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회개요
1) 명칭 : TRANS KOREA 2004 : WEST TO EAST SEA
(한반도 횡단 울트라 마라톤 2004 : 서해에서 동해까지)
2) 출발지 및 시간 :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 / 2004. 9. 26(일) 05:00
3) 도착지 및 시간 :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 / 2004. 9. 29(수) 01:00
4) 주행거리 및 제한시간 : 311km / 68시간 (무박 지속주)
2. 대회결과
1) 참가현황 : 신청자 157명 중 156명 참가
2) 완주현황 : 121명(완주율 77.5%)
3) 대회기록
3. 완주기
1) 도전결심 및 훈련
2번째 100km 울트라 마라톤대회 도전인 2003년 11월 9일의 분당 동아시아 100km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9시간50분46초로 under 10 달성 이후 마음속으로 2004년에는 제주일주 200km, 포항호미곶 울트라 100km, 한반도 횡단 311km의 3개 대회에서 연속 완주하여 나만의 그랜드슬램 - 이후 발표된 KUMF의 그랜드슬램은 한반도 횡단 311km(강화도 창후리 - 강릉 경포대), 한반도 종단 537km(태종대 - 임진각), 한반도 종단 643km(해남땅끝 - 강원도 고성) 3개 대회를 연도에 관계없이 완주하는 것을 말함 - 에 도전해 보기로 결심을 했다.
하지만 제주일주 200km대회에서 이전의 100km대회와는 달리 너무나 힘들게 완주를 하여 골인 직후 같이 완주한 런너스클럽의 공동식님과 공천식님 3명이서 "더 이상의 울트라 마라톤은 너무 무모하다. 더 이상은 절대로 하지말자."고 그렇게도 다짐을 하고, 김해공항으로 마중나온 아내에게도 첫말이 "더 이상은 안한다. 한반도 횡단은 포기했다."라고 큰소리 쳤지만 채 1주도 못되어 KUMF 싸이트의 2003년 한반도 횡단 완주기를 들락거리더니 제주대회 해단식에서 서로 상대방이 가면 같이 가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마음은 벌써 한반도 횡단에 가 있었다.
그리하여 한반도 횡단대회가 추석연휴에 열리기에 항공편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핑계아래 4월 27일에 벌써 9월의 김해 - 김포간, 양양 - 부산간의 항공편을 예약해 버렸다. 물론 아내에게는 비밀로 하고서.
4월부터 횡단도전을 위한 훈련에 들어가 매월 풀코스 이상 70km정도의 LSD를 2차례 포함하여월평균 340km정도를 3.5kg의 울트라 마라톤을 배낭을 메고 달렸고 6월 중순부터는 1주에 한번 17.6km의 언덕훈련도 같이 했다.
5월 29일 포항호미곶 100km 울트라 마라톤대회(12시간 01분 20초)에, 7월 24일 막달리자 클럽에서 주최한 금정체육공원 야간 12시간주에도 참가하여 전의를 불태웠다.
8월 29일 동백섬 - 온산 왕복 80km, 9월 4일 금정체육공원 야간 연습주 50km, 9월 12일 울산 풀코스대회 참가, 9월 19일 동백섬 하프연습주 등으로 테이퍼링을 하면서 횡단대비 훈련을 마무리 지었다.
훈련도중 입은 좌측 족저근막염 및 좌측 하퇴부 근육손상 등으로 선뜻 참가신청을 하지 못하고 마감 3일전인 9월 10일에 마침내 참가신청을 하였다.
2) 대회준비 및 강화도로 출발
횡단을 대비하여 평소 신던 마라톤화 치수보다 10mm 큰 아식스 GEL-DS Trainer VII 280mm를 준비하였으나 울트라 마라톤 고수들이 200km이상의 초장거리 울트라 마라톤에는 20mm나 큰 290mm를 신어야 한다는 충고를 하여 다시 290mm 마라톤화를 준비하여 적응훈련을 해보니 너무 커 발목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 일단 200km까지는 280mm를 신고 이후는 상황을 보아가면서 결정하기로 했다.
출발 2주전 조심스럽게 부모님과 아내에게 도전의사를 밝히고 9월 19일 성묘간 자리에서 집안어른들께 말씀을 드리고 승낙을 받아냈다.
울트라 마라톤 선배들의 2003년 한반도 횡단 완주기를 수차례 읽으면서 길 일고 헤메기 쉬운 곳을 지도상에서 미리 챙겨보고 지명들이 낯설지 않도록 했다.
같이 도전하는 런너스클럽의 공동식님, 신영우님, 공천식님과 두차례 모임을 갖고 준비물을 점검하고 빠진 것은 다시 구입하고 하였다.
9월 24일 출발 하루전 부모님을 찾아 뵙고 이번 추석에 같이 제사를 못 모시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드리니 뇌졸증을 앓고 계시는 어머님께서 눈물을 글썽이시며 "절대로 무리하지 말고 제주일주 200km 완주로 충분하니 힘들면 언제든지 포기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집으로 와서 저녁식사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긴장감과 두려움으로 잠이 오지 않아 수면보조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
9월 25일 오후 5시까지 진료 후 급하게 김해공항으로 출발하여 공항에서 전송나온 신창섭 후배님을 만나니 잘 다녀오라면서 고맙게도 홍삼절편을 챙겨주신다.
