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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ivj68mesaA?si=GI0FKKxmhu_y6C8P
Beethoven: Symphony No. 6 "Pastoral" - Cluytens(클뤼탕스) 지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교향곡 6번 '전원'
베토벤은 비슷한 시기에 전혀 다른 성격의 작품들을 동시에 내놓는 경향이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교향곡 제5번]과 [교향곡 제6번]이다. 강한 추진력이 돋보이는 [교향곡 5번] ‘운명’과 이완된 리듬과 평화로운 멜로디가 담긴 [교향곡 6번] ‘전원’은 각기 1807년과 1808년에 연달아 작곡된 후 1808년 12월 22일에 빈 극장에서 초연되었는데, 그날의 음악회는 저녁 6시 30분에 시작해 밤 10시 30분까지 무려 4시간에 걸쳐 계속됐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마라톤 음악회에서 베토벤은 작곡가로서, 지휘자로서, 독주자로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교향곡 5번]과 [교향곡 6번]뿐 아니라 피아노 협주곡과 피아노 독주곡, 몇 곡의 아리아, 그리고 [합창 환상곡]까지 연주하고 지휘했다.
제1악장 : Allegro ma non troppo
시골에 닿았을 때의 유쾌한 감정의 눈뜨임 (Awakening of cheerful Feelings upon Arrival in the Country) --- F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 서주 없이 곧바로 바이올린이 제1주제를 제시하면서 밝고 신선한 전원의 풍경과 시내물의 한가로운 흐름을 연상케하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묘사합니다. 마치 밝고 따사로운 햇살과, 미풍을 따라 흙내음이 감도는 듯한 악장입니다.
알레그로 마 논 트로포 F장조 2/4박자는 소나타 형식을 채택했으며, '시골에 갔을 때 받은 유쾌한 감정'이라는 표제를 가지고 있다. 서주없이 곧바로 제1주제가 시작된다. 이것은 명랑한 전원을 생각함과 같은 기분이다. 따라서 전원이 밝은 풍경, 다시 말해서 조용하고 평화에 찬 분위기를 여기에 그렸다. 온갖 초목들을 푸르러 무성한데 새들은 지저귀고 미풍은 스쳐, 자연은 정숙하기만 하다. 제1주제는 전체 8마디의 악절 중 앞의 4마디가 생략되어 버린 독특한 유형으로 청자로 하여금 이미 곡의 중간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주는 시작이다. 제 1바이얼린으로 나타나는 제 2주제는 시원스런 분산화음적 하행을 바탕으로 하되, 전체적으로는 음계적 상행을 보여준다. 발전부는 제 1주제의 세 가지 모티브를 활용하여 이루어지고, 제 2바이얼린과 비올라가 제 1주제를 재현함으로써 재현부가 시작된다. 제 1바이얼린의 카덴차에 이어 코다로 악장을 마친다..
제2악장 : Andante molto mosso
시냇가의 정경(情景) (Scene by the Brrok) --- b플랫 장조, 12/8박자, 소나타 형식. 제1주제에서 바이올린 선율에 의한 자연의 소리를 묘사하고 제2주제는 아름답고 평온한 들판의 정경을 노래하였습니다. 특히, 재미난 특징은 코다(Coda ; 소나타 형식의 악곡 끝 꼬리) 부분에서 플룻의 밤 꾀꼬리, 오보에의 메추라기, 그리고 클라리넷으로 뻐꾸기 소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안단테 몰토 모소 Bb장조 12/8박자 소나타형식. 시냇가에 자연을 묘사한 가장 놀란만한 표현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반주는 흐르는 물을 연상케 하며 여름날 들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들을 연상케하는 제1테마가 제1바이올린에 의해 제시되는데 자연의 소리를 방불케 한다. 제2테마는 아름다운 들의 정취를 묘사했으며 코다에서는 나이팅게일(Nightingale 밤 꾀꼬리)소리, 메추리 소리, 뻐꾸기 소리들의 정경을 묘사했다.
