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견보탑품(見寶塔品) 제11』-(2)분신제불(分身諸佛)의 내집(來集)
대요설보살(大樂說菩薩)이 기뻐하며 다보여래(多寶如來)의 모습을 배견(拜見)하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석존은 거듭 다보여래의 깊은 서원(誓願)을 밝히시며 대요설보살이 원하는 대로 시방(十方) 분신(分身)의 제불(諸佛)을 모아 보탑을 열기 위해 미간(眉間)의 백호(白毫)에서 빛을 쏘아 동방(東方)에서부터 차례로 시방(十方) 국토를 비추셨습니다.
빛을 받은 시방(十方) 세계의 부처님은 석존의 곁에서 다보여래의 보탑을 공양하기 위해 사바세계(娑婆世界)로 모였습니다. 그러자 사바세계(娑婆世界)는 유리(瑠璃)의 대지에 황금 길이 뻗고 산하(山河)의 구별 없이 평평한 정토(淨土)로 변했습니다.
분신(分身)의 제불(諸佛)은 각각 보살 한 사람을 시자(侍者)로 삼아 사바세계(娑婆世界)로 와서는 보수(寶樹) 아래에 있던 사자좌(師子座)〔부처가 설법하는 자리〕에 좌선(座禪)하셨습니다. 잇따라 모여드는 제불(諸佛)로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가 가득 차 자리가 부족 하자, 석존은 팔방(八方)의 이백만 억 나유타(那由他)나 되는 국토를 정토(淨土)로 바꾸셨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도 자리가 더 모자라 재차 팔방(八方)의 이백만 억 나유타(那由他)의 국토를 바꾸었고, 법화경 청중 이외의 중생을 다른 국토로 옮겨 통틀어 하나의 불국토(佛國土)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국토를 세 번 바꾸어 정토가 된 모습을 「삼변토전(三變土田)」이라 하는데, 예토즉정토(穢土卽淨土)·사바즉적광(娑婆卽寂光)이 드러난 것입니다.
이렇게 모여든 제불(諸佛)이 각각 시자(侍者) 보살을 보내어 석존에게 보화(寶華)를 공양하며 보탑을 열어 주실 것을 전하자, 제불(諸佛)이 모여든 것을 보고, 그들이 청원하는 것을 들은 석존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중으로 올랐고, 동석한 사중(四衆)은 일어서서 합장하였습니다.
석존은 오른 손가락으로 보탑의 문을 열었습니다. 안을 보니, 다보여래는 사자좌(師子座)에 앉아 완전한 육체를 갖춘 모습으로 선정(禪定)에 들어가 계신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보여래는 좌(座)의 절반을 열고 석존을 보탑 안으로 불러 들였는데, 석존이 바로 그 상좌(上座)인 우측의 반좌(半座)에 앉았기에 두 사람의 부처가 나란히 앉은 형태〔이불병좌(二佛並坐)〕가 되었습니다.
또한 석존은 사중(四衆)의 염원에 따라 신통력으로 사람들을 공중으로 오르게 하여 법화경 설법 자리를 영취산에서 허공으로 옮겼고, 『촉루품(囑累品) 제22』에 이르기까지 행해진 「허공회(虛空會)」의 설법이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