오후 7시 40분에 김포공항에 도착하여 마중 나오신 박정선님의 차로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 도착하여 배번 및 기념품을 지급받고 숙소로 돌아와 배번을 붙이고 제 1CP, 제 2CP에서 교환 할 물품을 정리하니 저녁 10시 40분 경이다.
이번 한반도 횡단 311km대회 참가가 효원마라톤클럽 및 달리는 의사회(서울의 김학윤 선생님도 출전하여 완주하심)에서는 처음 도전이고 '부산의대개교 50주년 기념' 깃발을 달고 달리기에 - 개교 50주년 기념행사 본부의 전경명 교수님께서 격려전화와 함께 격려금도 보내주셨다 - 무조건 완주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한다.
3) 0 - 50km
새벽 3시경 공천식님의 모닝콜 전화에 눈을 떠 가슴에 반창고를 붙이고 오른쪽 무릎과 왼쪽 발목에 테이핑을, 양 발가락 10개 모두 종이 반창고로 테이핑 후 끝날때 까지 잘 버텨 주기를 바라면서 바셀린을 듬뿍 바른다. 상하 반타이즈 위에 효원마라톤클럽 유니폼을 입고 황태국에 밥을 말아서 먹고 집결지로 이동한다.
제 1, 2CP에서 교환 할 짐을 부치고 서울의 김학윤 원장님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출발전 기념촬영을 하였다.
출발선에 서서 긴장된 마음을 억누르며 나자신에게 다짐을 한다.
'이번 한반도 횡단은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이니, 이번에 완주에 성공 못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그러니 꼭 완주해야 한다', '나에게 기대를 하고 있는 효원마라톤 클럽 회원과 달리는 의사회원들을 결코 실망 시켜드려서는 안된다'고.
고요했던 창후리의 새벽은 전국에서 모여든 도전자들로 부산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고 주위를 돌아보니 모든 도전자들이 저마다의 비장한 각오로 얼굴 표정들이 굳어있다.
5, 4, 3, 2, 1 카운트다운과 함께 드디어 새벽 5시 정각 156명의 도전자들이 311km에 이르는 대장정의 길을 출발한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선두 주자들의 점멸등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고 대열의 후미에 처져서 '절대로 초반 오바 페이스를 하면 안된다'고 다짐을 하면서 자꾸만 빨라지려는 것을 억제하면서, 한편으로는 처음부터 311km를 생각하면 뛰어보기도 전에 질릴 것 같아 마음속으로 50km씩을 대구간으로, 10km씩을 소구간으로 나누어 10km달린 후 '벌써 1/5은 왔다. 이제 4번만 더 하면 1개의 대구간을 완주하는 셈이고 대구간을 6번 뛰면 끝나겠지'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이따금 고개를 들어 새벽 하늘의 무수한 별들을 바라보며 바닷가의 찬 새벽공기를 양껏 들어마시며 한적한 시골길을 km당 7~8분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달려간다.
약 5km쯤 달렸을때 아랫배에 신호가 와서 길가 밭의 어슥한 곳으로 들어가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나니 이런! 뒤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것이 맨 마지막 인것 같다.
하지만 몇번의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 초반에는 항상 거의 맨 뒤였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정해진 페이스대로 달려간다.
날이 밝아오고 강화도가 싸이클링을 하기에 좋은 곳인지 싸이클을 타고 지나가는 철인3종클럽 회원들이 지나가면서 파이팅!을 외쳐준다.
강화대교를 건너 7시 32분경 21km정도 되는 지점에서 길가의 식당에 들어가 된장찌개로 아침식사를 하고 7시 48분 출발.
아침햇살에 눈이 피로해지는 것 같아 고글을 쓰고 도로를 역주행하며 30km지점을 8시 44분에 통과, 끝없는 김포평야와 길가의 코스모스를 보면서 달리다가 41.6km지점의 SK 김포주유소 휴게소에서 한무리의 달림이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우리 일행 4명도 아이스바를 먹으면서 11분간 휴식 후 다시 출발.
11시 45분경 50km지점FAS(Food Aid Station)에 도착하여 (소요시간 : 6시간 45분, 예정소요시간: 7시간 30분) 체크 후 새벽에 눈뜬 후 3번째 식사를 하면서 발목과 무릎에 아이싱을 충분히 하고 발바닥을 다시 정비하고 12시 17분에 제 1CP 100km지점을 향해 출발.
4) 50 - 100km
식사 후 소화도 시킬 겸 약 20분간을 워킹후 한강 고수부지의 자전거 전용도로로 진입한다. 싸이클을 타고 가던 사람이 우리 일행들을 보고 신기한 듯 "무슨대회냐?" "어디서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기에 내용을 설명해 주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꼭! 완주하세요."하고 응원을 해준다.
이제부터 무수히 많은 한강다리들을 - 대회준비하면서 지나야할 다리를 세어보니 방화대교부터 천호대교까지 무려 21개였다 - 지나 한강을 왼쪽에 끼고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강가에는 강태공들이 아마도 잉어낚시를 하는 듯 낚시대에 방울을 달아 던져 놓고 입질이 오기를 기다리며 한가로이 앉아있고 고수부지의 잔디밭에는 추석연휴라 가족 나들이객들이 많이 보인다.
