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별 관심이 없어서 지금까지 주식을 사 본 적이 없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총자본금을 다수의 주주가 주식으로 분산 소유하는 이 주식회사 방식은 성경에 나오는 ‘몫’(분깃) 개념과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한 자료에 따르면, 최초의 주식회사는 1602년에 설립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직원이 5만 명이었고 약 200척의 배를 소유했습니다. 최초의 다국적 기업이던 이 회사의 총자산은 현재 가치로 약 9천조 원쯤 되었답니다. 미국의 애플이 약 2,300조 원, 삼성 그룹이 약 500조 원인 것에 비하면 그 옛날에 매우 큰 회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거대한 회사도 기업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약 200년 후인 1799년 말에 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겠지만 ‘그리스도 주식회사’인 주님의 몸의 자산 가치는 무한대이고, 해산 없이 영원히 존속할 것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몫 그러기에 나 그분께 소망을 둔다네.’ 하고
내 혼은 말한다네(애 3:24).
위와 같이 고백한 예레미야는 눈물의 선지자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끊임없이 거스르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여호와의 말씀을 대변하는 동안 그분과 같은 심정이 되었지만, 때로는 자신이 겪는 괴로움을 주님 앞에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위 본문은 예레미야가 쑥과 담즙 같은 자신의 고초와 재난 때문에 낙심하다가 돌이킨 후에, 믿음으로 선포한 말입니다. 아침에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여호와는 나의 몫’(my portion)이라는 개념이 성경에서 어떻게 사용되고 또 발전되었는지를 추구해 보았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몫: 위 본문의 몫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헬렉’(2506)은 본래 ‘분깃’ 즉 주어진 ‘부분’을 가리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각 지파와 가족이 가나안 땅을 나누어 가졌던 그 각 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물론 분배된 그 땅은 주어진 사람들에게 생존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위 예레미야 그리고 일부 시편 기자들은 이러한 물질적인 가나안 땅이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 자신이 그들의 몫이라고 고백했습니다(시 73:26, 16:5, 119:57, 142:5). 예레미야가 아침마다 여호와를 자애와 자비와 신실한 분으로 접촉하고 누린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날마다 몫인 여호와를 그들의 영적인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빛 가운데서 성도들에게 할당된 몫: 그런데 예레미야가 왜 여호와는 ‘나의 하나님’ 혹은 ‘나의 구원’ 등이 아닌 ‘나의 몫’이라고 했는지는 솔직히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님 앞에 나아가 이 표현을 묵상할 때, 신약 골로새서의 “빛 가운데서 성도들에게 할당된 몫”이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골 1:12). 참고로 성경 주석가인 엘리코트(Ellicott)는 <영어 독자들을 위한 주석>에서, 이 본문에 쓰인 ‘몫’(lot)을 구약의 가나안 땅의 분깃과 연결시켜 설명합니다(like the Old Testament type of the share in the land of Canaan).
한편 한 신실한 성경 교사는 “창세기 11장까지를 제외한 구약 전체가 가나안 땅에 관한 이야기이다. 구약의 주제는 젖과 꿀이 흐르는 이 좋은 땅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인 그리스도인은 별로 많지 않다”고 말합니다(골로새서 LS, #6).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주신다고 반복해서 약속하셨던 그 땅,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어 들어가게 하시려던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창 12:1, 출 3:8)의 실재는 성도들에게 할당된 몫이신 모든 것을 포함하신 그리스도이십니다(골 1:12, 2:6).
신약의 계시에 따르면, 이분은 “측량할 수 없는 풍성”을 가지셨고,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있으십니다(엡 3:8, 18). 또한 ‘나는 … 이다’(I Am That I Am)라고 자신을 소개하실 수 있으신 그런 분이십니다(요 8:24, 출 3:14). 이 말은 그분만이 존재하신다는 뜻이고, 또한 그분은 빈칸에 써넣는 바로 그것이신 분, 즉 그분께서 모든 긍정적인 것들의 실재이심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인 우리는 이 놀라운 분을 분깃으로 공유하는, 같은 (주식)회사의 일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이 회사의 자본금은 가나안 땅의 실재이신 그리스도 자신이시고, 신약의 각 성도들은 이 회사의 주주이며, 이 회사의 주식의 가치는 무한대입니다. 이 회사의 존재 이유는 하나님의 영광을 생산하고, 공의와 사랑으로 하늘과 땅과 그 안에 있는 만물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돌아보면, 이런 주식회사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주님의 긍휼로 이 회사의 주주 중 한 명이 된 후에 제 인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일 큰 혜택은 제 안에 공허함이 사라진 것입니다. 인생을 사는 목적에 대한 답을 얻은 것도 돈으로는 결코 살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환경을 통과할 때 잠시 마음에 어지러움과 혼란이 있다가도 거듭난 영 안에 보관된 이 회사의 ‘주식’을 바라보면, 바로 안식과 평안을 되찾습니다. 하나님과 성경과 사람과 세상 만물의 근원과 돌아가는 이치와 의미를 아는 지혜가 생겼고, 이 이 땅에서 주어진 시간만큼 살다가 죽더라도, 다시 살아서 영원히 하나님을 표현할 새 예루살렘의 일부가 된 것도 이 회사의 주주가 누리는 특권입니다. 그래서 저는 워렌 버핏이나 제프 베조스나 빌 게이츠가 부럽지 않습니다.
오 아버지, 우리에게 빛 가운데에서 할당된 몫을 받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미 얻은 이 놀라운 그리스도를 더 알고 누릴 수 있도록 하여 주옵소서!
http://www.btmk.org/board/view.php?m=23&b=65&i=6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