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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들이 우리한테 생활비를 보태주는 것도 아닌데, 썩 돌아가. 그냥 우리 이렇게 살도록 내버려둬. 우리가 여기서 사는 게 알려지면 그나마 이 집에서도 쫓겨난다구. 나쁜 X.”
보상금 3000만원이 전부 … ‘감염 소문날까’ 소송도 못해
4월2일 오전,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K씨(62)의 집을 찾았을 때 K씨의 부인은 기자의 옷깃을 붙잡은 채 독설을 쏟아냈다. 부릅뜬 그의 눈엔 눈물이 아른거렸다. 수혈 감염으로 고통받는 피해 가족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말에 그는 대인공포증까지 보일 정도로 부르르 떨었다. K씨 부부가 살고 있는 경기도 한 농촌의 판잣집은 문패조차 없는 너무나 허름한 곳이었다.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이 집은 방문객이 쉽게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농촌 마을 후미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1년째 월세가 밀린 이 집에서 병든 남편을 돌보며 살아가는 K씨의 부인에게 남은 것은 ‘증오심’뿐이었다.
K씨는 사다리에서 떨어진 사고로 경기도 모 병원에서 2002년 12월 다리 절단수술을 받던 중 에이즈에 감염된 혈액을 수혈받았다. 그가 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을 안 것은 지난해 7월. 아홉 번에 걸친 다리수술에서 채 회복하기도 전에 ‘에이즈 수혈 감염’이란 비극이 찾아왔다. 고통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비극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놓고 K씨 부자간에 깊은 갈등의 골이 패였다. K씨의 아들은 소송을 통해 피해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장했으나, K씨는 자신의 에이즈 감염 사실이 더 이상 바깥에서 논의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평소 내성적인 성품인 K씨는 에이즈 감염 이후 사람 만나는 것을 더욱 피했다. K씨의 며느리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시아버지를 설득해 소송을 준비하려 했지만 결국 가족 사이에 불화만 생겼다”고 말했다.
K씨 부부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에이즈 감염 사실이 알려져 살아갈 터전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자신이 처한 부당한 현실을 알리는 것보다 ‘하루하루를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일’이 이들에겐 더 중요한 셈이다.
“남편은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자꾸 거기(에이즈에 감염된 사실)에 대해 말하면 남편 우울증이 더 심해져. 말도 꺼내지 말라고. 이젠 정말 신물이 나. 이렇게 사는 꼴을 보고도 몰라?”
K씨의 부인은 자식과의 연을 끊은 뒤 살 길이 막막하다고 했다.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보상금 3000만원이 전부. 그 이상의 도움의 손길은 없었다. 판잣집 옆의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이 K씨의 부인이 고작 할 수 있는 일이었다. K씨의 부인은 사람들로부터 연락을 받는 것조차 싫어, 집 전화도 끊어버렸다. 누구도 돌보지 않는 이들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세상과의 단절을 택했다.
“다시 오기만 해봐. 고발해버릴 거야.”
기자를 돌려보내는 K씨 부인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까웠다.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사)의 부실한 혈액관리로 피해를 당했지만, 에이즈란 병은 피해자인 이들을 더욱 침묵하게 만들 뿐이었다.
적십자사, “잘 모른다” 발뺌하다 언론보도 후에 합의 부탁
K씨와 동일한 혈액을 수혈받아 에이즈에 감염된 이모씨(64)는 절망 끝에 치료를 포기해 지난해 10월18일 사망했다. 이씨가 사망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이씨의 가족에게 그 아픔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밤마다 죄책감에 시달려요. (에이즈라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는 1~2년 더 사실 수도 있었는데….”
4월1일 경기도 자택에서 만난 이씨의 딸 정민씨(37·가명)는 떨리는 목소리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숨진 이씨는 2002년 12월 서울 모 병원에서 간암치료를 받던 중 에이즈 감염자가 헌혈한 혈액을 수혈받았다. 이후 지난해 7월 에이즈 감염 통보를 받고 치료를 중단한 뒤 3개월 만에 숨진 것. 아버지 치료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 죄스러움 때문인지 정민씨는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쉽사리 풀지 못했다.
“에이즈 감염을 통보받자 담당 의사가 더 이상 치료도 권유치 않더군요. 어찌나 서운하던지. 아버지께서도 치료를 거부하시고, 우울증이 심해져 방 밖으로 나오시지도 않았어요. 당시 그 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동생에게 피해가 갈까 봐 전전긍긍하신 거죠. 사실 아버지의 간암치료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는데, 수혈 감염 때문에 모두 포기하고 말았어요. 퇴원을 고집하시는 아버지를 말릴 수가 없었어요.” 경북의 한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며 순박하게 살아온 이씨에게 에이즈 감염 소식은 청천벽력과도 같았다. 이씨의 가족은 모두 혼란에 빠졌다. 피해자인 이씨는 행여나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봐 가해자인 양 숨을 죽였고, 가족들은 사촌이나 이웃에게 사실이 알려질까 봐 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두려워했다. 먹고사는 것조차 빠듯한 삶에 소송이라는 절차는 너무나 먼 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에이즈 감염 공포는 이씨의 가족을 괴롭힌 또 다른 두려움이었다. 간암에 걸린 이씨가 구역질을 할 때마다 가족들은 비닐장갑을 끼고 피 섞인 토사물을 치웠다. 그를 돌봤던 모든 가족이 정기적으로 에이즈 검사를 받았던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런 고통스런 생활보다 이씨 가족을 힘들게 한 것은 적십자사의 무책임한 태도였다.