자전거 전용도로라 인라인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아 주행에 신경이 아주 많이 쓰이고 - 행여 잘못하여 부딪혀 부상을 입으면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포기해야 하는 수도 있으니 - 약간은 짜증이 난다. 하지만 어쩌랴? 그네들의 입장에서 보면 자전거 전용도로 반을 차지하고 뛰고 있는 우리들이 걸리적 거린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래도 이때는 초반이고, 날씨도 적당이 흐려 달리기에도 좋았고, 파아란 잔디밭이며, 한강의 유람선, 낚시꾼 등의 볼거리가 있어 덜 지겹게 지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년 분당 동아시아 울트라 마라톤대회에서도 느꼈지만 한강 고수부지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왕복을 하면 중간중간에 매점이 있어 별도의 보급이 없어도 거의 100km를 달릴 수 있으니 서울은 마라톤 연습을 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에 비해 부산은 동백섬에서 출발하여 차들이 쌩쌩거리며 달리는 국도를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 온산까지 왕복을 해도 80km정도이니...
60.2km지점의 염창대교 근처에서 동백마라톤클럽의 강철호님이 사주시는 얼음이 둥둥 떠있는 찬 식혜를 먹고 기운을 내 다시 달린다.
13시 47분경 61.5km지점의 성산대교 근처의 분수대에서 세수도 하고 발도 씻어 열을 식히고 바셀린을 바르고 휴식 후 다시 출발.
14시 30분을 전후하여 국회의사당과 63빌딩앞을 통과
76km지점의 매점근처 잔디밭에 앉아 발마사지도 하고 콜라로 목도 축이고 간식을 먹은 후 17시 42분경 86.7km지점의 마지막 다리인 천호대교 밑을 통과한 후 천호사거리를 지나 천호대로의 인도를 달리니 길가던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하긴 그들이 보기에는 무슨 유격대도 아닌 것이 반타이즈 차림에 등짝에는 배낭을 하나씩 메고 이상한 배번을 달고 도심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으니 이상해보이는 것도 당연하리라.
19시 16분경 제 1CP 약간 못미쳐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아이싱과 마사지 후 19시 53분에 출발하여 제 1CP에 도착하니 20시 07분이고 106번째 도착이라고 알려준다. - 처음은 맨 뒤쪽이었으니 약 50명을 추월한 것 같다. (소요시간 : 15시간 7분, 예정시간 : 15시간)
재빨리 맡겨둔 물품을 찾아 저녁이라 롱타이즈로 갈아입고, 양말을 갈아신고 야간주행에 필요한 장비등을 챙기고 휴식을 취한 후 21시에 출발.
5) 100 - 150km
제 1CP를 뒤로하고 팔당대교 지하차도 위에서 좌회전을 하여 새로난 도로로 올라가는데 묘하게도 시공회사가 울트라건설이다. 아무 생각없이 새로난 길을 따라 팔당대교를 찾아 계속 가는데 헉! 이럴수가! 어느 순간 등뒤에서 팔당대교인 듯한 다리가 보이더니 점차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신영우님이 부랴부랴 대회본부의 윤장웅님과 통화를 하더니 길을 잘못 들었단다.
할 수없이 야밤에 위험천만한 고속화국도를 무단횡단하며 팔당대교로 진입하는데 18분동안 길을 잃고 헤맨 것 같다.
팔당대교를 지나니 곧 우리가 지나야 할 연속된 5개의 터널이 나타난다. 우리일행은 주최측에서 받아온 귀마개용 솜뭉치로 귀를 단단히 막고 준비한 마스크로 중무장을 한 채 팔당 제1터널부터 4터널까지, 마지막 봉안터널을 지난다. 터널안의 배수로 뚜겅이 꽉 맞지 않고 튀어나온 곳이 많아 발을 디디면 흔들거려 신경이 많이 쓰이고, 아마 시속 140km정도는 될 듯한 차들에서 나는 굉음으로 귀마개를 했지만 고막이 찢어지는 것 같다. 거기다가 마스크를 한 채로 달리니 숨은 더차고 정말 힘들다. 마침내 약 2km에 이르는 5개의 터널을 지나 마스크를 벗고 나니 휴! 살 것 같다.
22시 12분경 109.7km지점의 양수대교 입구를 통과하여 가는데 웬 다리가 이리도 긴지 지겨움에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도로가 논으로 보이면서 심어논 벼가 바람에 흔들리는듯 보이고, 때로는 도로가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것 같이 보이는 환각현상이 일어난다. 야간 울트라마라톤을 하면서 처음 겪는 현상이라 덜컥 겁이 나면서 한편으로는 '첫날 저녁부터 이러면 안된다' 하며 뛰면서, 걸으면서 볼과 팔을 꼬집어 보기도 해보지만 거의 1시간 가량을 환각속에 시달렸던 것 같다.
26일 자정에 120km지점 정도에서 '세븐일레븐' 휴게소에 들어가 문닫은 식당 한쪽 구석에 스티로폼을 바닥에 깔고 피로한 몸을 눕힌다. 공동식님과 나는 1시간 15분 정도를 잘 잔것 같은데 신영우님과 공천식님은 취객들의 시끄러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신다.
컵라면과 꿀물을 먹고 27일 01시 35분 출발하여 02시 27분에 123.2km지점 양평공업사 입구에서 중간 체크 후 좌회전하여 용문터널을 통과 후 04시 20분경 '여기가 좋겠네' 휴게소에 들어가 우동을 네그릇 시키니 점원 아가씨가 김밥 두줄을 서비스로 준다. - 고마워요! 아가씨 복받을껴!
