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을 잘못해놓은지라 뒤죽박죽이군요ㅠ
큰 에피소드마다 한 회로 치는점 이해하셔요..ㅠ
15.
우리 인생은 시험과 평가의 반복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분명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었음에도 ...
... '빠따'가 성적순이었기 때문에 ... -_-;
하여튼 우리는 고등학생이었고, 시험을 봐야만 하는 입장이었다.
"시험 기간에는 집에 일찍 갈 수 있잖아? 누헤헤헤헤~~~"
... 왈구는 시험마저 그저 좋았다. -_-;
... 이 힘든 세상 어찌 그리 쉽게 사니. 그것도 재주다, 재주야. -_-;
그리고 마침내 시험 날.
매년마다 입시제도를 바꾸는 치사한 교육부에 맞서 왈구와 돈마, 재성은
복도에 모여 결의를 다지고 있었다.
"오늘은 '초치기'다."
"'초치기'가 뭐야?"
"시작 신호는 의자를 길게 끄는거야. 그리고 나서 1초에서 15초 사이에
기침을 하면 1번, 15초에서 30초 사이에 기침하면 2번 ... 이런 식이야.
알겠지?"
"쉽게 말해서 컨닝하자는 거 아냐?"
"오케발, 오케발! 이해가 빠르다는 것은 역시 우리가 친구라는 점!"
"전 우주를 통털어서 '초치기'를 사용하는 민족은 우리 한민족 뿐이다!
대한 민국 만세!!!!!!!"
"만세~~~!!!!!!!!!!!"
"만세~~~~~~~!!!!!!!!!!!!"
"근데, 다른 사람 기침하는 거랑 헷갈리면 어떻게 하지?"
"(멈칫!) ... 음 ... 그건 ..."
"누헤헤헤, 만세~~~~!!!!!!"
"만세~~~~~~~~~~!!!!!!!!!!!!! 뻐컹뻐컹 크헝헝~~~~!!!!!!!"
... 대한 민국 만세 ... -_-;
... 잠시 후 ... 놈들은 복도에서 떠든다는 이유로 근처에 있던
선생에게 끌려가 3대씩 맞았다. -_-;
... 만만세다. -_-;
시험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놈들은 테러진압에 앞서 시계를 맞추는
대테러 진압요원들처럼 시계를 정확히 맞추고 자리로 돌아왔다.
첫 시험의 과목은 영어.
그리고 감독 선생은 O고교 최고의 전투능력을 가진 `좍샬' 선생.
등장과 동시에 칠판에 `컨닝하다 걸리면 XX버림'이라고 쓰고는
마스코트인 `곡괭이 자루'를 교탁에 자신있게 올려놓는 좍샬 선생을
보고는 왠지 숙연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에 따라 그의 오른쪽 손목에 새겨져 있는 '좍샬 문신'이 더욱 눈에 띄었다.
... 오비파 후계자에서 개과천선하여 선생의 길을 가고 있다는 좍샬 선생.
... 근데 개과천선 했다는 사람이 곡괭이 자루는 왜 들고 다니는거야 ... -_-;
"의자 끌지마라. 기침 하지마라. 고개 들지마라 ... 죽.기.싫.으.면."
단호한 의지가 담긴 한마디로 교실은 숙연해졌다.
'목숨이 하나라구? 에이~ 설마 그럴리가? 몇개는 더 있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 뻥안까고 목숨은 하나다. -_-;
그렇게 긴장된 시간이 조금씩 흘렀고 ...
한참이 지나서야 그 긴장은 어이없는 사건에 의해 깨어졌다.
`부스럭~ 부스럭~'
"뭐야? 방금 소리낸 놈 누구야?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좍샬 선생은 청음지를 향하여
힘있게 전진했고, 교실은 유일목숨의 법칙에 의해서 심하게, 아주
심하게 얼어붙었다.
"너~! 아래 숨긴 것 꺼내!"
