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소년원에서 봉사하는 선생님들과 거제도에서 여름 수련회로 보내고 한산도 이충무공유적지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는 곳은 한산정 활터입니다. 『난중일기』에는 많은 활쏘기 기록이 있는데 대부분은 한산정에의 활쏘기 기록이라고 합니다. 충무공이 이곳에 활터를 만든 것은 육지와 달리 바다에서 전쟁을 치러야 하는 수군의 특성을 고려했다고 합니다. 즉 밀물과 썰물의 교차를 이용해 실제 해전에서 적선과의 실전거리 적응훈련에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입니다
'간조•만조 때마다 거리 감각이 다르고 계절•날씨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 달라지는 해전의 특수성을 감안했다'고 하니 한산대첩은 충무공의 과학적이고 실전적인 훈련의 당연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그날 한산정 바닷가에서는 해양소년단의 여름수련회가 진행되고 있어서 어린 단원들이 협심해서 노 젖는 훈련과 바다에 빠진 단원을 구조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그 훈련을 흥미롭게 보던 나는 문뜩 우리교회 주일학교 학생들 생각이 났습니다.
그 때 저는 고등부 부감으로 섬기고 있을 때인데 저희 주일학교 유∙초등부로부터 청년부까지의 여름수련회는 예배, 기도, 성경공부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것이 전통적 관례였습니다. 게다가 수련회 장소도 매년 교회 수양관에서 진행되어 다양한 지역과 장소를 접할 기회가 없었음이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라며 심령이 강하여지며 이스라엘에게 나타나는 날까지 빈들에 있으니라(눅1:80)
아기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만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위에 있더라(눅2:40)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눅2:52)
누가복음의 1-2장은 세례요한과 예수님의 출생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마치 연극대본처럼 막간처리가 되어 있습니다.
누가는 세례요한의 성장과정을 이렇게 썼습니다. “아이가 자라며 심령이 강하여지며 이스라엘에게 나타나는 날까지 빈들에 있으니라”(눅1:80)
의사인 누가는 요한의 성장 과정을 육체적 성장과 영적 성장으로 구분하여 관찰하고 기록을 남김으로 발달심리학적 기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가는 발달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생활환경이 빈들이라고 덧붙이고 있음도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런데 누가는 예수님의 성장과정을 12살 이전과 이후로 구별하여 소개합니다. “아기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만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의 위에 있더라(눅2:40)”는 12세 이전의 성장과정이라면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눅2:52)는 만12세 이후의 성장과정으로 구분하여 소개하는 누가의 관찰이 얼마나 세밀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누가가 구별하여 기록한 2:40과 2:52의 다른 부분 즉 12세 이전과 12세 이후의 발달과정의 변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12세 이전 기록인 2:40절은 ①키가 자라고(육체적 성장) ②지혜가 충만하고(정신적 성장) ③하나님의 은혜(영적 성장)을 보여 주고 있는 반면 12세 이후 관찰(눅2:52)에서는 ④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사회적 성장)이 추가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누가는 하나님이시면서 완전한 인간이신 예수님이 공생에 사역을 시작하기 위한 온전한 준비에는 육체적, 정신적, 영적, 사회적 성장의 균형과 조화였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세례요한과 예수님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예수님의 성장과 비교하여 볼 때 세례요한에게는 사회적 성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세례요한은 빈들에서 자랐지만 예수님은 온가족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예수님은 부모 형제와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스럽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엡4:13-14)
한산정활터는 전쟁에서 승리 할 수 있는 실전적 훈련장이었습니다. 훈련장에서의 백발백중의 명사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의 침략에 맞서 나라와 민족과 가족을 보호하는 전쟁에서의 승리에 훈련의 방점이 있었습니다. 해양소년단원들이 여름 땡볕에 바다에서 군사훈련에 버금가는 강한 훈련을 받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배양하고 협동심을 키우며 동료들을 위험으로부터 구출하는 리더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것입니다.
심산상호문화배움터는 결혼 이주민 자녀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영적, 사회적 성장이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사명을 즐거워하며 가정에서 학교에서 대한민국에서 그들의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나라에서도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