물을 보충한 후 출발하여 27일 06시 48분에 148km지점의 용머리 휴게소 FAS에 65번째 주자로 도착한다. - 50km를 오는동안 41명을 추월한 모양이다.(소요시간 : 25시간 48분, 예정시간 : 25시간) 하지만 예정시간을 48분이나 넘겼으니 약간 초조하기도 하다.
우리 일행의 서포터들이 준비해주는 곰탕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발바닥 정비 및 마사지 후 7시 23분 제 2CP를 향해 출발.
6)150 - 204km
10분여를 걸어가다 홍천방향이 아닌 원주 횡성방향의 우측의 6번 국도를 타고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공기도 아주 맑고 우측으로는 졸졸거리며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아직은 가벼운 발걸음을 그 이름도 악명 높은 황재정상쪽으로 방향을 튼다.
152.9km지점의 청운주유소를 조금 지나 농수로에 4명이 나란히 앉아 발을 담그고 열을 식히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
27일 09시 06분에 160.3km지점의 첫 고개인 도둑머리고개(해발 307m)를 비교적 수월하게 넘으면서 강원도로 들어간다. 하지만 어제와 달리 오늘은 날이 무척이나 더운게 땀이 많이 흘러 준비해간 정제소금을 삼킨다.
10시 34분경 167.4km지점의 유현초등학교를 조금 지난 유현농협 휴게소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도착하자마자 화장실로 가 타이즈 상의를 빨아 몸에 걸치니 시원한 게 정신이 번쩍 든다. 된장찌개를 시켰지만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 밥 한그릇을 더 추가하여 물에 말아서 억지로 넘기고 11시에 갈길을 재촉하며 다시 나선다.
12시 28분경 177km지점의 횡성터널을 통화하여 왕복 4차선의 고속화국도의 갓길을 따라 달리는데 햇볕은내리 쬐고 다대포 코스처럼 수 km앞까지 길이 훤히 보이는게 정말 지겹기 그지 없다.
저멀리 갓길에 차가 한대 서 있고 한명의 주자가 있는 것이 보여 저기 가면 뭐 좀 시원한걸 얻어 먹을 수 있으려나 잔뜩 기대를 하고 다가가니 김학윤 원장님과 사모님이 계신다. 사타구니와 항문의 쓸림과 발의 건염으로 굉장히 고통스러워 하시는 것 같아 완주 하실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무사히 완주하셨다. 그몸으로 완주하시다니... 김학윤 원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사모님이 건네주시는 미숫가루와 생수를 얻어 마시고는 김원장님을 뒤에 두고 앞서간 일행들을 쫓아 부지런히 달려간다. 일행을 만나 길 옆의 냇가로 들어가 몸에 물을 끼얹고 몸의 열을 식히기 위해 모자와 상의를 물에 담가 물이 줄줄흐르는 채로 그냥 입는다.
180.9km지점의 전천1교, 185.9km지점의 추동교로 진입하니 수려한 산새와 바닥이 훤히 보이는 계곡물등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참으로 오길 잘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여기를 와 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달린다.
14시 37분, 189.7km의 휘영청클럽을 지나 황재입구로 올라가는데 맞은편에서 차가 오더니 김원장님의 사모님이 아이스바를 한개 주셔서 맛있게 먹으면서 달려간다.
193.4km지점의 황재입구 약간 못미쳐 정금초등학교 근처의 식당에 들어가니 추석 전날이라 식사가 안된다고 하여 준비해 간 주먹밥과 떡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막걸리에 사이다를 탄 일명 막사를 몇잔씩 들이키고 술기운에 황재를 넘을 준비를 한다.
15시 10분에 황재 입구에 도착하여 오르기 시작하는데 경사가 너무 급해 뛰기는 커녕 속보로 걷기에도 숨이 찬다. 울트라 선배들이 평소에 속보로 걷는 연습을 많이 해두라고 하였는데 뛰기에 바빠 그러지 못한 것을 못내 후회하면서 굽이굽이 몇굽이 길을 돌아도 보이지 않는 정상을 향해 끝없는 경사길을 올라간다.
2003년 완주후기에서 많은 주자들이 정상 전의 고갯마루를 몇번씩이나 정상으로 착각했다는 글을 보고 웬만한 고개마루는 이게 정상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한참을 올라가다 여기는 정말 정상이겠지 생각하고 시계를 보고 기록을 하니 16시 50분이다. 그런데 15분여를 더 가니 이런! '여기는 황재 정상입니다.'라는 입간판이 있다. 페인트라도 있었으면 거기에 '진짜'라는 말을 꼭 추가하고 싶었는데...
그리하여 5.1km의 오르막길을 1시간 56분에 걸쳐 올라 17시 06분에 황재 정상(198.5km, 해발516m)을 지나 '이제 올라온 만큼 내려 가겠지' 하고 생각했지만 웬걸! 생각했던 내리막은 없고 평지 비슷한 내리막길을 5.5km정도 달리니 204km지점의 제 2CP인 둔내휴게소가 나온다. 27일 17시 37분. 48번째 주자로 도착 - 이번에도 17명을 추월했다. 흐뭇! (소요시간 : 36시간 37분, 예정 소요시간 : 38시간)
화장실로 가 간이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물품을 교환, 필요한 간식들을 챙겨 넣은 후 넘어가지 않는 밥을 억지로 삼키고 식당바닥에서 1시간 정도 수면을 취한 후 몸을 추스려 어둠이 짙게 깔린 19시 시 35분에 헤드랜턴과 점멸등을 켜고서 250km지점을 향해 출발.