좍샬이 곡괭이 자루로 지목한 대상은 다름아닌 ... 왈구.
... 그래 ... 모든 트러블의 중심에는 놈이 있었다.
"아..아무 것도 아닌..."
"이노무 쉨!!!!!!"
... 쟉샬 선생은 언제나 기합도 좋고, 눈빛도 좋고, 타이밍도 좋고,
어휘 사용도 적절했다.
... '이노무 쉨' ... 아 ... 정말 아찔할 정도로 강렬한 대사가 아닌가! -_-;
"여..여기요!"
곡괭이의 위엄에 쩔어버린 왈구는 재빨리 아래로 숨긴 것을 책상 위로
올려놓고 고개를 푹~ 숙였다.
도대체 놈은 무엇을 숨겼던 것이었을까?
... 컨닝 페이퍼겠지?
... 설마 교과서를?
아이들은 잔뜩 긴장된 눈으로 놈이 꺼내 놓은 물체를 예의 주시했다.
... `빵'이었다. -_-;
... 놈은 빵을 먹고 있었다. -_-;
세상천지에 시험시간에 빵을 몰래 먹겠다는 생식기 같은 생각(-_-;)을
하는 놈이 어디 있단 말인가!
(시험 도중 빵을 드신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대단히 죄송합니다 -_-;)
"이노무쉨~ 너 문제는 다 풀고 이거 먹고 있는거야?"
"예. 다 풀었는데요"
"답안지 꺼내 봐"
... 유심히 답안을 검사하던 좍샬 선생.
"크슈핫핫핫~"
... 갑자기 표정을 바꾸고 웃기 사작한다.
... 무슨 일일까?
자 ... 이제부터 상황에 대한 설명.
그날 영어 시험 문제의 주관식에는 'vegetable human'을 우리말로
쓰라는 문제가 있었다.
'살아는 있는데 움직이지는 못하고, 식물의 형태로 존재하는 사람'
이라는 부연 설명도 있었다. (물론 영어로 되어있긴 했지만 ...)
... 그렇다. 정답은 '식물인간' 이었다.
.... 좍샬 선생은 그것 때문에 그렇게 웃었던 것이다.
"크슈핫핫핫~ '야.채.인.간'이라는게 도대체 뭐냐?"
... 그 날 왈구는 먹고 있던 야채빵으로 참 많이도 맞았다.
문 제) 성종 12년 거란의 내침시 적장 소손녕과 담판을 벌여 강동6주를 획득한
장군의 이름은?
정 답) 서 희
왈구의 답) 김유신 (장군) ( ... 괄호 치고 '장군' ... -_-;)
문 제) 신라시대에 귀족의 자제들 가운데 경서에 능통한 사람을 나라에서 뽑아
쓰던 제도는?
정 답) 독서삼품과
왈구의 답) 도서상품권 ( ... 아까비 ... -_-;)
... 웃기려고 한 소리가 아니다.
... 세상에는 여러분들이 모르는 어마어마한 놈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_-;
왈구만 그랬느냐 ... 하면 ... 그건 아니다.
돈마와 재성 역시 그런 것에 뒤질 놈들이 아니었다.
하루는 놈들이 한문 시험이 끝나고 주관식으로 출제되었던 '토사구팽'을 주제로
말싸움이 붙은 적이 있었다.
재성 : 너 '토사곰팽(-_-;)'에 동물이 뭐뭐 나오는지 알아?"
돈마 : (괘씸하다는 듯) 다 ... 당연히 알지, 색햐!
재성 : 말해봐! 말해봐!
돈마 : (결연한 표정으로) 토! ... 토끼!
주위 아이들 : 우워~ 좀 아는데?
돈마 : 사! ... 사슴
주위 아이들 : -_-;
돈마 : 곰! ... 곰! ( ... 이 놈도 '토사곰팽'으로 알고 있었다. -_-;)
주위 아이들 : -_-;;;;;;;
돈마 : (의기 양양하게) 마지막이지? 팽! ... 팽? ... 펭귄!!!!
