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저희부부는 결혼 10주년에 신혼여행지였던 제주도를 가족과 함께 다시 가자고 약속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 10주년이었던 지난해에 주희가 태어나는 바람에 무산되고 말았죠 그런데 참 하나님의 은혜가 놀라운 것이, 남편의 회사에서는 7년 근무마다 여행경비 및 2주간의 휴가를 주는 제도가 있었는데 IMF이후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없어졌다가 올해부터 부활되었는데 남편이 올해 14년 근무로 이 제도의 혜택을 보게 되었지뭐에요 그리하여 경비며 일정 걱정없이 8박9일의 대장정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럴 줄 알았는데 저희가 간 기간이 최성수기라 항공권이며 렌트카며 숙박이 너무 비싸서 경비가 지장이 있더군요 ㅠㅠ 그래도 갈 수 있다는게 어디에요? 필수 경비는 최대한 아끼는 걸로 하고 고고씽!!)
가기 전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이를 넷이나 데리고, 그것도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이 제대로 될 지, 고생만 하다 오는 건 아닌지... 그래도 9일동안 아이들이 아빠와 24시간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힘차게 출발했지요
그런데 제 예상과는 달리 너~~무도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웬일인지 하루에 세 탕, 네 탕씩 뛰어도 끄떡없이 좋아했고, 저는 덩달아 신이나서 제가 가보고 싶은 곳, 아이들에게 경험해 주고 싶었던 것들을 이리저리 데리고 다녔습니다 남편이 오히려 힘들다며 투덜거렸지요 ^^ 제주에서의 9일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갔습니다
어떻게 지냈는지 대충 말씀드리면
첫날은 짐풀고, 근처 하나로마트가서 장보고, 장본 걸로 콘도앞 해변가가서 고기구워먹고 자고
둘째날은 일단 제주도하면 바다니까 바닷가 가서 놀아주고 (금릉해수욕장이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좋았습니다. 이번휴가를 위해 준비한 대형고무보트에요 ㅋㅋ)
저녁때는 제주시내가서 저녁먹고 용두암 야경을 보러갔지요.
셋째날은 주일이어서 아침에 가까운 교회가서 예배드리고 (시골마을의 소박한 예배였는데 은혜로운 말씀과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는 좋은 교회였습니다)
승마장에 말타러 갔지요 (아이들은 역시 뭔가 해보는 것을 좋아해요. 처음에는 좀 무서워 하더니 나중에 왜 빨리 안달려주냐고.. ㅎㅎ)
그리고는 근처에 있는 설록차박물관과 녹차밭을 갔습니다 저는 드넓은 푸른 녹차밭을 상상했는데 여름에는 이렇게 가지치기를 하나봐요 ㅠㅠ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유리의 성 (갖가지 유리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참 좋아했어요)
넷째날 처음 간 곳은 소인국테마파크에요 (킹왕짱 다람쥐 승준이는 말릴 새도 없이 미니피라미드에 올라가 버리네요)
이건 예정에 없던 건데 중문으로 가는 길에 카트체험장이 있더라구요 남자아이들은 차를 보고 그냥 못지나가죠 ㅋㅋ 덩달아 신이난 아빠!!
중문으로 넘어가서 정방폭포를 보러갔어요 (시원한 폭포소리와 흩날리는 물방울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리고는 근처에 있는 대포주상절리를 갔어요 (신혼여행왔을 때는 저 아래까지 내려갈 수 있었는데 관람로를 만들며 막아놓아서 아쉬웠어요)
아쉬운 마음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포주상절리만큼 멋지다는 갯깍 주상절리를 갔습니다 (제주도 가실꺼면 여기 강추에요!! 진짜진짜 멋있어요!!!)
다섯째날은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배끊기기 전에 서둘러 마라도에 갔습니다 (저는 마라도 최남단을 보여주고 싶어서 섬을 한바퀴 돌자는데 남자들이 힘들다고 어찌나 아우성인지 마라도 그 좁은 섬을 반바퀴도는데 2시간 걸리고 나머지 반바퀴는 결국 짜장면집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카트를 탔지 뭐에요 ^^)
마라도 나와서 추노의 해변 추격신이 멋졌던 용머리해안을 보았습니다 (여기도 진짜 강추!! 어쩌면 하나님의 솜씨가 이렇게 놀라우신지!!!)
그리고는 승준이가 너무도 바라마지않던(신혼여행때도 비싸서 생략했던 ㅠㅠ) 잠수함을 탔지요 (저는 남태평양같은 멋진 바닷속 풍경을 기대했는데 가격대비 실망실망... 승준이의 소원 푼 걸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그 날은 롯데호텔에서 저녁 8시반에 하는 화산쇼까지 보고 마무리!