7) 204 - 250km
긴 휴식 뒤라 달리지는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태기산을 향하여 걷는데 밤기운이 제법 쌀쌀하게 느껴져 체온보호를 위해 윈드자켓을 걸쳐 보지만 얼마 못가 몸이 데워져서 땀이 나기 시작하여 다시 배낭에 챙겨 넣는다.
208km의 둔내읍을 지나 계속가다 신영우님께서 제2CP에서 잠을 제대로 못 주무셨다고 하시면서 어디 들어가 눈을 좀 붙이고 가자 하신다. 하여 태기산 입구 바로 못미쳐 화동리의 조그만 가게의 문을 두드리니 할머니께서 나오시길래 사정을 설명드렸더니 흔쾌히 방을 내어 주신다. 들어가니 '아! 정말 따뜻하다!'
우리는 1시간 뒤에 깨워 주시고 일어나면 바로 라면을 먹을 수 있게 해주십사고 부탁을 드리고는 골아 떨어졌다. 일어나 라면을 먹고 나니 할머니께서 손수 커피를 맛있게 끓여주신다 - 이렇게 고마우실수가! 강원도 산골의 넉넉한 인심에 감동! 또 감동!
5명분으로 2만원을 드리니 손사래를 치시면서 너무 많다고 사양하시는 걸 억지로 드리고 "할머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하고 인사를 드리고 다시 길을 나선다. 27일 22시 40분
태기산 오르막은 황재보다는 경사가 덜 하지만 6.1km로 황재보다는 1km를 더 가야한다. 218.2km지점의 평강기도원을 지나 올라가는데 추석 전날이라 휘영청 둥근 보름달이 오른쪽 하늘에 걸려 있는게 랜턴 없이도 길을 갈 수 있을 정도로 훤하다.
하늘에 박힌 수많은 별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걸까? 이 우주에서 해운대 백사장의 모래알 하나 정도에 지나지 않는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아주 보잘것 없는 미물에 지나지 않는 존재가 자신의 한계에 대한 도전이니 어쩌니, 정신적인 성취감이 어떻니 하면서 바둥대는 나 자신을 보니 처량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가소롭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가야만 하는 것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가 달리다 보니 222.2km지점 태기산 정상(해발 958m)이다. 28일 0시 42분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오른쪽 발바닥에 생기기 시작한 물집을 바늘과 실로 배액처치를 하고 바셀린을 듬뿍 바른다 - 나중에 물집부위에 염증이 생겨 완주 후 발가락이 붓는 등 약간의 고생을 했는데 아마도 바셀린이 배액을 방해하여 물집이 더 커지고 염증을 일으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게 앞으로 생각해 볼 과제라 여겨진다.
내리막길은 오르막과는 달리 경사가 급하고 공사중으로 비포장 자갈길이 많아 달리기에 아주 조심스럽다.
28일 01시 48분, 228.1km지점 불빛도 휘황찬란한 보광 피닉스파크를 뒤로 하고 안흥찐빵으로 유명한 안흥 삼거리를 지난다. 출발전에는 안흥에서 꼭 안흥찐빵 맛을 보리라 생각을 했는데 새벽이라 어쩔 수 없이 그냥 지나친다.
우리와 같이 내려온 조임호님 일행은 적당한 곳에서 수면을 취하고 오신다기에 먼저 출발한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 꽃 필 무렵"으로 유명한 봉평으로 향하는 길은 안개에 젖어있고 새벽의 가로등은 안개속에서 꾸벅꾸벅 조는 것 같은 평화로움을 느끼며 봉평으로 들어서니 처음 맡아 보지만 이것이 필시 메밀꽃 향이리라 여겨지는 얼싸한 향내가 코끝을 가득 자극한다. - 어릴적 시골 친척집에서 맡아본 누룩뜨는 냄새와 비슷한 것 같다.
새벽이라 소설에서 묘사한 '소금을 뿌린 듯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을 볼수 없어 못내 아쉬웠지만 언젠가는 한번 여행을 오리라 다짐하며 효석문화재를 알리는 여러개의 플래카드를 지나치며 봉평을 벗어나 장평으로 향한다.
28일 04시 3분, 241.5km지점 장평교를 통과하고 이어 용평파출소를 지나 저멀리 공동식님의 점멸등을 보고 따라 가다가 삼거리 갈림길에서 그만 놓쳐 직진을 하여 빠른 속도로 달려 가는데 가도가도 공동식님은 보이지 않고 다른 주자들도 전혀 볼수 없어 길을 잘못들었나 덜컥 겁이나 훨씬 앞에 가시는 신영우님과 통화를 하니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다고 하신다. '휴! 다행이다!' - 이때 공동식님은 삼거리 다리 아래에서 볼일을 보고 뒤에서 올라오고 계셨던 모양이다.
28일 05시 40분, 250.5km지점 이화주유소 광장FAS에 도착(소요시간 : 48시간 40분, 예정소요시간 : 51시간 45분)
8) 250 - 283km
250km지점 FAS에서 새벽이라 차가운 공기로 한기를 느끼며 우리 일행의 서포터들이 준비해주시는 이른 아침을 먹고 이제는 왼쪽 발바닥 마저에도 생긴 물집을 배액 처치하고서 추석날 아침 6시 11분에 제 3CP를 향해 출발.