... -_-;;;;;;;;;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것은 절대 웃기려고 한 소리가 아니다.
... 세상에는 여러분들이 모르는 어마어마한 놈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_-;
'야채인간 사건'과 '토사구팽 사건'이 있고나서 얼마 후에 있었던 모학원 출제의
모의고사에서 놈들은 다시 한 번 전설을 만들었는데 ...
당시의 시험 문제는 'wake ( )'에 밑줄이 그어져 있고, '괄호 안에 들어갈
알맞은 단어를 쓰시오' 였다.
... 정답은 'up'.
... 평이한 문제였다. (후후후 -_-;)
내가 시험을 끝내고 기지개를 쭈욱~ 펴는 순간 ...
답안지를 걷어가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돈마가 애가타는
목소리로 나를 불러대고 있었다.
"(조그맣게) 지학아~ 지학아~ 주관식 4번, 4번~~~~"
답안지를 내려고 하던 재성 역시 그 소리를 듣고는 곧바로 펜을 다시 집어들었다.
... 영리한 새끼 ... -_-;
"(간절하게) 주관식 4번, 4번~~~~" 4번~~~~~~~~"
...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극한의 감정이 실려 있었던 그 목소리.
... 난 거부할 수 없었다.
"(아주 조그맣게) up 써~ up 써~"
내 말 한 마디에 크나큰 은혜를 받았던 그들 ... 돈마와 재성.
... 그들의 답안지에는 급하게 썼다는 것이 역력해 보이는 답이 적혀 있었다.
'없음' -_-;;;;;;;
... 그 후 서울 시내 고등학교에 널리 퍼졌던 이 전설.
... 전설 속의 주인공은 아직 멍청한 모습 그대로 생존해 있습니다
16.
* 강성민 (코드 네임 : 돈마).
- 하는 행동의 5할이 바보짓이고, 하는 말의 5할은 멍청한 말인 소년.
* 임재성 (코드 네임 : 재성)
- 하는 행동의 5할이 힘자랑이고, 하는 말의 5할은 후까시인 소년.
"지학아, 여기서 영풍문고 가려면 어떻게 가야되냐?"
그 해 여름, 둘이서 함께 책을 사기 위해 영풍문고로 향했을 때,
그 시너지 효과는 어느 정도 예고되어지고 있었다.
이 둘은 정말로 공부와는 담을 바벨탑처럼 높게 쌓고 사는 놈들이라
영풍문고를 태어나서 처음 가는 것이었다고 한다.
버스를 태워보냈다가는 밤새도록 두 놈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난 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내려서 가는 방법을 알려줬다.
예상을 깨고 두 놈은 멀쩡히 영풍문고까지 가는 쾌거를 보여줬는데,
불행히도 그곳에는 그놈들이 찾는 책이 없었다.
... 이것이 불행의 시작.
그놈들은 영풍문고를 버리고, 우리를 뛰쳐나온 고릴라처럼 종로서적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 이미 그 위험정도는 '4차원 세계의 지배자가 된 마이클 잭슨'을
넘어서고 있었던 것이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종각역 지하상가는 좀 큰 편이다.
크다기 보다는 길다고 해야하겠지만 어찌됐든 복잡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들은 사막에 불시착한 생텍쥐페리의 마음으로 종각상가에서
종로서적으로 나가는 출구를 찾지 못해 1시간을 해매다가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고 한다. -_-;.
재성 : 야! 씨베렐, 관두자. 이런식으론 (-_-;) 우린 못찾어.
돈마 : 혹시 이사간거 아니야?
상황을 아무리 들어보아도 그들이 한 짓이라곤 종각상가를 1시간 동안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닌 일 뿐이었다.
그런 보잘 것 없는 멍청한 노력을 쏟아 부은 후 ... 강성민은 종로서적이
'이사를 갔다'고 확신했다고 한다. -_-;
재성 : 돋까! 무슨 종로서적이 이사를 가!
