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덕기옹 추모대회의 규칙이 택견배틀과 달리 변경된 것은 2006년 부터였습니다. 이때부터 송덕기옹 추모대회의 경기방식은 선수간에 선 하나를 그어놓고 뒤로 물러나는 것과 앞으로 쫓아가서 연속공격을 하는 것을 금지, 또한 손으로 먼저 덜미를 잡는 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죠. 뭐 이때는 아직 아랫발 잡기도 있었습니다. 서 있는 상대의 오금을 잡아채는 것이 되던가 안되던가는 잘 모르겠고...
이유는...택견대회가 점점 노하우가 쌓이면서 품밟기로 인한 공방을 잘 못하더라도 힘이 좋으면 얼마든지 상대를 잡아서 넘기기도 쉽고 더불어서 상대가 아랫발을 차기만 기다렸다가 그걸 한번에 낚아채서 승부를 내는 방식이 많이 생겨나서였다고 하더군요. 품밟기로 인한 서로간의 발질로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되어야 하고 태질과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너무 태질방향으로 나아가서 그런듯 합니다.
그래서 개정해서 실험한 결과 2006년도 경기는 꽤 볼만했습니다. 도기현 회장님에게 이때 말씀을 들어보니까 예전엔 저렇게 해봐도 서로 멀거니 서있기만 했는데 그래도 이젠 품 좀 나오네...하시더군요. 그리고 2007년부터는 아랫발을 잡는 행위를 완전히 금지하면서 다시 규칙을 개정했습니다. 그러자 날라댕기기 시작한 김성용 선수...ㅡ_ㅡ ㅋㅋㅋ 결국 결승전은 성주와 경기대학교가...
근데 올해는 듣기로 또 규칙이 개정되었다고 합니다. 전 가보지 못하고 관장님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규칙이 새로 개정된 것 때문에 선수들이나 감독님들, 심지어 심판보시는 분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다고요.
이번 규칙은 원래의 규칙에 더해서 상대를 손으로 밀치는 행위조차도 금지대상이었습니다 -0-;; 이건 선수들이 아랫발로 공방을 기본으로 하지 않고 손으로 밀어 나가는 것을 주 전략으로 삼는 행위들이 속출하면서 그걸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군요. 일리가 있긴 합니다. 결련택견은 아랫발이 기본이니까요. 근데 이번엔 그 규칙이 굉장히 심해서 저희 관장님이 주심을 보셨을때 이쪽 선수가 상대를 손으로 한번 살짝 툭 밀고 바로 윗발이 들어가서 승부가 났답니다.
상대방 감독님은 손을 대는 것은 이번 경기에서 금지이니 재경기 해야 한다고 이의제기를 하셨고 저희 관장님 및 부심 두분은 상대를 스모처럼 계속 민 것도 아니고 한번 툭 밀고 찬 건데...라고 해서 승부를 인정해 버리셨다고 하더군요. 근데 또 다른 경기장에서는 완전히 규칙에 매진해서 심판을 보신 분도 있어서 서로간에 일치되지 않는 부분이 꽤 있었답니다.
아직 송덕기옹 추모대회 규칙은 과도기로 보입니다. 이건 결련택견협회 전체적으로 보아도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송덕기옹 추모대회를 전통의 방식으로 하고 택견배틀을 현대적인 이종격투기로 만들 것이라면 택견배틀 룰에서는 마구잽이를 허용해도 무방할텐데 말이죠.
이건 다 송덕기옹 때문...-_-;; 이라기보다 조선의 택견경기 자체가 원래 두리뭉실한 규칙으로 진행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규칙이 정확했다면 송덕기옹이 정확한 규칙을 세세히 알려주셨겠지만 그것도 아니었고...그래서 저는 구한말의 택견경기가 규칙이 세밀하게 짜여져 있었다고 보진 않습니다. 얼굴 한대 치면 이기고 무릎 이상이 땅에 닿으면 승부가 갈리는 것과 옷을 잡는 행위가 금지된다는 것만 빼고는 대충 진행된 것 같아요. 서로간에 후퇴가 없다는 점을 빼면 택견배틀 규칙이 오히려 더 맞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고요. 자주 택견하다가 싸움판이 났다는 것도 동네마다 복장지르기의 밀어차는 세기나 곧은발질의 기준이 조금씩 달랐던 이유도 있던 것 같고요.
예전에는 아랫발을 잡으려고 독을 쓰는 상대에게는 어떤 공격도 통하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뭐 연습해보니 꼭 그런 건 아닌거 같기도 하고...
가장 다른 것은 아마 택견경기 하는 택견꾼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서로간에 물러남이 거의 없이 조여서 진행하고, 또 간혹은 상대를 몰아붙이다가도 중앙으로 불러들이기도 하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뭐......무작정 코너로 몰아가는 제가 할 소리는 아닙니다만--;)
이래저래 협회에서도 선생단도 늘어나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해서 고민이 많은 듯 합니다. 자금이 충분하다면 택견배틀과 송덕기옹 추모대회 말고도 당일 토너먼트제의 중간 정도의 대회를 대여섯 차례 하면서 규칙을 시험해 본다면 한 3년 후에는 정확한 규칙으로 그 몸짓에 익숙한 대회가 자리잡히리라고 생각하지만...뭐 자금도 부족한 것 같고...ㅡ.ㅡ 대택이나 충주는 모든 경기 규칙을 단일화 시켜서 노하우가 축적이 된다는 것에 비해 두개로 갈라져 있는 경기운영에서는 아무래도 삐걱거릴수밖에 없겠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택견을 더 잘할 수 있게...뭐 두 경기 규칙에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수밖에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