속사리재로 올라가는 길은 시야 가득 운무로 뒤덮혀 있고 안그래도 느린 걸음이 우측 아킬레스건초염 - 바닥의 쿠션을 보강하기 위해 출발 당시부터 마라톤화의 깔창 밑에 툴리스 힐컵을 넣고 달렸는데 이것이 깔창보다 높이가 높아 계속적으로 아킬레스건에 자극을 주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됨 - 으로 인한 통증으로 더욱 느려져 힐컵을 빼어내니 조금은 통증이 덜한 것 같지만 자꾸만 일행하고 처진다.
28일 07시 08분에 속사리재 정상(255.1km, 해발 770m)에 도착하여 내리막을 달려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항문에서 분비된 점액이 항문 주위의 피부를 자극하여 항문이 몹시 따가워 스포츠 타올을 물에 적셔 닦아 내고 바셀린을 살짝 바르니 한결 덜한것 같다. - 계속 항문관리를 열심히 했는데도 신체의 모든 부분이 이제 서서히 한계에 이르는 모양이다.
08시 02분에 259.8km의 지점의 진부읍내로 진입하는데 추석 아침이라 읍내는 인적이 별없이 조용하고 주최측에서 준 길 인식표와 도로표지판을 비교해 가면서 가는데 작년 것이라 그런지 잘 맞지 않아 앞서 가는 신영우님과 계속 연락을 하면서 달려간다.
08시 33분에 266.1km 월정 삼거리에서 이제껏 왔던 6번 도로를 멀리 하고 456번 도로로 진입하여 조금 가니 우리 일행들이 앉아서 기다리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서 아직도 건재하신 신영우님과 공천식님을 먼저 보내기로 하고 공동식님과 나는 뒤처져서 따라가게 된다.
270.3km지점의 오대산 주유소 휴게소에서 간식과 음료수를 섭취하고 다시 한번 항문정리를 하고 싸리재를 향하여 달려간다.
28일 10시 41분, 싸리재 정상 (273.7km, 해발 761m)에 도착하니 TV선전에서 보았던 것 같던 푸른 목초지와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떼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계속 가니 길 한켠에 '한국 스키의 발상지'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뛰어가는 한적한 도로 좌우로는 자그마한 구릉과 함께 푸른 초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어 시야가 아주 편안한 느낌이다.
276.7km지점의 횡계 삼거리에 도착하여 여러 군데의 식당을 기웃거리다 문을 연 황태전문 식당에 들어가 황태 정식을 시키고 잠시 누워 스트레칭을 한다. 식사를 하는 도중 주인아저씨가 궁금해 하시면서 여러 가지를 묻길래 설명을 해드리니 약간 이해가 안되는 모양이다. 하긴 달리고 있는 나도 나 자신을 100%이해를 못할진대 구경꾼이야 오죽하랴? 하지만 이내 "정말 대단하십니다. 꼭 완주하세요."하고 힘을 실어주신다. 11시 51분 출발.
이제 횡계읍내를 벗어나 7km가 채 남지 않은 제 3CP를 향해 달리는데 경사가 약한 오르막을 가도가도 보이지 않더니 어느 순간 시야가 확 트이면서 제 3CP (구)대관령 휴게소(283km, 해발 830m)가 보여 달려가서 체크를 하니 28일 13시 4분이며 35번째 도착주자란다.(소요시간 : 56시간 4분, 예정소요시간 : 60시간) 이번구간에서는 13명을 추월하였고 이대로 계속 가면 완주 다음의 목표였던 도전자 156명 중 상위 25%안에 들어갈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져 본다.
황태국과 과일을 먹고 배낭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한의 간식과 약간의 물을 제외한 나머지 짐을 모두 들어내고 공동식님과 18시 이전 날 밝을 때 골인해보자 - 날이 밝아야 사진발을 잘 받으니 - 하면서 최종 목표인 경포대 해수욕장을 향해 13시 24분 출발.
10) 283 - 311km
제 3CP를 막 출발하려는데 한 시간전에 먼저 떠난 신영우님께서 전화를 하시어 "심한 커브길이 많아 역주행을 하기에는 상당히 위험하니 차를 등지고 달리는 순주행으로 내려오라."고 연락을 주신다. - 마지막까지 이렇게 신경을 써 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출발당시에는 이제 풀코스거리도 안 남았으니 굴러가도 가겠다고 쉽게 생각을 했지만 30km도 채 안되는 거리를 거의 6시간 동안 달렸으니 어느 풀코스도 이렇게 힘들게 달려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 1km정도는 약간 속도를 내어 내리막을 달리는데 이내 무릎과 발목에 통증을 느끼고는 빠른 걸음으로 걸어 보지만 워낙 급경사인 내리막이라 이제는 걷는것 조차도 힘들고 발바닥에서는 불이 나는 것 같다. 악몽같은 13km의 내리막 급경사 구간을 걸으면서 달리면서 거의 다 내려왔을 즈음 동네 가게가 보여 공동식님께서 "뭐 좀 먹고 가자."하시지만 내리막 끝까지 가서 먹자 하며 그냥 지나치는데 가게가 없다. 황당!
