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마음에 담아두지 마라.
흐르는 것은 흘러가게 놔둬라.
바람도 담아두면 나를 흔들때가 있고,
햇살도 담아두면
마음을 새까맣게 태울때가 있다.
아무리 영롱한 이슬도
마음에 담으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이쁜 사랑도
지나가고 나면 상처가 되니
그냥 흘러가게 놔둬라.
마음에 가두지 마라.
출렁이는 것은 반짝이면서 흐르게 놔둬라.
물도 가두면 넘칠때가 있고,
빗물도 가두면 소리내어 넘칠때가 있다.
아무리 즐거운 노래도
혼자서 부르면 눈물이 되고,
아무리 향기로운 꽃밭도
시들고나면 아픔이 되니
출렁이면서 피게 놔둬라.
에덴동산의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벌로 아담은 평생 땀을 흘려야 하는 운명에 처해지고, 하와(이브)는 해산의 고통을 받게 됩니다.
최초의 인간이자 인류의 조상이 저지른 대죄는 그의 피를 물려받은 후손에게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태어날 때부터 죄인의 굴레를 씌웠습니다.(원죄설, 原罪說)
종교적 관점에서 인간은 이처럼 숙명적으로 죄를 안고 있어, 여기서 비롯되는 실존적 존재로서의 원초적 고통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위해 사는가?'와 같은 철학적 고뇌가 이에 해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생물학적) 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 호모 에렉투스, 호모 사피엔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등의 진화 단계를 거치면서 고도의 사고체계를 가진 고등생물체로, 생태계 최상위의 영장류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R.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나름대로 해석해 보자면 존재인식(存在認識)의 출발점은 생각이라는 정도로 이해가 됩니다. 즉 인간만이 사유(思惟)가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생각에 의해 자기 존재를 인식한다는 것에는 다양하고도 심오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을 듯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도 존엄성이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사회생활 속에서의 자기 존재는 자존감으로 구체화되고, 이는 비교와 과시를 통한 인정으로 실현된다고 봅니다.
현실의 삶에서 우리는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하여, 또 이로써 자존감을 높이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까?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내세우고 싶은 마음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맞딱뜨리는 무수한 실패와 이에 따른 좌절과 상처, 고통과 비애는 감정의 동물인 인간의 가슴에 비수로 꽂히기 마련입니다. 사는 게 이럴진대 어찌 근심·걱정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흘러가게 놔 둘 수 있을런지요.
아래는 「마음의 힘」(제임스 보그)에 나오는 글의 일부입니다. '삶이 특별해지는 것은 자신이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깨닫는 순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이성적 믿음의 종류 : 세 가지 기초 욕구
1. 자신에 대한 요구 : 나는 잘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나는 실패한 것이다. → 분노, 죄책감, 우울
2. 다른 사람에 대한 요구 :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공평하고 관대하며 친절한 방식으로 나를 대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좋은 사람이 아니다. → 분노, 수동적 공격, 폭력
3. 세상에 대한 요구 :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시점에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갖지 않아야 한다. → 좌절, 피해의식, 자기연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