돈마 : 에베베베~ 몰라! 그럼 오늘 안하나보지!
... 무슨소리인가 -_-;
... 종로서적이 문을 닫으면 문 자체도 안 보인단 말인가? -_-;;;
재성 : (심각하게) 야, 114에 전화해서 물어보자.
돈마 : (화들짝 놀라며) 뭐? 114? 114에서 그런것도 알려줘?
재성 : (그것도 몰랐냐는 듯이) 후후, 새끼 ... 당연하지!
돈마 : (감타한다) 우와! 되게 좋잖아!
놈들은 그 기발한 아이디어의 등장과 함께 보물섬을 발견한 해적들처럼
소리를 지르며 전화박스로 달려가 114에 전화를 걸었다.
그나마 아이큐가 세자리에 가장 근접한다는 재성이 먼저 수화기를
들었다.
재성 : 어라? 전화기가 동전을 먹어버렸네?
... 그렇다.
... 전화기가 동전을 먹어버린 것이다.
불쌍한 전화기 ... 하필이면 임재성의 돈을 먹을 건 뭐냔 말인가 -_-;
게다가 그의 옆에는 미친짓의 대부, 돈마가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돈마 : (씨익~ 쪼개며) 어라? 임재성~ 전화기한테 삥 뜯긴건가? -_-;
재성 : (당황해하며) 어 ... 뭐 ... 뭐야. 아니라구.
돈마 : (승자의 웃음을 지으며) 넌 전화기한테 진거라구! -_-;
재성 : (이마에 힘줄이 뽈록 솓아오르며) 아 .. 아니라구!
돈마 : (손가락질을 하며) 넌 인생의 패배자라고! 전화기한테
삥 뜯기면서 인생을 사나? 그렇게 사느니 죽어버리라구!
재성 : (소리를 지르며) 아니라구! 잘 보란 말이다!
전화기에게 진 것이 내심 못마땅했던 재성 -_-; ... 결국 괴성을 지르며
펀치 세 방으로 공중전화기를 처참하게 부숴버렸다고 한다. -_-;
"난 전화기한테 삥 뜯긴게 아니라구우우~~~!!!!!!!!!!"
... 도대체 놈들의 대뇌구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_-;
... 혹시 놈들은 대뇌를 사용하지 않고 연수와 신경계통만을 이용해
살았던 것이 아닐까 -_-;
공중전화 대파 사건 이후,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멀리 떨어져 있는
또다른 공중전화로 찾아든 그들.
이번에는 돈마가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돈마 : 여보세요? 네 ... (재성을 힐끔보며 입모양만으로) 진짜 물어봐?
재성 : (부어오른 주먹을 어루만지며) 어.
돈마 : 아, 잠시만요. (재성에게) 진짜 물어봐?
재성 : (씨익~ 쪼개며) 못 물어보면 넌 114한테 지.는.거.라.고! -_-;
돈마 : (불끈해서 오버하며) 여기가요. 종각역인데요.
재성 : (존내게 당황해서) 어이~ 어이~ 야! -_-;;;;
돈마 : 예, 여기가 종각역인데요. 종로서적 어떻게 가나요? 버스를
타야 되나요? 아~ 네 고맙습니다. [철컥]
재성 : 뭐 ... 뭐래?
돈마 : 가르쳐주긴 하겠는데 다음부터는 이런거 물어보지 말래.
내가 뭐 잘못한건가?
-_-;
... 재성이 하려던 것은 종로서적 전화를 번호를 알아내 종로서적에
전화를 해서 알아내자는 말이었다.
물론 종각역에서 종로서적에 전화를 걸어 어디냐고 물어보는 것도
심하게 웃긴 일이긴 하다.