공동식님이 허기가 많이 지는지 "배낭 안에 뭐 좀 먹을게 없느냐?"고 하시길래 배낭 안을 보니 다행히도 장무성 원장님께서 챙겨주신 파워바가 두개 들어 있어 한개씩 먹고는 허기를 면한다. - 장무성 원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285.7km지점의 구산 휴게소를 통과 후 강릉시 외곽에서 자전거 경운기 전용도로를 따라 강릉 도심으로 진행하는데 홍제IC까지의 6km 구간은 정말 지겹고 달리다 걸으면 어김없이 잠이 퍼붓는다. 그리하여 갈 지(之)자 행보는 계속 이어지고 중간 지점에서 두 사람의 배낭을 모두 뒤져 비타민 C 과립이며 홍삼절편이며 남아있는 것을 모조리 먹고 16시 56분에 301.7km지점의 홍제IC에 도착.
강릉 시내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네이버 지도를 통해 강릉시 코스를 여러번 확인해 두었기에 별 어려움 없이 17시 32분에 강릉 의료원 삼거리(303.2km)와 옥천 오거리를 지나 가게에 들어가 우유와 빵을 먹고 17시 57분에 강릉역 앞(304.9km)를 지나간다.
309.3km지점의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직진을 계속 하면 되는 줄 알고 마지막 골인지점의 지리는 별 신경을 안썼는데 길 인식표가 실제와는 달라 골인지점 1.5km정도를 남겨 두고 20분간 길을 잃고 헤매다 공천식님의 사모님께서 연락을 받고 나오셔서 길을 인도해 주시어 겨우겨우 경포대 해수욕장 입구를 찾아 우회전을 하니 약 40m전방에 피니쉬 라인이 보인다.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하여 전속력으로 달려 두손을 번쩍 들어 피니쉬 테이프를 끊으면서 무박 삼일간의 대장정을 끝내면서 외쳐본다.
"이제 그만 달려도 된다."고, "서도 된다."고.
"아! 마침내 나는 해내었노라."고.
"내 진정으로 후회없이 달려왔노라."고.
28일 19시 09분 09초에 35번째 주자로 도착.(소요시간 : 62시간 09분 09초, 예정소요시간 : 66시간)
4. 완주기를 마치면서
1)올해의 한반도 횡단대회는 추석연휴에 시작하여 끝나기 때문에 별도로 휴진을 하지 않아도 되어 둘도 없는 기회라 생각하여 준비를 해 왔지만 막상 신청을 하려니 이제 껏 빠져본 적이 없는 추석 명절의 제사를 빠져야 한다는 것이 참가신청을 많이 망설이게 했으나, 올해의 목표가 100km, 200km, 311km를 한번에 완주하여 나만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이었고, 올해에 완주를 하던 못하던 도전을 하여 끝을 봐야지 내년에 참가하기는 더 어려울 것 같고, 그러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출전을 결심하게 되었다.
2)강화도의 서쪽 끝 창후리 선착장에서 한강 고수부지 공원 - 팔당대교 - 양수리 - 횡성 - 황재 - 둔내 - 태기산 - 봉평, 장평 - 속사리재 - 진부 - 싸리재 - 횡계 - 대관령 - 경포 해수욕장에 이르는 한반도의 허리 311km를 무박 62시간여동안 두발로 달리면서 내 나라, 우리 강산이 '이렇게 아름답구나'하는 것을 새삼 느꼈으며 특히 가도가도 끝없는 양수대교, 수십m위의 다리 난간에서도 바닥과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들이 보일 정도로 깨끗한 횡성의 섬강, 추동리의 수려한 경관과 맑은 계곡, 태기산 오르막에서 주로를 훤히 밝혀 주던 은은한 달빛, 새벽 안개속에서 어슴프레 보았던 봉평의 메밀꽃밭, 싸리재 정상에서 보았던 나즈막한 구릉과 끝없는 푸른 목초지, 피로에 지친 주자들에게 경포로 가는 길을 호락호락 허락하지 않았던 대관령의 굽이굽이 내리막길 등 이 모두는 오랫동안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이며 이번 횡단 여행을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몇번이나 들게 하였으며 언젠가는 자동차로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3)더운 여름에 연습을 하다 3번 정도 탈진도 경험하고 다리의 부상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출발선에 서서 조차도 완주를 반신반의 하면서 다리로 안되면 깡으로 라도 기어코 완주하고야 말겠다고 생각했던 311km를 비교적 우수한 기록으로 완주함으로써 얻은 '나도 하면 된다! 할수 있다!'라는 자신감과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으며 앞으로의 삶에 어떠한 난관이 닥치더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4)올해의 2가지 달리기 목표(제주일주 200km, 한반도 횡단 311km 완주)를 무사히 달성하였고 내년에는 풀코스를 3시간 10분대 기록에 도전해 보고자 한다.
내친 김에 종단 537km, 643km에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생업이 우선이기에 '포기해야할 때 포기할 줄 아는 것도 용기다'라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이제 이것으로 끝내고 종단은 우리 효원 마라톤 클럽의 기라성 같은 후배님들(김X호, 신X섭, 안X기, 박X규, 오X세)에게 그 임무를 부여하고자 한다.
