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전 직장 동료와 통화를 했습니다. 근황을 묻고 듣고, 세상이야기를 하던 끝에 제게 충고를 하나 하더군요. ‘매주 보내주는 글은 잘 보고 있는데, 관의 일을 하는 사람이 정부 비판하는 얘기를 자주, 강도 높게 함으로써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으니 삼가는 게 좋지 않겠냐?’는 요지였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모르겠으나 요즘은 정부 비판한다고 일 못하게 되는 사태는 없을 거라는 확신은 있습니다. 하여튼 그의 걱정해주는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전화를 끊고 곰곰이 주말편지를 떠올려보았습니다. 제가 주말편지를 시작한 게 ‘07년 2월 7일이었으니 벌써 14년째입니다. 처음엔 읽었던 책 속의 좋은 내용을 전하는 걸로 시작했다가 한 주 동안 느꼈던 일 중 나누고 싶은 얘기를 덧붙여 보내왔는데, 이번 글이 702번째 글로, 한 주도 빠짐없이 쓰고, 보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겐 큰 행복입니다. 생활 속에서 느낀 가슴 따뜻한 이야기, 일상의 즐거움, 긍정적 메시지를 주로 함께 했는데 얼마 전부터 정치 얘기를 하고, 부정적 이야기를 많이 담게 되었습니다. 정치, 경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타인의 일에 개입하는 걸 싫어하는 아내마저 제게 정부 정책의 잘못을 비판하는 글을 계속 쓰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답답한 마음의 토로였지만, 제대로 못하는 위정자, 사회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지만 옛 동료의 충고를 들으며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건 제 몫은 아니었습니다.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정치평론가, 정치가의 몫입니다. 저는 그냥, 이제까지처럼 소시민의 위치에서 부정적인 소재보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어두운 면 보다는 밝은 면을 보며, 거기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문득 김광석의 노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떠올랐습니다. 그 잔잔한 노랫말처럼, 오연준이 다시 부른 맑은 음색처럼, 잔잔하게, 감동과 공감의 얘기를 이어나가기로 마음먹습니다. 제게 초심을 일깨워준 옛 동료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오리지날 버전
https://youtu.be/qJ8OUxq7svA
제이레빗의 리메이크 버전
https://youtu.be/RRvo6A11TMA
오연준의 리메이크 버전
https://youtu.be/gmYKtSv6JWQ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도 자연의 품에 안겨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습니다. 요즘 외출하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금호강 하중도의 유채꽃, 절정입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1888956974
복사꽃도, 벚꽃도 이젠 막바지입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1883747122
낙동강변에서 붕어 대신 세월을 낚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1880606093
바람이 불어오는 곳(모셔온 글)==================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 있네
설레임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행복이지만
우리가 느끼며 바라볼 하늘과 사람들
힘겨운 날들도 있지만 새로운 꿈들을 위해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햇살이 눈부신 곳 그곳으로 가네
바람에 내 몸 맡기고 그곳으로 가네
출렁이는 파도에 흔들려도 수평선을 바라보며
햇살이 웃고 있는 곳 그곳으로 가네
나뭇잎이 손짓하는 곳 그곳으로 가네
휘파람 불며 걷다가 너를 생각해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도 뒤돌아 볼 수는 없지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김광석 작사 작곡, 4집 앨범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