그러나 재성의 의도와는 달리 강성민은 114를 '도로 안내 시스템'인
것으로 착각을 했던 것이다. -_-;;;
차후 재성은 '여기가요, 종각역인데요.'라는 돈마의 대사를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돈마는 그 후로도 떳떳하기만 했다.
"119도 불만 끄는게 아니라 앰블런스도 보낸다구!"
... 복지왕국 코리아, 만세.
... 강돈마, 만세.
21-_-???.
재성과 술을 먹다가 재성이 문득 이런 얘길 꺼냈다.
"사람들이 왜 술만 마시면 그렇게 시비걸고 싸우는 줄 알어? 당연히
술 마시고 싸우면 존내게 얻어터질거 뻔하잖아. 근데 왜 그런 줄 알어?"
"글쎄 ..."
"있잖냐 그거 ... 술 마시고 싸우면 ... 물론 내가 10대 맞으면 2대 정도
밖에 못 때려."
"그런데?"
"근데 10대 맞은건 기억이 안나고 2대 때린 것만 기억나..그리고
그 2대 때릴 때의 그 쾌감이란!! 그.래.서. 싸.우.는.거.시.쥐.~~!!!!"
"그만 마셔라 -_-;"
... 보다시피 재성은 술버릇이 무척 그저그랬다.
언젠가부터 놈은 술만 먹으면 자기 자신이 소인지 개인지 구별을 못하는
극심한 자아정체성 혼란 증세를 보여주곤 했다.
놈의 특기는 멀쩡히 세워져있는 자동차의 백밀러를 뒤돌려차기로
날려보내기.
"저 하늘의 별이 되어라~~~!!!"
... -_- ;;;;;;;;;;;
이상한 주문과 함께 백밀러를 멀리멀리 자유롭게 날려주곤 했던 재성. -_-;
하루는 그런 개싸이코 짓을 한 후에 겁도 없이 피해 차량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고 한다.
"아니 어떤 개XX가 차를 이래놨어?"
갑작스럽게 다가온 차주인 아저씨의 고함에 놀라 잠이 깬 재성.
.... 두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놈은 무심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저씨~~ 그 개XX가 나야, 누헤헤헤~" -_-;;;;
... 재성은 그날 하늘의 별이 될뻔 했다고 한다. -_-;
당연한 일이겠지만 재성은 친구들과도 자주 싸웠다.
그날은 두 명과 함께 술을 마셨는데 어쩌다보니 또 싸움이 붙게
되었다고 한다.
사건이 모두 종료되고 '숨쉬는 시체'가 된 재성은 그날따라 부모님이
시골에 내려가신 우리집으로 실려와서 퍼질러 자게 되었다.
당시 밤늦도록 공부를 하고 있던 나에게는 굉장히 귀찮은 일이었지만,
평소 의리를 생명으로 아는 나의 성격이 그를 흔쾌히 허락하게 만들었다.
... 위에 쓴 말은 웃기려고 써본 말이다. -_-;
... 웃기지 않았다면 심히 유감이다. -_-;;;;
재성은 아침에 일어나자 지난밤의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아침에 일어나서 피떡이 되어 있는 자기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
'이상하다 ... 내가 누구랑 싸웠나..?'
재성은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나에게 물었다.
"내 얼굴 왜 이러냐. 어제 나 싸웠냐?"
"너 어제 상훈이랑 싸웠잖아."
"뭐? 그래서 내 얼굴이 이렇게 된거냐?"
... 갑자기 흥분한 재성.
... 평소 함무라비 법전을 근거로 한 '피의 복수'를 신념으로 하고
살던 놈에게는 참을 수 없는 사건이었으리라.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지 못한 재성 ... 결국 광분하며
사자후를 펼쳤다.
"야! 상훈이 그 새끼 갈아 죽여버린다고 그래! 그 X새끼 내가 당장
가서 밟아 버린다!! 어우~~~~~~!!! X발!!!!!!"