여섯째날은 저희 숙소에서 보면 제주도의 맞은 편인 동부를 돌았어요 먼저 간 곳은 만장굴! (당시 만장굴안의 온도는 섭씨 11도! 긴팔옷은 필수랍니다)
만장굴나와서 성산일출봉을 갔어요 일출봉아래서 늦은 점심을 먹고 나니 오후 2시! 그날 따라 어찌나 더운지 올라가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고민고민하던 끝에 엄마(바로 나!ㅋㅋ)의 강력한 주장- 저 위에 가면 진짜 멋진게 있다!-에 못이겨 온 가족이 올라갔습니다 저는 주희 업고, 아빠는 주연이 안고, 승준이 승민이는 씩씩하게 알아서 ㅋㅋ
내려와서 커피와 아이스크림으로 충전하고 근처 종달리해안으로 조개잡으로 go go!! (조개는 별로 못잡았지만 발가락을 간지르는 갯벌의 느낌과 신기한 눈으로 갯벌생물들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좋았어요)
다음에 간 곳은 김녕 미로 공원! (난 이런 거 싫어하는데 승준이는 얼마나 재미있어 하는지... ㅋㅋ)
그 날은 오는 길에 제주시 탑동 야외공원에서 아이들 자전거도 태워주고 불꽃놀이도 하고 거의 밤 12시가 다 되어 돌아왔습니다
일곱째날은 전 날 너무 심하게 논 여파로 남편이 힘들다고 짜증을 팍!!! 어찌할까 무지 고민하다가 그래도 물놀이 가자는 아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협재해수욕장에 갔습니다 좀 일찍 돌아와 숙소에서 저녁해 먹고 돌아갈 짐들을 조금씩 정리했습니다 벌써 이틀밖에 안남은 것이어요 ㅠㅠ
여덟째날은 원래 비오면 하려고 남겨두었던 실내투어를 했습니다 그동안 비가 안와서 안갔었는데 이젠 더 미룰수가 없어졌죠 처음 간 곳은 아이들이 무지 좋아한다던 테디베어 박물관(근데 우리 남자아이들은 반응이 별로 였어요 ^^)
그리고 퍼시픽랜드에 가서 돌고래 쇼 등을 보았죠 저는 입장료도 비싸고 해서 주희와 함께 밖에서 기다리기로 했는데 두 시간이나 남아서 뭘할까 하다가 아이들은 별로 재미없어할 것 같아 생략했던 신라호텔 쉬리언덕을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웬 걸요!! 쉬리언덕의 풍광도 끝내 줬지만 신라호텔정원에 동물들이 엄청 많은 거에요 돌고래쇼 끝나고 아이들 픽업해서 데려갔더니 너무너무 좋아라 했습니다
아홉째날, 드디어 돌아오는 날이에요 3시 반 비행기라 오전타임은 쓸 수 있어서 그동안 아껴두었던 숙소바로 옆 한림공원에 갔습니다 그리고는 한림읍에 있는 제주도에서 가장 맛있는 탕수육을 하는 보영반점에서 점심먹고 공항으로 빨리빨리!!
이렇게 짧지 않은 우리의 꿈같은 8박 9일이 지나갔습니다
저는 여행을 가면 에너지가 120% 충전되는 사람이더군요 반면 남편은 80%가 될까말까 ㅋㅋ 예전부터 남편은 '휴가하면 뭐니뭐니해도 남태평양 해변에 풀빌라 빌려놓고 한가롭게 쉬는게 최도다' 이러고 저는 '잠은 집에서도 잘 수 있다. 휴가라면 29박30일로 유럽전역을 자전거로 돌아다니는게 최고다' 그랬죠 ㅋㅋ 이번에 너무 뺑뺑이 돌려서 남편이 다음번엔 안따라간다고 할까봐 좀 걱정이 되긴 하네요 그래도 돌아와서는 다 좋았다고 등을 토닥토닥해주더군요
다녀오니 엄청난 양의 뒷처리일들이 있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거의 정리가 되었구요 그 시간이 참 그립고 소중하게 느껴져요 이번에는 너무 더워서 한라산 등반을 생략했는데 다음번에는 봄이나 가을에 가서 한라산도 올라가 볼까 봐요
제주도, 참 아름다운 곳이에요 여름 성수기만 아니면 비용도 그렇게 많이 들지 않으니까 안가보신 분은 꼭! 가보셨분도 꼭! 가보시기를 권해요
이상 지숙이 가족의 알콩달콩 제주 여행기였습니다 ^^ |
첫댓글 지숙짱!짱!짱! 넘 멋지고 부러워요. 짧지 않은 기간을 살뜰하게 경험하고 누리고...네 자녀들이 지숙씨의 열정과 에너지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네요..아이들이 많이 컷어요. 언제나 주님 안에서 행복하시고 평안하시길...기도해요.
감사합니다 ^^ 잘 지내시죠? 드림찬양대가 너무 그리워요. 노래할 기회가 없으니 발성은 점점 잊혀져가고... 그닥 좋은 악기는 아니지만, 먼지가 뽀얏게 앉아가는 모습이 속상해요. ㅠㅠ
항상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던 모습이 너무 귀해 보이는 지숙씨 가정~~~~엄마 찬양 연습할때 그 소리를 가만이 듣고 있던 둘째 승민이가 생각나요~~너무 귀여웠어요~~
이디 있던 이 가정이 주님의 사랑과 은혜로 충만하시길!!
아이들 양육하고 바쁘지만 본인의 건강도 잘 챙기시구요~~~화이팅입니다!!!
덕분에 구경한번 잘했네.늘 열정적으로 사는 모습이 멀리서도 느껴집니다. 네명의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니까 넘 귀엽고 또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그 모습이 넘 보기좋아요. 다음 소식 기다릴께요.
오집사님은 글도 잘써!리포터나 방송앵커해도 잘 할꺼 같어요.근데 네아이 엄마가 더 위대하고 좋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