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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고 아는 존재(안토니오 다마지오, 2021)
그의 전작들 『데카르트의 오류』, 『느낌의 진화』에서 한발 더 나가, 느낌(감정, feeling)을 확장하여 앎(knowing)으로 연결하는 통로로 만든다.
의식(consciousness)’를 밝히는 것, 즉, “생화학
의 뉴런들이 만든 전기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우리
가 알고 느끼며 생각하는 것으로 연결되는가”를
밝히는 것이 현대 뇌과학의 정점이다. 물리적 뇌
에서 의식적인 뇌로 쿼텀점프하는 것을 밝히는 상
황은, 초기 원자를 발견하는 과정에 비견할 정도
로 학자들 사이에 사상적 쟁투가 격렬하다.
다마지오(느낌, 항상성),
에델만(1차의식, 고차의식),
르두(다중상태 차등모델),
토로니(정보통합이론),
칼 프리스턴(능동적 추론이론) 등이
당대 의식이론에서 가장 프론트에 서 있는 사람들이다.
유물론자인 마지오는 의식(앎, 지식, 지능, 마음)
과 느낌을 철저히 분리 한다.즉, 느낌(감정)은 뇌
가 자동화된 프로그램에 의해 물리적으로 반응하
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아프거나, 슬프거
나, 혹은 기쁜 감정을 안다는 것은 의식이 이런 물
리적 상태를 알아차려 우리의 경험자아에게 알려
출 때에만 가능하다. 실제 물리적 감정상태의 뇌
는 그것을 기계적으로, 혹은 무의식 레벨에서 처
리해 버린다. 감정은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자극
으로 만들어진 ‘이미지 패턴'에 대한 자동화된 물
리적 뇌상태이다.
'이미지 패턴'이란 추상적인 단어가 아니다.이는
마음을 구성하는 내용물의 하나로 감각통로를 통
해 생성되는 (일정한 모양의) 뉴런 네트워크의 실
질적인 모양이다. 즉 같은 자극에 대해 비슷하게
모양을 만들며 두터워진 뉴런 네트워크다. 내수용
감각계에서 감각의 자극을 받으면 뇌안에서 공간
적 기하학적 구조의 이미지패턴을 만든다. 이런
패턴은 신경계 외부에 존재하는 실제 관계들과
(직접적으로) 대응한다. (p.82, 60)
결국 우리의 자아가 느끼는 감정이란 몸이 하는 말
을 알아차린 것일 뿐. 슬프다, 기쁘다, 두렵다 등의 감정은 두뇌가 생성한 추상적인 인식이 아니라, 그런 감정에 대응하는 뉴런 네트워크의 물리적 실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감정을 자동화된 뉴런네트워크에 의해 처리된다. 감각질에서 올라온 물리적 시그널은 끊임없이 전전두엽(mpfc)로 보내지지만, 특정 임계치를 넘길때만 그 감정이 증폭(amplifying)되어 자아가 알아차린다. 실제 고유감각, 내부감각에서 mpfc로 올라가는 정보는 mpfc에 의해 몸에 전달되는 정보의 2000배이다.
이 과정을 이미지로 그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다마지오가 느낌과 의식을 구분하고, 의식에 선행
하는 느낌의 존재를 지난 40년간 연구하였다. 그
는 어쩌다가 의식에서 분리된 느낌을 연구하게 되
었을까. 그 출발에 관한 이야기가 그의 책 『데카르
트의 오류』에 나온다. 이 모든 연구의 시작에 엘리
엇(Ellitot)이라는 환자가 있다.
엘리엇은 눈위쪽 안와전두엽에 생긴 앵두크기에
생긴 뇌종양을 제거 수술을 하였다. 수술중 안와
전두엽 일부를 제거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수술은 엘리엇의 삶은 완전히 바뀌어 버
렸다. 수술후 엘리엇은 결정장애 문제가 발생했으
며 이는 그의 사회생활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옮
기는 직장마다 계속 해고되었다.
다마지오를 찾아온 엘리엣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실험을 했다. 먼저 지능테스트였다. 수술전 그의
지능은 97정도 였는데 수술후에도 총명함을 유지
하였고, 지능검사도구인 위스콘신 카드분류테스
트를 잘 수행해냈다. 하지만 다마지오는 다른 테
스트를 시행하면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감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슬라이드를 보여주었는데, 엘리엇이 전혀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한마디로 감정이 무뎌지고, 플랫화 되어버린 것이
다. 아무리 안좋은 장면이라도 엘리엇은 매우 논리적이고 차분하게 설명해냈다.감정이 없으면 에러피드백을 수행할 수 없다. 한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한다.
다마지오는 엘리엇 외에도 안와전두엽
(orbitofrontal cortex) 손상으로 감정 플랫화를
가져온 여러 환자를 목격하게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마지오는 의식(지능)과 상관
없이 느낌이 작동하는 과정을 있다는 것을 생각하
게 되었으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
작했다.
그의 연구 결론은 감정과 이성은 철저히 구분된 채, 의식이 감정을 처리과정을 모른다는 것이다.
감정은 철저히 몸의 영역이며 의식과 소통을 통해
자아가 알아차리게 한다는 것이다. 한편 몸(감정)
이 시그널을 내보내지 않으면 의식은 전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