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 앞두고, 네이버·카카오 ‘실검 시즌2′
오로라 기자입력 2023. 5. 13. 03:07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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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추천 명분...여론 조작 부작용 우려에도 강행
내년 4월 총선을 1년가량 앞두고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키워드 추천’ 서비스 도입에 나섰다. 인공지능(AI)이 뉴스·블로그·카페에서 단기간에 자주 언급되는 주제를 뽑아, 이를 이용자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숱한 논란 끝에 폐지된 ‘실시간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이름만 바꿔 부활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 10일 포털 다음에 ‘투데이 버블’이라는 추천 서비스를 도입했다. 한 번에 5개의 키워드를 추천하고, 해당 키워드 관련 기사와 블로그·카페글을 보여준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중 모바일 앱 첫 화면에 ‘트렌드 토픽’이라는 비슷한 성격의 서비스를 배치할 계획이다. 손영준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개인 맞춤형 키워드는 결국 포털이 개인화된 뉴스·정보 편집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뉴스 편집권을 가진 포털이 이용자에게 정보를 강제로 제시하면서, 정치·사회적 영향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두 포털의 추천 서비스는 그간 여론 조작과 같은 사회 문제로 이어져왔다. 포털 뉴스 서비스의 ‘베스트 댓글’은 2018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기초가 됐고, 현재 폐지된 ‘실시간·급상승 검색어’ 역시 특정 정치 세력들이 조직적으로 대중의 관심사를 조작하는 온상이었다.
포털 다음과 네이버는 새롭게 도입하는 ‘추천 서비스’를 이른바 명당 자리에 배치한다. 최대한 많은 이용자에게 키워드를 노출시켜, 선거를 앞둔 시점에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잡겠다는 뜻이다. 두 포털은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은 물론, 한글 AI 서비스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픈AI(챗GPT)에 뒤져있고, 검색 시장 점유율도 구글에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실검 폐지 이후 트래픽(방문량)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에서 결국 ‘키워드 추천’이라는 ‘유사 실검(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유사 실검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과거 문제가 됐던 실검, 베스트 댓글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털이 결국 양극화와 편향성을 강화시켜,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한다.
◇선거 앞두고 영향력 확대 나선 포털들
다음과 네이버의 서비스는 특정 기간, 인터넷에 빈번하게 올라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추천 키워드를 선정한다. 카카오는 “최근 수 시간 안에 블로그, 카페, 뉴스에 자주 언급된 단어들을 AI가 최근 며칠간의 트렌드와 비교해 추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치, 사회 관련 이슈들도 가리지 않고 모두 추출해낸다.
네이버의 ‘트렌드 토픽’은 원래 작년 9월에 시범 도입했던 서비스로, 이용자 테스트를 거친 뒤 올 하반기 앱 첫 화면에 전면 배치된다. 이는 하루 단위로 자사의 블로그, 영상, 뉴스 등에 많이 언급된 키워드를 추출해 이용자에게 노출하는 방식이다.
과거 실검은 검색창에 이용자들이 입력하는 내용을 30초~1분 단위로 재빨리 추출·선정했지만, 새로운 추천 서비스는 각사의 콘텐츠에서 비교적 긴 시간인 수 시간~하루 동안 추출해낸다는 점이 다르다. 이를 통해 조작의 가능성을 줄였다는 것이 네이버·카카오 주장이다. 카카오는 “부작용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향후 다음 뉴스의 댓글창도 단체 채팅방 형태의 실시간 소통창으로 바꾸고, 24시간이 지나면 소통창을 삭제할 계획”이라고 했다. 네이버도 “여론 조작 세력이 무더기로 생산하는 어뷰징(반복적인 클릭수 조작) 콘텐츠가 아닌, 양질의 콘텐츠만을 기준으로 분석·추천할 것”이라며 “정치, 사회, 경제 키워드는 추천에서 제외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특히 최근 들어 텍스트·이미지·동영상을 몇 초 만에 생성해내는 AI 기술이 광범위하게 확산하면서, 조직적으로 대량의 글과 이미지가 삽입된 ‘양질의 콘텐츠’를 무차별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노동열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아무리 포털이 ‘기술적으로 문제 소지를 해결했다’고 해도, 새로운 추천 시스템의 오·남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분명 누군가는 포털의 추천 알고리즘을 파헤쳐서 과거처럼 좌표 찍고 클릭 수를 늘리려 할 것이고, 이는 포털의 ‘비의도적 조작’이 된다”고 했다.
◇떨어지는 포털 점유율…급해진 빅테크
부작용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포털들이 동시에 ‘유사 실검’ 서비스를 꺼내드는 것은 양대 포털의 영향력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NHN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은 2017년 국내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이 각각 80%, 10%에 육박했다. 국내 시장의 90%를 장악한 것이다. 하지만 작년 말 기준 네이버와 다음 점유율은 각각 63%와 5%로 급락했고, 그사이 구글이 9%에서 31%로 급성장했다. 점유율 하락은 포털의 주 수입원인 광고 매출 하락과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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