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경선룰 갈등, 안철수는 이렇게 하려고 손학규를 불렀나?
- 약자를 포용하지 못하는 안철수, 문재인과 뭐가 다른가?
2017. 2. 25
2015년 2월 8일은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의 당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가 있었던 날입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은 당대표에 도전함으로써 자신의 대권을 공고히 하기 위하여 당권까지 가지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당시 여러 가지 논란을 불렀고 문재인의 당권 장악을 막기 위하여 박지원이 당대표에 도전을 하였습니다. 문재인의 당권 장악은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친노친문의 공천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문재인은 당시 차기 대선후보 1위인 자신이 당대표가 되어 총선에서 후보들 손을 붙잡고 지원유세를 다녀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같은 문재인의 주장은 결국 작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도저히 문재인 당대표를 간판으로 총선을 치를 수가 없었던 민주당을 만들고 말았고, 선명야당 정체성을 강조하던 민주당 친노친문은 결국 정반대에 있던 김종인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안철수의 후보사퇴 결단이라는 양보를 통하여 48%를 득표했던 문재인이 고작 20%대 지지율을 가지고 대선후보 1위라고 말했던 것도 웃긴 것이었지만, 더욱 웃긴 것은 대선후보인 문재인이 대선후보도 아닌 다 늙은 박지원을 상대로 고작 3%차이 승리를 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당시 문재인의 승리는 경선 도중 룰 변경이라는 반칙 논란을 불렀습니다. 문재인 정도라면 박지원을 상대로 한 열 수 쯤 접어두고도 능히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길 수 있어야 했었습니다. 결국 문재인의 반칙논란 등은 민주당 분열의 원인이 되고 말았고, 문재인 당대표 시절 1년 내내 메르스, 경제실패, 국정교과서, 성완종 리스트 등 여당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반토막에 머물면서 두 차례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문재인은 당과 다른 후보자들의 모든 경선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문재인은 경선 룰 협상 과정에 자신을 대변하는 인물을 내보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은 말과 달리 문재인을 대변할 대리인을 경선 룰 협상과정에 내세웠습니다. 지금 이재명의 반발을 부르는 토론회 축소 역시 문재인의 의도를 당 지도부가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은 대선후보 1위입니다. 그런데 문재인은 2015년 2.8 전당대회부터 지금 대선후보 경선까지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기 위하여 경선 도중 룰 변경이라는 반칙을 일삼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가지도자로서 통 큰 양보를 하고도 상대를 충분히 압도해야 할 대인배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누가 뭐래도 안철수가 만든 정당이며, 국민의당이 거두었던 지난 총선에서의 성공은 안철수의 공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호남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크다고 하더라도 안철수의 지분이나 당내 세력은 국민의당을 이루고 있는 최대 세력입니다. 또한 비록 8%대 한 자릿수라고 하여도 안철수는 국민의당 내부에서 가장 높은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안철수가 겨우 1%대 지지율에 당내 아무런 기반도 없는 손학규를 상대로 경선 룰 협상을 벌이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2015년 민주당 전당대회와 지금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 1위인 문재인이 과거 박지원이나 현재 이재명과 같은 약자를 대하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정치개혁을 표방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았던 국민의당의 현재 모습은 다른 기성 정당과 전혀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당은 국민의 신뢰를 잃고 10%대 지지율로 추락한 것입니다.
모빌투표를 놓고 벌이는 국민의당 안철수와 손학규의 갈등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이것은 국민에게 실망을 줄 뿐입니다. 안철수가 문재인과 다르게 보이려면 자신의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않는 통 큰 양보를 하고도 압도적으로 당당히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지금 국민의당 경선 룰 갈등을 보는 필자의 느낌은 '이렇게 할 거면 뭐 하러 손학규를 불렀나?' 하는 것입니다. 모빌투표를 도입하지 않아 국민의당 경선이 흥행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실망이 부른 국민의당과 안철수에 대한 국민의 무관심이 후보와 정당에 대한 저조한 지지율을 만들고 이것이 흥행실패의 원인입니다.
약수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