다.
시골에서 어머니와 둘이서 살다가 어머니가 집나이 아흔일곱살이 된 지 며칠 뒤에 돌아가셨다.
고향 앞산 서낭댕이 말랭이의 아버지 무덤에 합장해 드린 뒤 - 나 혼자 시골집에 살기가 뭐해서 - 그참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서 살기 시작한 초기에는 꽃가게에서 화분을 사왔으나 만11년이 지난 지금은 꽃가게에는 별로 가지 않는다.
등허리뼈 심하게 굽은 내가 화분을 무겁게 쳐들어서 귀가할 수는 없다.
작은 화분 하나조차도 이제는 나한테는 무척이나 어렵다.
나는 시골태생이라서 그럴까?
서울 아파트에서 사는데도 식물 화초 가꾸기를 무척 좋아한다.
화분 속의 화초를 들여다보면서 내 노년의 삶을 보낸다.
오늘은 내 고교 여자친구의 카페에서 화초에 관한 글 하나를 골라서 <한국 국보문학카페>에 올린다.
헌 물건 저장 강박증에 걸린 나를 내가 비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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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저장강박증
오늘은 2024. 12. 6. 금요일.
무척이나 추운 날씨인데도 오후에 아파트를 벗어나서 석촌호수로 나갔다
서호쉼터에는 사람들이 현저하게 줄어서 노인네들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
평소에는 돌벤치 위에 앉아서 바둑 장기를 두며, 구경꾼도 무척이나 많았는데도 오늘은 한 군데에서만 바둑을 둔다.
간이운동기구에 매달려서 몸을 푸는 노인네들도 없어서 무척이나 쓸쓸했다.
석촌호수 한 바퀴 2,565m를 걷은 뒤에는 귀가를 서둘렀다.
아파트 단지 안 화단 공터에서 부러진 삽자루, 내다버린 삽자루 하나를 주워 가져왔다.
부러진 나무자락을 낫과 톱으로 다듬어서 길이가 아주 짧은 삽 자루로 재활용할 수 있다라고 보았다.
자루가 부러진 헌 삽, 쇠삽도 있어야 할 터.
일전 아파트 단지 안 화단, 대나무단지에서 베어냈던 왕대나무 토막 두 개를 주워서 쓰레기장 빈 터에 놔두었다.
어제 오후에 철물점에서 육철낫 한 자루를 샀다. 육철낫으로 왕대나무 가지를 자르고 다듬으려 했다.
내 아파트 안에 있는 공구 그릇에서 실톱을 꺼내서 바깥으로 나갔다.
오늘은 이 왕대나무를 꺼내서 육철낫으로 대나무 가지를 다듬고, 실톱으로 왕대나무 길이를 150cm 정도로 잘라냈다.
두 토막이 된 하나는 150cm, 또하나는 70cm.
길이가 60cm인 가느다란 대나무도 양끝 부분을 다듬었다.
대나무 양쪽 끝을 낫으로 다듬었고, 왕대나무 세 토막, 부러진 삽자루 하나를 집으로 가져왔다.
왕대나무는 어깨운동의 도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어깨를 펴는 도구이다.
내일 날이 밝으면 부러진 삽자루에는 고장난 삽날을 끼워서 새롭게 고칠 생각이다.
부러진 삽자루이기에 고친다고 해도 길이는 아주 짧은 삽이 될 것이다.
철물점에서 길이가 긴 삽자루를 파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확인해서 혹시라도 길이가 긴 삽자루를 산다면 여기에 끼어서 제대로 된 삽으로 고쳐야겠다.
이런 것은 재활용이다. 버리면 쓰레기이지만 고쳐서,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면 재활용품이 된다.
저녁 무렵에 아내가 내 방으로 들어와 이 물건들을 봤나 보다.
나한테 거칠게 쏴부쳤다.
"헌 물건을 주워와서 집 구석에 왜 채워요? 그만 줏어 와요!"라는 불만이다.
