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암 앞마당의 거목 두그루 ]
떠 나 는 날
이 향 봉
나 떠나는 날 처연한 눈빛으로 지켜보는 자 없고 눈물방울 앞세우며 마지막 말 귀 담아 들을 자 없는 곳에서 그저 그렇게 떠나가리니
나 떠나는 날 떨리는 음성으로 기도해줄 자 없고 위로해 주며 따스한 손 마주 잡을 자 없는 곳에서 그저 그렇게 떠나가리니
하늘이 벗이 되고 땅이 가족이 되는 이름 모를 허허로운 곳에서 누구도 날 찾을 수 없는 블랙홀에서 마지막 미소 거두리니 마지막 몸짓 마감하리니
머언 먼 훗날에도 추모 문집 따위 생일 따위 사진 따위 챙기는 일 제발 없기를 나 바람으로 머물다 바람으로 사라져 갔음이려니
이향봉스님의 최근작품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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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 체 유 심 조 ( 一 切 唯 心 造 ) 원문보기 글쓴이: 하나로
첫댓글 바람으로 머물다 바람으로 사라져 갔음이려니....
하늘이 벗이 되고 ....땅이 가족이 되는 ....관세음 보살 ...관세음 보살 마하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