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후보자를 뽑아야 한다고?

[우묵배미]

4.27 재,보선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자들은 저마다 “힘 있는 여당 후보”를 뽑아야  지역이 발전된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선거 전략상 집권당 후보자들이 상투적으로 사용하는 말이지만 요즘도 그런 말에 현혹되어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특히 강원도 지사에 출마한 엄기영 후보와 분당을 지역에 출마한 강재섭 후보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현재 한나라당 소속으로 있는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 거의 대다수가 지난 선거에서 힘 있는 여당 후보 발전론을 내 세우지 않았던 당선자는 없었다.  물론 과거 야당이 집권했던  시절에도  당시의 여당 후보자들은 똑 같은 주장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 현실을 들여다보면 힘 있는 여당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뽑아 줘 봤더니 무슨 힘자랑을 보여주었는지  기억에 남아있는 추억들은 거의 부정적인 모습들 뿐 이었다.

힘 있는 여당을 너무 많이 뽑아 주었더니 국회에서는 날치기 통과에 힘자랑을 하기 예사였고 , 권력 실세 계열이니 하여  정적을 공격하는데 세를 과시하거나  특정세력을 무력화하는데 힘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수의 우위를 바탕으로 몸싸움하는데 힘자랑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수의 우위를 믿고서는  국민들이 전혀 원하지 않는 엉뚱한 개헌 논의에 몰입하는 이런 모습만을 놓고 보면   “힘 있는 여당 후보론”은 일견 맞는 말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알 만큼은 알고 있을 것이다.  강재섭이 만약 당선되어 한나라당으로 복귀한다고 해도 강재섭은 설 땅조차 없는 미아  신세가 되어 어중간한 위치에 서 있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며 정권 실세로부터 밉보이고 친박에도 다가 갈 수도 없는 처지라는 것은 불문가지 일터인데 어떻게 힘을 보여 줄 것인지 참으로 궁금해 지기도 한다.   엄기영도 마찬가지다 . 엄기영은 mbc 내에서 가장 큰 힘을 가졌을 때도 사장  임기조차 지키지 못한 나약함을 보여 주기도 했었는데,  정치와 행정의 아마추어급이자 신인 급 밖에 되지 못하는 처지로서 과연 무슨 힘을  쓸 수 있을련지도 의문이다. 

저마다 힘 있는  여당후보를 뽑아줘야 지역 현안이 해결된다고 해서 당선된 많은 여당 소속의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즐비한데도 지난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전국이 들썩 거렸을 때나. 동남권 신공항 문제로 영남이 둘로 쪼개졌을 때나 , 국제과학 비즈니스 벨트 선정문제가 불거졌을 때, 힘 있는 여당 소속의 정치인들이 보여준 힘이라고는 아무짝에도 쓰지 못하는 쪽 힘뿐이었다.  서울지역도 마찬가지다 . 힘 있는 여당을 뽑아 뉴타운 개발을 하여 우리 지역도 발전해 보자고 해놓고선 , 지금 현주소를 보면  좋다던 그 힘들은  어디에서 전부 소진 했는지  지금은 무기력한 상태에 놓여 민심을 살피느라 전전긍긍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토요일에는 황당한 사고가 대구 야구장에서 발생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절정의 인가를 구가하고 있는 스포츠다. 한 해 600만 명 이상이 야구장을 찾아 경기를 즐기고 있다. 관중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3번째 큰 도시인 대구광역시에는 1948년도에 지어  이미  60년이 지난 야구장 하나가 있다.  그 야구장에서 경기 도중 정전 사태가 발생하여 일몰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는 망측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프리카 최빈국에서나 종종 볼 수 있는 그런 광경이 세계 경제 10위권을 오르내리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인 것이다.

대구시장도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서는 힘있는 여당 후보론을 표방했다. 대구시장을 거쳐간 역대 시장 출마자들도 한결같이 힘 있는 여당 시장론을 내세웠다.  그러나 그렇게 힘자랑을 했던 역대 시장들도 대구시민이 즐겨 이용하는 60년 된 낡은 야구장 하나 해결하지 못했다.  광주나 대전도  여당을 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대구와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국민들의 여가활동과 시민들의 편익을 도모하는 진정 힘 있는 정치인들 이었다면  한갖 야구장 같은 문제는 이미 해결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런데도 선거 때만 되면 힘있는 후보자 운운 했던 것이다.

4대강 수변지역에는 자건거 도로가 생기고 각종 관광시설과 위락 시설이 들어선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 예산도 천문학적인 큰돈을 들여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4대강 주변에 생겨난 자전거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유유자적 하는 사람이 일 년에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이며 유람선 타고 관광이나 다닐 사람이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보다 과연 많겠는가. 4대강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도 안될 만큼 예산이 적게  드는 야구장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무슨 힘 있는 여당 후보자 운운하는지 이해할 래야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차라리 포항시와 경상북도에 예산을 왕창 확보한 형님이라면  모르지만 말이다.

따라서 진정으로  힘 있는 정치인이라 함은,  여당 소속이든, 야당소속이든, 소속 여부를 떠나  자기 지역의 문제나 국가적인 현안을  해결 하는데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불편부당하지 않는 자세로   국민들 편익을 최우선 고려하는  입장에서 해 나가는 그런 사람이 힘 있는 정치인이라는 말을 써야 그럴듯해 보이지, 소나 개처럼  아무나 들먹인다고 해서 먹혀 들어가는 그런 시절도 아니므로 듣기에 역겨운 발언은  차라리 안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