남편이 물건 저장 강박증에 걸린 것을 드세게 몰아세웠다.
나는 말대꾸 한마디도 보태지 않았다.
헌 물건을 주워와서 이를 재활용하려는 내 행동을 내가 안다는 뜻이고, 내가 대꾸하면, 자칫하면 말싸움이 벌어질 터.
성깔이 급해서 욱하는 성미인 나.
하지만 이겨서는 안 되는 게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이다. 자식 넷의 어머니이다.
그저 내가 참으면 된다.
내일 아침에는 오늘 주워온 삽자루, 끝이 부러진 삽자루에 쇠삽을 끼어넣어서 고쳐야겠다.
주워온 삽자루, 주워온 삽을 고치면 길이가 아주 짧은 농기구 하나를 마련하는 셈이다.
시골 태생인 나, 만75살 늙은이인 내가 물건 저장 강박증에 걸렸는가?
강박증에 대해서 자료를 수집해야겠다.
강박증 : 반복되는 생각과 행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할 터.
강박증은 특정한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 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정신 질환이다.
이러한 생각이나 행동은 개인에게 불안과 고통을 야기하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개인마다 경험하는 증상이 다르다.
강박증의 종류 :
1) 오염에 대한 강박 : 세균이나 오염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손을 씻거나 물건을 소독하는 행동.
2) 확인 강박 : 문을 잠갔는지, 가스불을 껐는지 등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행동.
3) 정리정돈 강박 : 물건을 완벽하게 정렬하거나 대칭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강박적인 욕구.
4) 저장 강박 : 쓸모없는 물건이라도 버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모아두는 행동.
5) 반복 행동 강박 : 특정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해야만 안심이 되는 강박적인 욕구.
인터넷으로 용어를 검색한다.
저장강박증貯藏强迫症
강박적 저장증후군
저장강박증은 강박장애의 일종으로, 어떤 물건이든지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 저장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증상이다. 저장강박장애・저장강박증후군 또는 강박적 저장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이는 습관이나 절약 또는 취미로 수집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심한 경우 치료가 필요한 행동장애로 본다.
그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가치판단 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이 손상되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어떤 물건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 보관해 두어야 할 것인지 버려도 될것인지에 대한 가치평가를 쉽게 내리지 못하고 일단 저장해 둔다는 것인데, 의사결정 능력이나 행동에 대한 계획 등과 관련된 뇌의 전두엽 부위가 제 기능을 못할 때 이런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년퇴직한 지가 오래 된 내가 아파트에서 살면서 아끼는 물건이 제법 있다.
활자로 인쇄된 책, 팜프렛 등이며, 취미로 키우는 화초 등이다.
화초를 심은 화분은 거의 다 쓰레기장에서 주워왔다.
주워온 화분에 주워온 화초를 심어서 살려내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여러 해 동안 주워온 화분이 자꾸만 늘어서 이제는 제법 많고, 이게 아내한테는 미움덩어리가 되었다.
베란다에는 크고 작은 화분 150개 쯤이 있다. 비좁은 통로를 걸어가서 세탁한 빨래를 널고,
물기 마른 빨래를 거둬들이려면 아내는 짜증이 날 게다. 통로가 하도 비좁기에.
거실 안 벽면에도 화분 10개 쯤이 있다.
남편인 내가 주워온 화분에 주워 온 식물을 키우는 것이 과다하게 많았을 게다.
그렇다고 해서 남편을 저장 강박증으로 몰아세워야 하는가?
마땅히 할 일이 없어서, 취미로 재미로 화초를 키우는 게 그렇게 잘못인가?
지저분하고.....통행에 방해가 되고, .... 때로는 화분 흙에서 벌레도 기어나오고....
참지 못할 만큼은 아니다. 물건 저장 강박증은 나한테도 어느 정도껏이다. 마냥은 아니다!
나중에 보탠다.
저녁밥부터 먹자.
2024. 12. 6.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