"병신 ... 너 어제 화해했어... -_-;;;;"
"그래? -_-;;;;;; "
... 놈은 되게 머쓱해하며 내 책상 위에 놓여져 있던 겔포스를 일회용 샴푸로
착각하고 머리를 감으러 갔다.
... 그리고 머리가 짧으니 거품이 잘 안일어난다고 되게 짜증을 냈다.
22.
[고교전설 #22] 참 사 - written by mastin -
바야흐로 면학의 계절이었다.
난 불어오는 가을 바람과 함께 내게 손짓하고 있는 망가진 인생을
잠시 접고 독서실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그윽한 책냄새와 사각거리는 샤프심 소리.
그것이야말로 내가 그토록 열망했던 학생시절의 진정한 낭만이었다.
여학생 열람실이 바짝 붙어 있는 독서실이라서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
겠다.
그 날도 난 새벽 2시 정도까지 의자에 앉아서 그동안 밀렸던 빨래를
한꺼번에 해치우듯이 ... 열심히 밀렸던 잠을 -_-; 자고 있었다.
그러나 누가 그랬던가, 살아있는 평화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서지학 나와! 안나와? 안나와? 에이~ 씨바당! 안나와?"
어디서 쳐먹었는지 술이 잔뜩 오른 임재성이 독서실 문을 발로 차며
술주정을 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너무도 쪽이 팔렸던 난 ...
'서지학이 어떤 새끼길래 여기서 행패야?' 라고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갔다. -_-;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서지학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_-;
... 괜한 짓으로 쪽이 2배로 팔렸다. -_-;;;;;;
간신히 뜯어 말려서 끌고 간 24시간 편의점.
너무 시끄럽게 떠들길래 '뭔가를 먹이면 조용해지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끌고 간 것이었다.
역시 놈은 컵라면 한그릇과 꼬마김치 한봉지에 순한 양이 되었다.
... 내 친구지만 아무리봐도 '너무 뻔한 새끼'였다. -_-;
... 지구상에서 사육이 가능한 유일무이한 인간일지도 ...
우리가 들어간 24시간 편의점은 밖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대형 유리
앞에서 밖을 바라보면서 라면을 먹게 만들어 놓은 구조였다.
난 하릴없이 대형 유리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골목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짧은 치마와 나시를 입은 여자이거나, 머리를
빡빡 밀은 뒷목이 접히는 아저씨들이라는 것을 인식했다.
하긴 이태원 술집 사이에 독서실이라니 ... 청량리 홍등가에 유림회관이
있는 꼴이었다.
어찌됐든 난 밖을 내다보며 임재성과 함께 라면을 열심히 먹고 있었다.
그렇게 꾸역꾸역 라면을 먹던 도중, 난 저~ 멀리서 누가 편의점을 향해
'뭐'가 빠지도록 뛰어오는 것을 보았다.
(* 뭐 : 남자의 두 다리 사이에 위치한 것으로 평소에는 잘 안빠지다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는 경우 가끔 빠진다고들 한다.)
"허어, 뉘집 자식인지 잘 뛰네!"
나는 라면을 먹으며 빠질라 말랑 뛰어오는 그 사람을 주목했다.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 그 사람은 재성과 내가 있는 편의점을 향해 열심히
뛰어오더니 결국 우리가 편의점에 도달해서야 뛰는 것을 멈췄다.
도착하자마자 그는 두 팔을 대형 유리에 갖다 대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재성과 나를 들을 '야리기 시작했다.' (고운말 :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 머리를 빡빡 깎은 과격한 인상의 남자.
... 그리고 그와 나 사이에는 유리벽 하나 뿐이었다.
여기서 문제.
Q) 만약 새벽 거리에서 빡빡머리에 덩치가 좋은 까만 나시 차림의 남자가
씩씩거리며 당신을 쳐다본다면?
1) 당황된다 2) 당번이다 3) 당직이다 4) 단아하다 5) 당근이다
... 정답은 1번. (틀린 사람은 글 계속 읽지 말고 나가라.)