“지난해 7월 ‘수혈로 인해 에이즈에 감염된 것 같다’는 보건소의 통보가 다였어요.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것인지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적십자사에 전화를 수십 번 걸었지만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 ‘잘 모른다’며 발뺌만 하더군요. 어렵사리 혈액본부장과 통화가 됐지만 사과는커녕 오히려 뻣뻣하게 굴었어요. 그런데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상황이 반전됐어요. 적십자사 관계자가 돈 3000만원과 고기를 들고 아버지를 찾아와 합의를 부탁하더군요. 이들은 ‘소송을 할 수 있다’고 밝히긴 했지만 합의금으로 사건을 무마하려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적십자사의 부실한 혈액관리에 대한 책임으로 이씨 가족에게 돌아온 것은 보상금 3000만원이 고작이었다. 부당하다고 느꼈지만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현실은 정민씨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저희는 한 번도 싸움 같은 것 해본 적 없는 소시민입니다. 적십자사의 부실한 혈액운영 실태에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지 못한 것도, 아버지가 끝까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지 못한 것도 제겐 커다란 마음의 짐입니다.” 인터뷰 내내 이씨의 얼굴엔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
4월2일 오후 7시 충북 영동군 영동읍의 한 주택가. 유지훈군(3·가명)이 골목 안을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2001년 11월에 C대학병원에서 태어난 지훈이는 생후 1개월 당시 심장치료를 받던 중 수혈을 받아 B형 간염에 감염됐다. 이런 사실은 적십자사가 2000년 4월1일 이후 공급한 혈액 가운데 간염이나 에이즈 감염 우려가 있는 혈액 2500건을 추적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지훈이의 어머니 박모씨(28)는 평생 ‘B형 간염’의 굴레를 지고 살아가야 할 아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아들을 꼬옥 껴안았다.
“지훈이는 태어날 때부터 심장이 약해 1년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어요. 이제야 낫는가 싶었는데 끔찍한 일이 생겼어요. 유치원에 가고, 학교에 들어가고, 직장에 들어가서 차별받을 일들이 많을 텐데. 또 이런 일이 생길까 두려워 둘째 아이를 가질 엄두도 못 내요.”
수혈로 B형 간염 걸린 신생아 … ‘평생 굴레’ 누구 책임?
지훈이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만성 보유자가 됐다. B형 간염의 감염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이제 완치는 불가능한 상태다. 다행히 비활성 상태로 전염 가능성은 없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활성으로 변할 수 있다. B형 간염이 활성화할 경우 간경화나 간암 발병 가능성이 40~50배 높아진다. 간염의 활성 유무를 체크하기 위해 지훈이는 1년에 네 차례 정기검사를 받아야 한다. B형 간염이 활성으로 변할 경우 치료약은 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가 않다.
“어릴 적부터 병원에 많이 다닌 지훈이는 하얀 가운만 봐도 뒤로 숨어요. 아이들은 혈관을 찾기가 어려워 목의 핏줄에서 혈액을 채취해요. 검사 때마다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리는 지훈이를 어떻게 바라보죠?”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박씨의 눈에 눈물이 어른거렸다. 지훈군의 부모가 더욱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적십자사의 성의 없는 태도다. 3월 초 확실한 결과를 통보해주겠다던 적십자사는 지금껏 아무런 소식이 없다.
“적십자사 관계자가 지난해 12월 말 ‘수혈의 문제 여부를 조사하겠다’며 아들의 피를 채혈해갔어요. 이후 2월 중순 ‘수혈 감염에 의한 간염’이라며 일방적으로 통보했죠. 누가 담당자인지, 그쪽에서 대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자신들의 실수로 한 아이의 인생이 흔들리고 있는데, 적십자사는 수수방관만 하고 있어요.”유군의 아버지는 적십자사의 부실한 혈액관리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적십자사가 실시한 특별조사에서 수혈로 간염에 감염된 사람은 유군을 포함해 총 8명으로 드러났다. 이들과 힘을 합쳐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는 게 유군 아버지의 얘기다.
“우리 지훈이는 운이 좋은 경우란 이야길 들었어요. 밝혀지지 않았지만, 수혈로 간염에 감염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더군요. 가능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적십자의 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리겠습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지훈이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어느새 곤히 잠들었다. 앞으로 닥칠 고통을 알기나 하는지, 얼굴엔 평화로운 미소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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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결국 이렇게 끝나는 건가?
이런.. 썩을.. 확 적십자 회비 내지 말까 보다!
아... 적십자사... 이제 망하는겁니까?
"헌혈 하면 초코파이 맘껏"때문에 에이즈환자들이 마구 수혈한 것이오?....
맙소사.........
참내...
정말...제발 이런일이 다신 일어나지 않길바래요..우리나라가 싫어지려고 해요ㅠㅠ
오늘 헌혈의집..-_-;; 봉사활동하러 갔는데;; 어떤사람보고 헌혈하라고 하니까..;;어떤 아저씨가 나에이즈 걸렸다고 하면서 막 제주위를 돌아다녔음..-_ㅠ 너무 무서웠어요..;;
TlqkfrotoRlemf ek wnrdjqjfu rotoRlemf wlsWk dlstod djEjgrp cordlawlffo dk wjdakf ghksksek roshaemf...
↑야..그렇게 놀면 잼있냐? 너도 못알아보잖아...!!
↑윗분꺼 해석해드리려다... 앞부분 말이 너무 험해서.. 그냥 관둿음-ㅁ-;
씨발개새끼들 다 죽어버려 개새끼들 진짜 인생 어떻게 책임질래 아 정말 화난다 개놈들 이라고 적어주셨네요-.-new벼락님 ㅋㅋㅋㅋ
휴우..
망할놈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