소나타 형식의 악장으로 <냇가의 정경>이란 표제가 붙어 있다. 제2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등의 흘러내리는 시냇물의 속삭임을 느끼게 하는 3련음의 반주가 악장 전체에 흐르고 있다. 여름 들에서 울리는 자연의 소리를 연상시키는 제1주제가 제1바이올린에 의해 나오는데 이것은 단편적인 것에 그 치고 전체의 정서는 화창한 리듬을 타고 흐르는 하모니로 무르익게 하고 있다. 제2주제는 같은 제1바이올린에 유도되어 아름다운 경치를 그려준다. 얼마 안되어 춤추는 듯한 멜로디가 낮은 음부 에 나타나 시냇물이 한없이 평화에 넘쳐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끝부분에서는 플루트가 꾀꼬리의 소리를, 오보에가 메추리의 소리를 그리고 클라리넷이 뻐꾸기의 소리를 묘사하고 있어 더욱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로망 롤랑은 [새소리의 자연적인 모방이 아니고 이것은 이를테면 자연이 들려주는 가지가지의 노래와 속삭임으로 엮어진 것이고 보면 새소리도 역시 작곡자에게는 이미 소멸된 하나의 세계를 자기의 정신속에 재창조한 일부분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제3악장 : Allegro
시골 사람들의 단란함 (Merry Gathering of Country Folk) --- F장조 3/4박자(트리오는 B플렛 장조 2/4박자), 스케르쪼와 트리오 형식. 오스트리아 고유의 춤곡을 기본으로 하여 시골 사람들의 정겨운 모임을 묘사하였습니다. 축제일의 흐뭇한 생활 모습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표현한 악장입니다. 축제의 마무리 춤이 끝나면, 오보에가 전원풍의 선율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파곳이 뒤따라 들어 옵니다.
알레그로 F장조 3/4박자, 트리오는 Bb장조 2/4박자. 3부형식의 스케르쪼 악장이다. 이 악장에 붙은 표제는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이다.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했던 베토벤의 눈은 농촌의 생활 풍경으로 옮겨지고 있다. 3부로 된 현악기에 나타나는 주제는 지금까지 자연만을 그리고 있던 곡을 바꾸어 시골 사람들의 풍경과 시골 잔치 에서 춤추는 농민들의 모습을 그려 주고 있다. 이것은 소박한 3박자의 무곡이다. 시골 사람들의 즐거움 감정은 차츰 고조된다. 바순의 반주 위에 오보에가 독일 민요에 의한 유쾌한 가락을 독주한다. 트리오는 2/4박자로 변해서 거칠고 기운찬 무도곡을 새로 연주한다. 그리고 다시 처음의 3박자인 스케르쪼로 돌아가 흥분된 기분 속에서 절정을 이룬다.
제4악장 : Allegro
천둥 ·폭풍우 (Thunderstom) --- F단조, 4/4박자, 트레몰로가 주요 동기로 이어지면서 폭풍우의 정경을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이윽고 폭풍우가 그치고, 플룻이 가볍게 음계를 상승하여 그대로 끝악장으로 들어갑니다.
알레그로 f단조 4/4박자. 폭풍우와 우레 소리라는 표제인데 팀파니, 피콜로, 트럼본등으로 된 폭풍의 묘사가 효과적이다. 트레몰로가 폭풍의 경고와도 같이 불안하게 주요 동기로 나타난다. 광야에 몰아치는 푹풍우의 정취를 그대로 나타냈다. 일정한 형식이 없는 일종의 간주곡이다. 표제는 <천둥폭풍우>이다. 낮은 현악기가 트레몰로로 바람을 일으키고, 팀파니의 연타로 천둥이 울린다. 지금까지의 즐거웠던 춤도 자취를 감추고 현의 단편적인 가락이 쓸쓸하게 나타난 다음, 전합주는 치열한 음향속으 로 뛰어든다. 관악기의 울부짖음과 현악기의 트레몰로로 폭풍우가 휘몰아치고 피콜로가 번개와 같이 위협적인 소리를 낸다. 이윽고 바람도 자고 비도 멎으면 흩어지는 구름 사이로 한 가닥 햇살 같은 오보에의 멜로디가 나타난다. 마침내 폭풍우가 사라졌을 때 청아한 플루트의 가벼운 상승 멜로디로 곡은 다음 악장으로 넘어간다.
