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문암가든...야생화 천지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 국도 1호선 도로가에 있는 문암가든,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행객들을 위한 기사식당이려니 생각하고 지나치기 쉬운 그런 곳입니다. 그 곳에서 점심이나 하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쌩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그래서 당연했던 거구요. 더구나 나주에서 맛재를 넘어 들어가자면 바로 들어가는 길이 없어 한참을 더 가다 영산포로 들어가는 가운삼거리에서 유턴을 해서 돌아들어가야 하는 곳이라 꽤 옹삭스럽기까지 합니다. 그 곳을 찾았더랍니다. 그랬는데...
차에서 내려 첫눈에 딱 들어오는 풍경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왠 자그마한 풀인지, 꽃인지 모를 화분 위에 나비 한 마리가 앉아 쉬고 있습니다. 그걸 놓칠리 없는 호호아짐, 호기심이 발동하면 호락호락 넘어가지 못한다 해서 호호아줌마라고 하지 않았겠습니까? 저게 무슨 풀이지? 저건 또 뭐냐? 나비냐, 나방이냐...
화단을 환하게 차지하고 있는 이 탐스런 꽃송이를 보십시오. 이건 아마도... 수국이겠죠? 크~ 명색이 초등학교 6학년 과학의날 때 식물이름 알아맞추기 챔피언이었던 내가...
녹비단, 이 녀석은 녹비단이랍니다. 친절하게 이름표를 차고 있군요.
하이고~ 요...요 녀석은 뭘까요? 꽤나 앙징맞게 생긴 녀석인데 말입니다.
아이쿠야~ 이 녀석은 또 누구냐? 세상에나 이런 녀석도 다 있었구나. 이 나이 되도록 뭘 보고 살았던 거지?
요렇게 모듬으로 살고 있군요.
솔방울처럼 생긴 이 녀석은... 이끼 같기도 하고 요즘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 다육식물 같기도 하고... 주인장이 얼핏 솔바위솔이라고 가르쳐준 것 같기도 하고...
이건 가로수로 많이 본 꽃입니다. 고광나무던가? 에라 기억이 확실치가 않습니다.
이제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창가의 이 멋진 녀석은 누굴까요? 모양이 기린 같다고 해서 기린초라고 한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참, 세상에 모르는 게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할 말이 없어집니다.
아이구야~~ 진짜 이건 보물입니다. 어찌 저런 오묘한 모습을 타고난단 말입니까?
식당안의 이 녀석들... 흠흠~~ 왼쪽 친구는 금사랑, 오른쪽 친구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냥 보십시오. 알아내는대로 차차 알려드리겠습니다.
요 녀석은 워터코인이라고 한답니다. 잔잔한 수면 위로 퍼져가는 동심원 같지 않습니까? 정말 싱그럽군요.
워터코인과 아이비가 이웃하고 있습니다. 여느 시골식당 방안 풍경입니다만, 이 집은 뭔가가 달라 보입니다. 뭔가 있어 보입니다. 아마도 주인이 특별한 분들이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대체나 그 바쁜 와중에 안주인께서 카메라를 들여다보며 식물 이름 하나하나를 가른쳐 준 것을 보면 예사로운 분은 아닐 듯 싶더군요.
저 포스터의 예~술을 한번 마셔보고 싶군요. 정말 예술인지...ㅋㅋ
캬~~~ 정말 이 집 쥔장이 어떤 인물인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이런 기막힌 센스를 발휘할 수 있는 분이라면 보통 분은 아닐거란 생각입니다. 빈 맥주병과 돗자리 조각을 이용해 이런 멋진 연출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은... 전문 큐레이터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집의 특기는 두부요리입니다. 특히, 흑두부로 만든 콩물국수... 둘이 먹다 옆사람 슬그머니 나가버려도 모를 정도로 기가 막힙니다. 이런 말은 먹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거 아실 겁니다. 아마도 흑두부보쌈과 순두부찌개도 일품일거란 기대를 해봅니다.
위의 ▲ 요건 순전히 제 작품입니다. 방 안에서 창밖을 찍은 겁니다. 밖에서 봤을 때 바로 ◀◀ 왼쪽 이 모습이었는데 제가 편집한답시고 윗부분을 싹둑 잘라버리고 말았습니다. 자발없기가 그지 없는 아짐입니다. 솔바위솔과 돌단풍의 어울림입니다.
다시 밖으로 나왔습니다. 주인장이 그랬을 겁니다. "밥 먹으로 온겨, 설레발치러 온겨?" ㅋㅋ 위의 꽃은 모양은 분명히 채송화 모습인데 잎과 줄기가 달라보입니다. 카멜레온이랍니다.
카멜레온... 동물 카멜레온과는 딴판이죠?
왼쪽 꽃은 돈나물 같은데 병아리눈물이라고 하고, 오른쪽 꽃은 거베라랍니다. 원래 야생화였는지, 화환에 많이 쓰이는 거베라와는 느낌이 달라보입니다. 훨씬 귀엽고 예쁜 느낌이 나는군요.
◁◁ 이 녀석은 물토란인데 다른 곳에서는 알...알...알로카시아라고 하는 걸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해피씨드에서 본 알로카시아는 키가 사람 두 배 크기였습니다. 해피씨드 주인장이 계셨으면 이 모든 궁금증 개운하게 해결되었을 텐데...