키우시면서 어떠한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헤쳐 나갈 수있는 굳건한 정신력과 강인한 체력을 물려주신 부모님, 달리기에 바빠 앓고 계시는 어머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외동아들의 역할을 대신해 주고 달리는 62시간 동안 걱정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사랑으로 격려해 준 아내에게 오늘의 이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간중간 힘들때마다 전화와 메세지로 격려해 주신 서덕일 고문님, 이병호 고문님, 김동국 교수님과 서정목원장님, 출발 전 출정식을 열어 주신 화달지기님과 여러회원님들, 맛있는 젤리 사탕을 챙겨주신 최임숙 선배님, 파워바와 파워젤을 챙겨주신 장무성&전희주 선생님 내외분, 공항까지 전송을 나와 홍삼절편을 챙겨주신 신창섭님, 그리고 수많은 전화와 메세지 사서함을 3번이나 비워야 할 정도로 무수한 격려메세지를 보내주신 우리 효원마라톤클럽의 회원님들의 격려가 있었기에 완주가 가능했다고 생각되며 깊이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효원! 효원! 힘!!!
첫댓글완주를 다시 한번 더 축하드립니다. 준비한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기분을 언젠가는 저도 한번 느끼고 싶습니다. 용기 있는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습니까? 먼저 회장님이 용기를 내어셨기에 오늘의 영광이 있습니다.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우리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초울트라 회장님 힘힘힘!!!
첫댓글 완주를 다시 한번 더 축하드립니다. 준비한 사람만이 느낄수 있는 기분을 언젠가는 저도 한번 느끼고 싶습니다. 용기 있는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했습니까? 먼저 회장님이 용기를 내어셨기에 오늘의 영광이 있습니다. 열심히 하시는 모습이 우리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초울트라 회장님 힘힘힘!!!
초울트라답게 쓸 것도 많고 느낀 것도 많은 긴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끝없는 도전정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후기 구비구비에서 몇번이나 눈물이 핑~ 했는지 모르겠네요. 저로선 상상도 하지 못할 긴 달리기여정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 일상에서 자신을 갈무리하고 계신 손우현회장님께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힘~!
어디가 종점이 될지 모르지만 계속 모범적인 울트라 황제로 남아서 후배들의 앞길을 잘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왕 울트라 손우현!손우현!힘!!!
온갖어려움속에서 착실한 준비로, 후회없이 달려서 마침내 해내어버려서 우리 모두의 표상이 된 손독졸 회장님 힘!!
읽어 내려가기 조차 힘든, 기나긴 험하디 험한 여정을 마무리 하심에 무어라고 형용할 말이 없습니다. 지금은 좀 회복 되셨습니까? 정말 우러러 보입니다. 도저히 오르지 못할 고목 같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정말 뿌듯하시겠네요? 회장님 힘!힘!힘!!!!!!!
완주 축하드립니다. 열심히 준비하시더니 해내셨네요. 존경합니다.회장님 힘!
나는 과연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현재의 나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으로 능력의 한계를 시험해 보는 회장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내년에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저도 꼭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 샘솟네요. 1월달 부산에서 열리는 대회에 꼭 참석해야 겠습니다.
읽어내리기도 초울트라답게 깁니다 .그거리와 사연만큼 고통의 순간과 영광도 크겠지요 ! 효마클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전회원들께 전달됨이 느꼐집니다. 다시금 축하드리고 경의를 표합니다 !
이런 영광과 감동을 어찌 제같은 무지랭이가 알 수 있겠습니까. 고생은 남들이 하고 그냥 후기나 읽고 감동 먹는것만해도 영광입니다. 회장님 힘. 병-창-억-찬 힘.
장엄한 서사시 한편입니다. 감동입니다. 회복 잘하시고 담에 소주한잔 하입시더. 회장님 힘!
고생 많았습니다. 우주 - 모래알 - 인생 형이상학적인 내용도 있지만, 무었보다 지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마음속으로 와 닿습니다 그런데, 회장님이 "이과"공부만 하셨는지 대관령 일대 "고위 평탄면"에 대한 업급은 없네요. 잔잔한 감동을 느끼고 있습니다.
초울트라 맨 된걸 추카하며 더 많은 발전이 있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완주를 축하드리며 선구자적 모습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냅니다.
손 우현회장님!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울트라 완주의 빛나는 금자탑을 세우신 것은 개인의 기쁨이요 가문의 영광이요 또한 우리 효마클의 자랑입니다. 다시한번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축하를 드림니다. 손 회장님! 힘!
좋은 성적으로 무사히 완주하심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완주후의 편안함을, 천천히 조금씩 달리며평생 음미해도 될것 같은데,다시 속도에 도전을 하시니..정말 인내력과 체력이 부럽습니다 손우현회장님 힘!!
구간마다 어찌 그리도 생생하게 기억하시고 정리하시는지. 그렇게 많이 달리시면 뭐가 뭔지 분간이 안 될 것같은데 말이지요.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목요일날 자랑스러운 회장님을 뵐 수 있겠네요.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이번 한반도 횡단 울트라를 통하여 얻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평생 간직하면서 살아 가시기를 바라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무지개를 보려면 비를 맞아야 한다.. 무지개도 봤으니 즐달 하시고.. 나도 언젠간 그 길을 달려보겠습니다(차로..흐흐)
회장님의 이번 거사는 구원입니다. 흥분입니다. 뭇회원의 인간 좌우명입니다. 하늘에 감사 드립니다.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갈길은 멀고 지는 해를 잡을 수는 없고 정말로 대단하십니다 2박3일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힘!
2004년의 후기를 2006년 초겨울 읽으며 감동한 나머지 그곳에 빠지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내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