제5악장 : Allegretto
목장 사람들의 노래 ―폭풍우 뒤의 기쁘고 감사에 가득찬 감정 (Shepherd's song - Happy and Thankful Feelings after the Storm) --- F장조, 6/8박자, 론도 소나타 형식. 클라리넷이 목동의 피리소리를 표현한 서주가 나타난 뒤, 호른이 이를 받아 메아리 칩니다. 대자연을 에워싸는 듯한 느긋한 코다(coda)로 곡을 끝 맺습니다.
https://youtu.be/CpMIsPfjK-Y?si=RWQLQEkkQrp149M0
Beethoven: Symphony no. 6 in F major, op. 68 | Christian Thielemann & Wiener Philharmoniker
4시간의 마라톤 연주회 - [운명 교향곡]과 같은 날 초연
이 역사적인 연주회를 지켜본 라이하르트는 지인에게 보내는 12월 25일자 편지에 그날 연주회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지독한 추위 속에서 6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그 곳에 앉아, 한 사람이 너무나 많은 장점과 강력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격언을 확인했습니다. 여러 가지 작은 실수들이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긴 했지만, 음악회가 끝나기 전에 일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음악회가 워낙 길고 힘들다 보니 공연 후반부에 연주가 엉망이 되는 사고도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환상곡(합창 환상곡 작품80)이 연주되었는데, 이번에는 관현악단이 연주에 동참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합창까지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이한 편성의 연주는 크게 실패하고 말았지요. 관현악단의 연주는 완전히 엉망이 되었고 베토벤은 예술가로서의 열정으로 인해 청중과 주위사람들은 전혀 생각지 못한 채 연주를 멈추고 다시 시작하라고 소리쳤습니다. 나를 비롯한 베토벤의 친구들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상상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때 나는 빨리 그곳을 떠날 수 있는 마차가 있었으면 하고 얼마나 바랐는지 모릅니다.
[전원 교향곡]을 작곡할 당시의 베토벤은 4시간짜리 거대한 콘서트를 열 정도로 인기있는 작곡가였다.
이 야심만만한 연주회는 결국 엉망이 되긴 했지만, 장장 4시간 동안 진행되는 베토벤의 심포니 연주가 가능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 베토벤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바로 그날 연주된 베토벤의 교향곡 5번과 6번은 같은 날 초연되었으니 쌍둥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닮지 않았다. ‘운명’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교향곡 제5번]이 운명과 싸워야 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 [교향곡 제6번] ‘전원'에는 인간의 괴로움과 투쟁이 아닌 자연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제5번이 인간을 표현한 것이라면 제6번은 자연을 다루었으며, 전자가 응집력과 추진력을 갖춘 역동적인 음악이라면 후자는 관조와 명상이 흐르는 이완된 음악이다. 초연 당시 베토벤의 [교향곡 제6번] ‘전원’이 먼저 연주된 후 [교향곡 제5번]은 나중에 연주됐는데, 18세기 빈 고전주의의 우아하고 균형 잡힌 음악에 길들여진 그날의 청중들은 두 곡의 교향곡 중에서 ‘전원’ 교향곡을 더 마음에 들어 했다고 전해진다.
베토벤 [교향곡 제6번] ‘전원’의 표제는 작곡가 자신이 직접 붙였고 각 악장에도 표제가 붙어있다. 그러나 베토벤이 교향곡에 담아낸 전원의 모습은 단순히 전원 풍경을 묘사한 ‘음화’(音畵)는 아니며 자연에 대한 감정과 관념의 표현이다. 베토벤 자신도 [교향곡 제 6번] ‘전원’의 표제에 대해 이런 메모를 남기고 있다. “전원 교향곡은 회화적인 묘사가 아니다. 전원에서의 즐거움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환기시키는 여러 가지의 감정 표현이며, 그에 곁들여서 몇 가지의 기분을 그린 것이다.”