심하게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난 그 상황에서 무척이나 당황이 됐다.
'혹시 임재성 이 자식이 어디서 술먹고 시비붙다가 나한테 도망을 온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라면을 먹고 나가자마자 싸움이 붙을 것이
뻔한데 ... 에이~ 어차피 상대는 하나, 우리는 둘이다! 게다가
임재성은 보광동의 정기를 받은 '최영희 쥬니어'가 아니던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난 라면을 꾸준히 먹는 척 하며 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미지의 빠박이와 눈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5초 정도 서로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이번에는 갑자기 미스터 빠박이
무섭게 인상을 쓰기 시작했다.
누가봐도 그 눈의 의미는 '빨리 눈 깔어, 썅!' -_-; 정도의 의미였다.
아마 내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고 계속 쳐다보니까, 화가 난
것이겠지 ...
난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옆에서 라면을 먹고 있던 시대가 낳은 정통
파이터 임재성을 슬쩍 쳐다보았다.
... 앗 -_-; 코를 쳐박고 자고 있었다. -_-;;;;;;
여기서 다시 문제.
Q) 만약 새벽 거리에서 빡빡머리에 덩치가 좋은 까만 나시 차림의 남자가
씩씩거리며 당신을 쳐다보는데, 옆에 있는 싸움 잘하는 친구를 믿고
같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맞갈구다가 쓰러져 자고 있는 친구를 발견
하게 된다면?
1) 아찔하다 2) 같은 방법으로 2번 웃기려고 하는 것은 식상하다.
... 정답은 역시 1번. (2번을 선택했다면 무척 미안하다. -_-;)
그 상황에서도 난 여전히 라면을 계속 먹고 있었고, 눈싸움은 30여초 동안
더 지속되었다.
그리고, 두려움에 떨며 마지막으로 라면 국물을 마시려는 순간 ...
"우~~훽, 흐읍~ (약간의 신호흡) 웨~~~~~액~~~~~~~~~~~~~~!!!!!!!!!!"
엇 -_-;;;;;
미스터 빠박은 머리를 360도로 대회전하며 걸죽한 것들을 내 앞에
있던 대형 유리에 도배하기 시작했다.
(아직 식사를 하시기 전이시라면 상황을 상상하셔도 좋습니다. ^^:)
걸죽한 것들로 시야가 가려지는 순간 ... 놀란 난 입안에 있던 라면
국물을 푸웃~ 하며 유리를 향해 분사했고 -_-; 동시에 아르바이트생의
입에서는 처절한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_-;;;;
빠박군은 오바이트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쳐다보고 있어서 참고
있다가 한꺼번에 분출한 것이다.
그 넓고 넓은 골목길 중에서 왜 하필 그곳에다 확인을 해야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다.
... 정 궁금하면 호기심 천국 같은 프로그램에 엽서 한 번 보내라 -_-;
일촉즉발의 형국은 그렇게 어이없게 끝이 났고, 난 아르바이트생에게
유리창을 더럽혀서 죄송하다고 싹싹 빌면서 재성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재성은 밖으로 나오자마자 숨을 헥헥 거리고 있는 미스터 빠박이를
발견했고, 눈이 마주치자 뭐가 또 못마땅했는지 시비를 걸었다.
"너 어디서 눈 부라려?"
...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
... 술에 취해 혀가 심하게 꼬여있던 재성의 입에서 나온 말은 자신의
의지와는 달랐다.
"너 어디서 놀던 불알이여?" -_-;;;;;;
... 그 날 재성은 '투엑스 라아지'만한 크기로 오바이트를 세번이나
했다.
... 그리고 그 다음날,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고 화를 내며 우겼다.
... 불알만도 못한 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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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전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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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최고!!!!!
스크롤압바악....귀차니이즈음...
이 편 읽다 기절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up써 up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ㅋㅋㅋㅋㅋ
하릴없이= 어쩔수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