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엔 '소마'란 약이 있다. 그것을 복용한 사회 성원들은 극단적 감정으로 치우침 없이 늘 평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정부 계획에 따라 생산된 인간들은 출신 성분에 따른 계급 차별에 대해 불만 없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소마만 복용하면 일상에 갈등·번민·고통은 자리할 시간이 없다. 얼마나 행복할까. 나도 한때 그런 약을 원했고 지금도 여전히 한방에 모든 고민을 치유해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는 동안 감정이 불필요하게 느껴질 때는 비일비재하다. 그럴 때마다 멋진 신세계를 동경하고 소마를 상상한다.
이퀄리브리엄equilibrium, 평형상태, 균형, 평정, 지적불편(知的不偏).
<이퀄리브리엄>의 세계엔 소마 대신 프로지움이 있다. 결국 '멋진 신세계'의 구성 요소 중 약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프로지움이 없는 멋진 신세계란 카오스의 세계다. 사회의 평화를 위해 누구나 프로지움을 사용한다. 그런 식으로 유지된 사회가 프로지움을 거부하는 몇몇 인간들에 의해 위협을 받는다. 수도사들은 그러한 개인들을 찾아다니며 숙청(?) 작업에 들어간다. 그러다 숙청 작업의 행동 대장인 주인공이 감정이란 무엇이며, 인간이란 무엇인가 회의하게 된다.
이런 줄거리로 짜여진 영화, <이퀄리브리엄>. 내용은 SF에 관심을 기울여온 관객이라면 진부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소설이 아니기에 <이퀄리브리엄>은 봐줄 만하다. 등장인물의 액션은 신선하다. 주인공이 학습을 통해 무술의 동선을 익히고 실전에서 사용하는 장면은 내겐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짝짝짝(^^a). 그리고 그림, 음반, 시집 등 인간의 감정이 실린 물건들이 70년대 남한에 존재하는 삐라보다 강도 높은 금기의 대상이 된다는 장면 설정들은 눈여겨볼 만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물음부터 시작하여 삶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 하는 회의에까지 다다를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이퀄리브리엄>은 볼 만하다.
첫댓글 윽 정말로 재밌었어요.... 돈을 많이 들인것도 아닌데 굉장히 그속에서 최선을 다한것 같아서 매우매우 좋았습니다!!
이것도 재밌게 봤는데..액션도 괜찮고(말이 않되는 장면이 꽤 있었지만 영화란 항상 그러니까^^;;) 주인공도 멋있고 ㅋㅋ^^* 그런데 주인공이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과 동일인물이란 사실을 깨닫고 어찌나 충격받았던지.. 그 영화 보다 꺼버렸는데ㅡㅠㅡ
영화보면서 박수치기는 처음,몇번이나 감탄을 했는지..액션 별로 않좋아하는데,최곤거 같아요.CG거의 안쓰고 카메라 앵글하고 액션연기만으로 이런게 나온다는거..제작비를 고려해볼때 메트릭스 1 보다 나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