전원에서의 즐거움, 마음 속에 떠오르는 기분을 표현
베토벤은 ‘전원’ 1악장의 악보에 ‘전원에 도착했을 때의 유쾌한 기분’이라 쓰고 전원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단조로울 정도로 반복적인 음형으로 표현해냈다. 전개부에서 무려 72회나 계속되는 반복음형과 느린 화성 리듬을 통해 베토벤은 자연의 무한함과 자연 속에서 느끼는 평화로움을 담고자 했다.
2악장 ‘시냇가에서’에는 비교적 구체적인 묘사가 나타났다. 제1바이올린이 평화로운 선율을 연주하는 사이 저음 현 파트에서 물결치는 듯한 반주 음형이 나타나는데 이는 시냇물의 잔잔한 흐름을 떠올리게 한다. 2악장 후반에는 구체적인 새소리도 들려온다.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를 표현한 플루트의 연주에 이어 오보에와 클라리넷이 각기 메추라기와 뻐꾸기의 울음소리를 실감나게 묘사하며, 시냇가의 새소리에서 느껴지는 목가적인 분위기를 전한다.
베토벤은 각 악장에 표제를 붙여놓아 자연 속에서 느끼는 즐거운 기분과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한 편의 교향곡으로 엮었다.
‘농부들의 즐거운 모임’과 ‘폭풍’, 그리고 ‘폭풍이 지난 후의 감사한 마음’을 노래한 3, 4, 5악장은 하나의 음악처럼 쭉 이어서 연주된다. 베토벤은 후반 세 악장을 연결시켜 마치 전원을 산책하며 보고 듣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하나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엮어놓는다. 먼저 시골풍의 소박한 춤곡이 펼쳐지는 3악장에서는 평화로운 전원을 배경으로 농부들이 즐겁게 먹고 마시며 춤을 추는 모습이 펼쳐진다. 그러나 흥겨운 음악은 갑자기 중단되고 제2바이올린이 빗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음형을 연주하면 갑자기 폭풍이 몰려오듯 음악의 분위기는 급격히 어두워지고 난폭해진다. 찌르는 듯한 피콜로의 고음과 무시무시한 트롬본의 연주가 가세하여 천둥이 치고 비바람이 부는 폭풍의 격렬함을 묘사한다. 짧지만 강렬한 4악장의 폭풍이 지나가면 5악장에서 폭풍이 지나간 것을 감사하는 아름다운 노래가 갖가지 형태로 변주되며 전원 교향곡은 절정에 달한다.
추천음반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에서 전원의 평화로움과 아늑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신 녹음(DG)을 추천하고 싶다. 아바도는 베토벤의 짝수 교향곡에 담긴 온화함과 유머를 잘 표현해낸 연주로 음악애호가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전원’ 4악장 폭풍 장면에서 팀파니의 자극적인 천둥소리를 듣고 싶다면 존 엘리엇 가디너가 지휘하는 혁명과 낭만의 오케스트라(Archiv)의 생기 있는 연주를 추천하고 싶다. 그밖에 클라우스 텐슈테트가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EMI)의 세심한 연주나,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DG)의 윤기 흐르는 연주도 추천할 만하다. 이외에도 베토벤 교향곡의 명성만큼 뛰어난 음반들이 많이 존재하며 다 언급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글 최은규 / 음악 평론가, [교향곡은 어떻게 클래식의 황제가 되었는가]의 저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수료하고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부수석 및 기획홍보팀장을 역임했다. 월간 <객석> 및 <연합뉴스> 등 여러 매체에서 음악평론가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예술의 전당, 부천필, 풍월당 등에서 클래식 음악을 강의하고 있다.
글쓴이 : 판테온
https://youtu.be/8wd-bnirOsY?si=TZlz9odSZG5JS71N
Beethoven Symphony No.6 in F major op.68 "Pastorale"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아바도 지휘