▽아래 이 친구도 낯선 친굽니다. 차차 알아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뒷뜰로 가볼까요? 항아리들이 물구나무서기 하고 있군요. 덤블링이라고 해야 할까요?
수련입니다. 노란 수련을 실제로 보기는 처음입니다.
요렇게 고무다라이 두 개가 연방죽이었군요. 이날 처음 꽃을 피원다고 하더군요. 주인장도 못 본 꽃을 제가 처음으로 봤습니다.
역시나 모르는 꽃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린 라푼젤 같군요.
아기별꽃이랍니다.
이건 꽃모양은 들국화(구절초) 같은데 풍선초라고 하더군요.
나주시 다시면 가운리에 있는 문암가든은 콩국수도 맛있고 꽃도 예쁩니다. 주인장 내외도 차분히 얘기 한번 나누고 싶은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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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나주라는 세상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호호아줌마
첫댓글 "나비냐 나방이냐"는 [줄점팔랑나비]이고, 녹비단 아래 '앙증맞은' 놈이 [풍선초]입니다. 고 아래 "아이쿠야"는 [풍로초], '솔방울처럼 생긴 놈'은 [난장이바위솔], 고 아래 꽃나무는 [남천], '기린 같다'는 친구는 맨 윗 그림과 같은 종인데 [(연화)바위솔]이고, 그 아래 고사린 [넉줄고사리], 그 옆은 [드라세나마지나타], '그 보물'은 역시 서양 바위솔 류고, '역시 모르는 꽃'은 [섬초롱꽃]이죠. 싹뚝 편집한 돌단풍 곁 '솔바위솔'이란 놈은 낯선 친구^^도 아니고 바로 [난장이바위솔]입니다.'병아리눈물' 아래 돌확은 [무늬둥굴레]고, 고 아래는 말씀하신대로 들국화류로서 '풍선초'가 아니고 서양 [(무늬)쑥부쟁이]입니다.
헥헥-.-;;
제 블로그 창이랑 여기랑 두 창을 오가며 이름표 정리하다 기절하겠습니다.
와~~ 지금껏 살면서 선생님처럼 대단한 분은 처음 봤습니다.
존경합니다. 싸부님!!!!
제가 본시 교사로서 태부족한 것 중에 또 아이들 이름을 까먹는 버릇인데 그 증세가 많이 나빠진 시점이, 틈나면 들에 나가 들꽃을 부를 때부터인듯 합니다. 그 아이의 생월, 외모, 성격 등을 따져 꽃이름을 붙여주는데, 가령 이름이 영란이를 은방울꽃으로 부르고, 준이를 준딸나무로 바꿔 부르는 거죠. 이 지점에 와서는 병이 난치성으로 악화돼요. 이 시기를 훌쩍 넘기면 이제는 아는 것 자체가 꿈이고 덫인 것을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삶의 화두가 조금 바뀌어도, 머리 속이 가득 차 소용돌이치거나 하면 이순신장군 이름도 퍼뜩 안 떠오르는 경우와 마주치게 되지요. 그러면 답답하고 난감하고 하릴없어지기도 합니다.
도입종이며 개량이 심한 원예종이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돌아다니는 거는 그래도 이름이나마 불러볼만 한데, 대개는 이름도 제멋대로여서 애정어리게 기억해주기에는 어쩐지 뜨내기답죠. 줄점팔랑나비, 난장이바위솔, (연화바위솔), 넉줄고사리, 섬초롱꽃은 토종이고, 나머진 모두 외래종입니다. 각 방이 좀 어렵죠? <들꽃과 알통>방은 들꽃을 잘 활용하면 건강해진다는 뜻이고, <암꽃과 수염>방이 바로 암꽃이냐 수꽃이냐 등속을 묻는 방이랍니다.ㅎㅎ 참고하시곰, 따로 물어오신 박철우선생님은 저와 매우 돈독한 분이죠. 우리 카페에 보면 <화가와 등대>방 박화백 편 맨 밑에 에필로그로 제가 소개한 글이 있으니 한번 살펴보셔요. 행복하세요.
식물을 많이 아시는 것을 보니 생물 선생님이신가.
시도 쓰고 시집도 내셨으니 국어선생님이신가...
혼자 궁금해 하다 방금 선생님의 정체를 알았습니다.
박철우 선생님 방에서요^^
하나하나 들꽃 이름을 알아가는 기쁨과 더불어 이 방의 가족들을 알아가는 것도 기쁨입니다ㅎㅎ
아는 만큼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되레 꽁꽁 묶이기도 합니다. 아시는대로 어떤 풀꽃은 아무나 묶는 덩굴손만 가진 게 아니라 여우의 꼬리도 흔들고 한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페르몬의 분냄새도 심해요. 그러니 깊이 아는 것에 끌려다니는 것 보단 서로 불가원 불가근의 거리에서 즐겁고 행복한 상태가 사람과 꽃 사이의 노림 아닌가 합니다.^^!
꽃이피는 날에는..꽃을 피우는 마음은^^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기에.. 그곳에는 아름다운 마음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랍인 조르바세요?
아주 까마득한 오래전 주말의 명화에서 본 영화가 기억납니다.
그때는 모르고 들었지만 미키스 테오도라키스의 배경음악들이
기억에 새롭습니다.
봄까치꽃이 피었을까 하고 동네를 기웃거려 보는데 아직 눈에 안띄는군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